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시빌 워 -분열의 시대>
1. 미국은 내란 중이다. 19세기 남북전쟁의 비극 이후 또다시 서부와 동부로 나뉘어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서로를 살육하고 있다. 이 전쟁의 원인과 이유는 드러나지 않는다. 영화는 다만 적과 동지로 구분된 세계 속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다. 파괴의 대상, 파괴의 기준은 오로지 나와 다른 편에 속해있는가이다. 그 사람의 인간성, 삶에 대한 태도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그가 어떤 지역 출신인가가 제거할 것인가, 수용할 것인가의 기준이 될 뿐이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증오와 분노 속에서 미국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2. 전쟁의 원인은 분명 있었을 것이다. 명백한 명분과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한 치열함이 있었을 것이다. 지도자들은 상대를 공격하는 신념의 크기와 강도를 선명하게 내세웠고 결국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태는 미국을 내란에 빠지게 만들었을 것이다. 인간을 지역 출신으로 구분하고 상패 편에 속한 사람을 악으로 규정하여 아무런 죄책감 없이 죽이는 행위는 너무도 무덤덤하여 더욱 공포스럽다. 인간이 허상의 가치에 중독되어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잃어버린 비극적 현장은 지옥 그 자체의 풍경이다.
3. 전쟁의 원인을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것은 어떤 행위의 명분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이냐라는 점을 명백히 보여주려는 것이다. 전쟁의 명분이 아무리 가치있다고 떠버릴지라도 이렇게 죽어가고 파괴되는 인간의 모습을 본다면 그것은 한낱 헛소리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영화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극단적인 분열을 경계하기 위해 경고를 보내고 있다. 분열의 끝은 전쟁이며, 전쟁은 결국 인간의 파멸을 가져올 뿐인 것이다.
4. 현재 대한민국 또한 극심한 분열의 시대 속에 살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각각의 지도자들이 대립을 줄이고 공존의 지혜를 발휘하기 보다는 상대에 대한 증오를 정치적 힘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무모함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급기야 현직 대통령은 자신에게 불리한 정치적 지형을 바꾸기 위해 친위 쿠테타를 시도하였다. 거기에 더해 자신을 지지하는 극우 세력을 ‘애국시민’이라 칭하며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 대통령 뿐 아니라 책임을 지고 있는 정치가들도 선동적인 행위에 동참하며 사회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가와 사회의 미래와 안정된 질서 그리고 민주적 가치에 대한 최소한의 의식도 없이 오로지 자기 정파의 이익을 위해 폭주하고 있는 것이다. 극단적 행위는 또 다른 극단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점점 양극화되는 정치적 현실 속에서 대한민국 또한 위기에 서있다. 진보 또는 보수 어느 쪽이든 극단에 대한 명백한 경계 및 배제의 의지를 가져야 할 때이다. 정치는 안정된 삶을 위한 가장 중요한 영역이다. 합리적 이성과 상식적인 판단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할 때이다. 가장 평화적으로 가장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 대상을 제거할 때인 것이다. 그것이 ‘분열의 시대’가 가져올 끔찍한 미래를 막은 일이 될 것이다.
첫댓글 - 평화적 방법으로 폭력적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것이 문제해결 방법이고 상식이고 이성적이고 지성적이고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억지와 궤변을 통해 시민들을 선동하는 자들은, 특히 폭력을 정당화 시키는 자들은 공동체 사회의 암적인 존재다. 이들에게는 강력한 법의 집행,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시키는 방법만이 최선의 길이다. 사이비 종교의 광적인 세력들은 하루빨리 내란선동죄로 처벌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