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1786 ~ 1856)가 제주도 유배 중이던 1842년에 아내 예안이씨가 죽었다. 완당은 이런 시를 남겼다.
도망(悼亡)
那將月姥訟冥司
來世夫妻易地爲
我死君生千里外
使君知我此心悲
몇 가지 번역을 소개한다.
월하노인을 통해 명부에 하소연해서
내세에는 부부의 입장을 바꿔달라고 하리라
나는 죽고 당신은 천 리 밖에 살아남아
당신으로 하여금 이 슬픔을 맛보게 하리다
- 이승수, 옥같은 너를 어이 묻으랴, (77쪽)
어찌해야 월하노인 불러다 저승에 소송하여
다음 생에 부부 처지 바꿔 살 수 있을까?
천리 밖에 나는 죽고 그대는 살아
이 슬픔 그대가 알게 할 수 있을까?
- 두산백과
어쩌면 저승에 가 월로에게 애원하여
내세에는 그대와 나 땅을 바꿔 태어나리
나 죽고 그대 살아 천리 밖에 남는다면
이 마음 이 슬픔을 그대가 알리마는
- http://blog.naver.com/boybb/150132904834
* 월노(月老)는 월하노인(月下老人)의 준말로, 부부의 인연을 이어준다는 신선을 말한다. 명사(冥司)는 명부(冥府)와 같은 말로, 사람이 죽어서 심판을 받는다는 저승의 법정을 말한다. 아내와 부부가 되어 살도록 인연을 맺어준 월하노인을 불러다가, 내세에는 부부가 서로 바꿔 태어나 지금 자신이 겪는 애통함을 아내도 똑같이 겪어보아야 한다는 역설적 표현을 통하여 상처(喪妻)의 슬픔을 극대화하였다.(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