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四字成語)로 본 시대상(時代相)
새해를 맞으면 정, 관계 또는 재계의 유명인사나 재야의 원로 분들이 사자성어를 발표하여 한해의 세상 돌아갈 이치나 현재 자신의 심중을 내 보인다.
해마다 많은 분들이 그 유명한 사자성어를 마치 교황의 교서인양 또는 큰 스님의 법어인양 발표를 하였다.
사자성어의 화두로는 중국 춘추전국 시대에 오(吳)와 월(越)의 싸움에서 나온 토사구팽(兎死拘烹)과 오월동주(吳越同舟)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인구에 회자되었다고 한다.
토사구팽은「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에 이용되었던 개를 삶는다.」는 뜻으로 필요할 때 이용하고 목적달성을 하고나면 팽개쳐 버리거나 없애 버린다는 의미로 쓰이며, 오월동주는「오나라와 월나라가 같은 배를 탓다.」는 말인데 원수끼리 함께 했다. 또는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외형적으로는 우선 하나로 뭉쳤다는 뜻으로 정치무대에서 주로 일어나는 일이다.
정치권의 이합집산을 빗댄 말로는 합종연횡(合從連橫)이 있다. 이는 중국 진 나라의 급성장에 대항하려는 주변국들의 책략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김 영삼 전 대통령의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바른길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의 대도무문(大道無門)도 세상에 널리 알려 진 바다. 김 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격화소양(隔靴搔癢)은 구두를 신고 발등을 긁는다는 뜻으로 당시의 답답한 상황에서 가슴에 와 닫는 말이었다.
이처럼 사자성어는 당시의 시대상황이나 자신이 처한 사정을 가장 압축적으로 집약한 표현이라서 되새겨 볼 만하다.
2005년 주요 인사들이 내 놓은 사자성어는 주로 중국의 고전을 인용한 것이었는데 이 해찬 국무총리는「서로 다름은 인정하고 화합하자」는 뜻으로 공자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이 헌재 부총리는「시간과 더불어 함께 전진한다.」는 뜻으로 여시구진(與時俱進)이라 하였다. 김 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거문고 줄을 팽팽하게 고쳐 맨다.」는 뜻으로 해현경장(解弦更張)을 내 놓으며 새로운 각오를 내 비쳤다.
2006년의 새해 사자성어로 열린우리당의 정 동영 의장은「말은 둔해도 행동은 민첩하다.」는 뜻의 눌언민행(訥言敏行)을, 이 병완 비서실장은「하늘과 땅이 화합상태」라는 뜻의 천지교태(天地交泰)를, 그리고 교수신문은 약팽소선(若烹小鮮)을 선정 하였는데 이는「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무엇이든 가만히 두면서 지켜보는 것이 좋은 정치」라고 풀이 했다.
2007년의 새해 사자성어를 살펴보면 민주당은「우물을 파서 물을 얻는다.」는 뜻으로 “굴정취수(掘井取水)”라 하였으나 우물도 한 우물을 파야 하는데 여러 가닥으로 팠는지 결국 물을 얻지 못하였고.
고 건 전 서울시장은「시대적 요구가 모여 변화를 이뤄낸다」는 뜻으로 “운행우시(雲行雨施)”라 하였으나 구름을 모우다 강한 햇볕의 집중투사(集中投射)를 받아 뜻을 이루지 못하였으며. 정 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다른 점이 있어도 같음을 추구 하고 갈등을 넘어서 포용과 화합을 이룬다.」는 뜻으로 “구동존이(求同存異)”라 하였는데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모아 통합은 하였으나 포용과 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갈등만 증폭시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한나라당 강 재섭 대표는 「사욕을 버리고 공적으로 나간다.」는 뜻으로 “멸사봉공(滅私奉公)”을 내세워 스스로 욕심을 부려 나서지 않고 당을 위하여 힘쓴 결과 잊어버린 10년을 되찾는 당의 대업을 이루었다.
이 명박 제 17대 대통령 당선인은 미리 오늘의 영광을 예견 한 듯「어려운 세상이 계속되고 백성이 도탄에 빠지면 하늘이 길을 열어준다」는 뜻으로 “한천작우(旱天作雨)”라 하였으며 도탄에 빠진 백성들에게 경제 살리기를 내세워 청계천에서 여의주를 얻고 물줄기 따라 승천, 등극 한 용이 되었다.
2007년을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교수신문이 선정한 것은 자기기인(自欺欺人)이었다.「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뜻이다. 지난 한해가 온통 짜가요 위조 사건으로 얼룩졌음을 기억하여 되새겨 볼만한 글귀라 할 것이다.
올해(2008)는 대선도 끝나고 하여 별 메리트가 없는지 명사들도 별로 말이 없던 차에 이 명박 제17대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시화년풍(時和年豊)이라는 새해 사자성어를 내 놓으셨다.「나라가 태평하고 풍년이 든다.」는 말로 측근들의 해석에 의하면「화합의 시대를 열고 해마다 경제가 성장한다.」은 뜻이라고 한다.
금년도 주식시장의 사자성어는 “욕속부달(欲速不達)”이다. 공자의 제자가 한 지방관이 된 후 공자를 찾아와서 정치에 대하여 묻는 말에 대한 대답인데「서두르면 도리어 목적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주식이라는 것이 사고팔고. 팔고사고 이렇게 촐싹거리면 종자돈마저 날려 버리게 되고, 우량주에 투자하여 느긋이 묻어놓고 있어야 돈을 버는 것이니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교수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광풍제월(光風霽月)이다.「훌륭한 성품 또는 잘 다스려진 세상」 이라는 뜻인데 그동안의 갖가지 난제와 의문이 씻은 듯이 풀리고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다. 새 시대를 맞는 희망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이제는 경제 살리기 이니 최고 경영자들이 좋아 하는 사자성어는 어떤 것인지 삼성경제 연구소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가 없으면 입술이 시리다. 즉 가까운 사이의 하나가 망하면 나도 온전하기 어렵다. 는 뜻의 순망치한(脣亡齒寒), 어려운 처지에서도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연구 노력 한다는 형설지공(螢雪之功),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방식을 추구한다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어려움을 딛고 새롭게 도전한다는 와신상담(臥薪嘗膽),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여 쓴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 높은 완성도와 완벽함을 지향하는 격물치지(格物致知), 머뭇거리지 않고 과감히 결행 한다는 음참마속(泣斬馬謖)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여 시작한다는 의미의 절차탁마(切磋琢磨), 남보다 한발 앞서 간다는 선즉제인(先卽制人)등이 그들에게 오늘이 있기까지 가장 힘이 되어준 마음의 지침을 묶어 표현한 사자성어 들이었다.
모두가 다 깊은 뜻이 담겼으니 마음에 새겨 삶의 지표로 삼는 것도 새해를 시작하는 자세가 아닌가 싶다.
(연초 천곡출신/한국수필가협회.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회원/ 거경문학회 회장/주3S회장)
첫댓글 時和年豊 시화년풍 글뜻대로 대였으면 좋겟네요...좋은글 맘에 담아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30.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