【태백】태백시와 정선군 사북·고한, 삼척시 도계읍, 영월군 상동읍 등 폐광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광동댐의 목이 타 들어가고 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14일 광동댐의 현수위는 664.48m로 사수위(취수구를 통해 물을 취수할 수 있는 최소단위)인 662m를 빼면 2.48m, 즉 120만 톤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 120만 톤과 하천 복류수를 뽑아 공급하는 사미가압장에서 1일 7,000톤씩 취수하는 물로 15일부터 하루 태백시 1만5,000톤, 정선 6,000톤, 도계 2,105톤, 영월 200톤씩 당초에 공급되던 양의 50%를 줄여 공급해야 3월 말까지 버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미가압장에서 취수하는 하천 복류수량의 변수에 따라 얘기는 달라진다.
어쩌면 4, 5월 봄 가뭄에 사용해야 할 100만 톤도 안 되는 사수용수를 공급해야 할 위기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광동댐이 1989년 건설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제한급수를 하는 사태를 빚은데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가뭄이 원인이다.
매년 8, 9월 집중호우와 2, 3차례 태풍으로 댐에 물을 채운 뒤 이듬해 봄까지 물을 공급했으나 2007년 9월 300㎜에 이르던 강수량이 지난해 9월에는 45㎜에 불과했던 강우량 수치가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또 하천 복류수마저 말라 취수원이 고갈된 시·군마다 용수 사용량이 예년에 비해 30% 이상 증가하는 등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광동댐의 주 지류인 삼척시 하장면과 태백시 원동마을 일대 골지천과 번천에는 물이 말라버려 하천바닥이 자갈밭을 그대로 드러내 놓고 있다.
이맘때면 꽁꽁 얼어붙은 하천에서 얼음을 깨고 물고기를 잡거나 썰매를 타는 농촌의 풍경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말라 있다.
광동댐 경비초소 관계자는 “광동댐에 물이 이렇게 마른 적이 없었다”며 “지난 가을부터 비가 내리지 않고 올겨울에도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날 태백지역에는 소롯골 등 고지대를 비롯해 장성과 철암동, 황지동 고층 아파트에 급수차량이 동원돼 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정상 급수가 안 되면서 부식된 관로로 인해 황지여중 급식소에 흙탕물이 공급되는 등 주민불편이 확산되고 있다.
오주익 수자원공사태백권관리단 시설관리차장은 “현재로서는 해갈이 될 때까지 급수 공급량을 줄일 수밖에 없고 물 아껴쓰기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