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젊음, 사랑>
종결평가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이제 다 끝났다..’ 실습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그동안의 긴장이 모두 풀렸습니다. 버스에 앉아 집을 가던 중 문득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그 노래 가사가 마치 이번 실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린 낭만이란 배를 타고 떠나갈거야’
‘우린 젊음이란 배를 타고 떠나갈거야’
‘우린 사랑이란 배를 타고 떠나갈거야’
‘아무것도 모르지만 우린 괜찮을거야’
우리는 복지요결이란 낭만을 타고 떠납니다. 우리는 열정 가득, 패기 넘치는 젊음을 타고 떠납니다. 우리는 당사자와 동료 선생님들의 사랑을 안고 떠납니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우린 슈퍼바이저 선생님들이 있기에 괜찮습니다.
이번 수료사를 쓰면서 지난 실습을 돌아보았습니다. 실습 첫 주는 사실 모든 것이 생소했습니다. 복지요결의 내용과 당사자 면접, 기획단 아이들까지.. 처음 복지요결을 배울땐 너무 이상적인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처음 한 주는 무엇을 왜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채 하루를 보냈습니다.
실습 두 번째 주가 되었을땐 사회사업의 의미와 복지요결의 내용을 점점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생성..’ 이 두 가지를 이번 실습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기획단 회의를 진행할 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주인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역사회 공생성이 살아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로, 저희 선생님들이 의견내기 보다는 최대한 아이들이 의견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홍보를 할 때도 이전에 인사드렸던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지역주민 분들께 인사드리고자 하였습니다.
실습 세 번째 주는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다음주가 바로 디데이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구체적인 놀이 규칙과 일정을 정하고, 상품이나 필요한 재료들을 구매하고,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을 예쁘게 봐주신 카페 손님께서 용돈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그 때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게 바로 복지요결에 나온 지역사회 사람살이구나..’ 이때는 이미 복지요결을 마음으로 체득하고 난 후 였습니다.
실습 마지막 주는 기쁨과 눈물의 나날을 보냈습니다. 마냥 계획했던 대로 잔치가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목표로 세웠던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생성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에 수료식을 가지며 기획단 아이들과도 헤어짐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이주희 선생님께서 오리엔테이션 때, 또 기획 워크숍 때 반복적으로 하신 말씀에 대해 기억하시나요? 그 말씀은 바로 ‘실습하는 동안 기적 같은 순간을 경험한다’ 였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궁금했습니다. ‘과연 그 기적 같은 순간이 대체 어떤걸까, 그 기적이 나에게도 오기는 할까..’ 그렇게 실습 내내 기적을 기다리던 중, 수료식이 끝나고 집에 가는 버스 안이었습니다. 뒤늦게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기획단 아이인 결이에게 장문의 카톡이 와 있었습니다. 그 내용 중에는 이런 말들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저한테 해주시던 예쁜 말, 칭찬, 웃음 다 까먹지 않고 기억할게요”, “그동안 저를 잘 보살펴주시고 안아주셔서 감사해요. 항상 사랑하고 고맙고 힘내세요” 결이의 편지를 읽으면서 안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사회복지를 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느낀, 바로 그 감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아, 이 맛에 사회사업 하는구나..’
이번 실습은 저에게 참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게 좋았습니다.
동료 선생님들과 매일 회의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게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나고 나면 해냈다는 기분과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이들과 만나면 진이 빠지고,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만나는 다음 날이 기대가 됐습니다.
이번 실습을 하는 동안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재밌었습니다.
한달 전 실습을 하기 위해 여러 공지들을 찾아보던 저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단기사회사업이 뭐지..’ 공지를 누를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공지를 클릭했습니다. 그리고 그 몇 초의 순간이 제 삶의 많은 부분들을 바꿔놓았습니다.
이번 실습을 통해 강점을 바라보는 능력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번 실습을 통해 진실된 경청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번 실습을 통해 무조건적인 지지가 주는 힘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번 실습 동안 배운 것들을 여기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남은 삶 속에서도 잘 실천하고 적용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실습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게 해 준 한달 전의 저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물론 강감찬복지관도요.
끝으로 저의 실습을 함께 빛내주신 보라매팀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마치겠습니다.
먼저 윤시온 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처음 팀장님을 뵙을 때는 마치 호랑이 선생님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와 면담을 할 때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 하시고, 잔칫날에 계획대로 안될 수도 있으니 실망하지 말라는 걱정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런 팀장님을 보며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츤데레 같은 매력이 있으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평가회 때 아쉬워하는 저희를 위해 팀장님께서는 이번 사업이 백점 만점에 백점 이상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말이 저에겐 오랫동안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희 보라매팀의 든든한 대장님이 되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주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주희 선생님께서는 차량을 타거나 잠깐 마주치는 그 짧은 순간에도 저에게 늘 밝은 에너지를 주셨습니다. 다정히 안부를 물어주시고, 격려의 말씀을 전해주시며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선생님과 같이 있는 그 짧은 순간이 저에겐 힐링이었습니다. 저희를 온맘다해 응원하고 계신 것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늘 저희의 사업이 잘되길 바라며, 응원과 격려의 말씀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희 보라매팀에게, 그리고 전체 실습 선생님들에게 빛을 밝혀주시는 등대가 되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윤명지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윤명지 선생님께서는 “선생님~” 하고 부르면 늘 따뜻한 눈빛과 은은한 미소를 띄우시며 저를 바라봐주셨습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잔칫날, 발을 디디기도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선생님~ 하고 부르니 늘 그러신 것처럼 뭐든 도와주겠다는 눈빛과 미소를 장전하시고는 저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셨습니다. 그 때 선생님을 보면서 저희 팀의 슈퍼바이저 선생님이 윤명지 선생님이여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종결평가가 끝나고 마지막 슈퍼비전을 받을 때, 선생님께서는 저희 실습생 선생님들끼리의 조화가 참 좋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했습니다. 저희 보라매동팀은 윤명지 선생님이 계셨기에 최강 조합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희들이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믿어주시고 지지해 주셨으며, 저희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엔 해결사처럼 나타나셔서 뭐든 도와주셨습니다. 또, 고민의 기로에 서있을땐 솔직하고 진심어린 조언으로 저희의 표지판이 되어주셨습니다. 저희 보라매동팀의 슈퍼바이저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저희를 진심으로 아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 치민 선생님한테 감사드립니다. 실습 동안 가끔은 제가 짓궂은 장난을 했을지 몰라도 그런 장난들을 다 웃으면서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제가 종결평가 전 긴장하고 있을때, “선생님, 이미 발표 잘하시니까 긴장하지 마세요” 라며 스윗한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는 가끔 제가 너무 사소한 것까지 배려한다고 생각하실 때가 있으셨지요? 그 이유는 제가 그만큼 치민 선생님한테 많이 배려 받는다고 느껴서 였답니다. 치민 선생님은 제가 지금까지 만난 팀원 중에 가장 배려심이 많고, 보기드문 바른 청년같은 선생님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예란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예란 선생님은 늘 저에게 귀엽다, 쵸파를 닮았다 하시며, 저의 좋은 점들을 바라봐주시고, 그것을 제가 알 수 있도록 말해 주셨습니다. 또, 제가 자신감이 없을 땐 저의 잘하는 점들을 말해 주시며 제가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북돋아 주셨습니다. 예란 선생님과 있으면 마치 제가 열정적이고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100시간의 강점샤워에서 아이에게 단 한 사람의 무조건적인 지지를 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와있습니다. 이번 실습 동안 저에겐 예란 선생님이 그런 존재였습니다. 저의 부족한 점과 아쉬운 점들을 모두 포용해 주시고, 저의 좋은 점들만 바라봐주시며 저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이번 실습 동안 예란 선생님, 치민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 외에도 저의 한자락 추억에 함께해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또 어떤 배를 타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실습 동안 제가 탔었던 낭만, 젊음, 사랑의 배를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