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산 법흥사를 찾았다
첫날저녁 새벽늦게까지 과음을 했던터라 머리가 띵~ 하고 몸이 많이 무거웠지만
이 좋은곳에서 캠핑장에서만 그렇게 하루를 낭비할수는 없었다
오래된 역사와 큰규모의 절임을
입구에서부터 한눈에 알수 있었다
법흥사는 천년고찰이다
은유적 표현이 아니라 643년에 지어진 절이니
무려 천오백년가까이 오래된 절이다
수차례 유실과 중건을 반복하긴 했지만
이곳은 많은 불교인들이 찾는 곳이다
Temple Stay를 하기위해서
수많은 외국인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었다
A journy in serch of myself
템플스테이 카피가 눈에 선명히 들어왔다
도대체 어디서들 이 멀리 까지 온것인가
기독교 문명에서 바라보는 불교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문명이다
기독교적 사고에서는 원죄를 지은 나와 구원자인 하나님이 있다. 탄생과 죽음을 일직선상에 놓고
전능한 신을 믿음으로서 사후에 나의 영혼이 영생과 구원을 얻는 사고관이다
기독교 사상에서 벗어나 파격적으로 근대철학의 기초를 제공했던 데카르트 역시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했다
철저하게 모든 가치가 '나'로 부터 시작해서 '나'로 끝난다
그이후로 지금까지도 이세계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불교적 사고에서는 이와 정반대로 '나'를 부정한다
내가 알고있는 나는 진정한 나가 아니고 가아(假我)다. 이 가아를 버리고 진아(眞我)를 찾아
윤회의 고리를 끊고 깨닮음을 얻으려고자 하는 사고관이 불교다
그래서 부처는 신이 아니라 깨달은 사람이란 뜻이고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부처가 될수있다
서구의 문명은 근대에 접어들면서 엄청난 힘을갖게 되었고 그들의 종교는 개척자들에게 사명을 주었다
세계는 이들에게 개척과 포교의 대상이었고
수천년간 세계의 주도권을 잡았던 동양의 문화는 한순간에 그들의 범선과 대포앞에 야만인 취급을 받았다
자신들이 믿는 신을 믿고 같은 세계관을 갖지않은 문명의 사람들은
그들의 식민지가 되었고 교화의 대상이 되었고 그들의 노예가 되었다
오랜시간이 다시 흘렀고 지구는 이제 더이상 미지의 세계가 이니라
모두가 같이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야할 지구촌의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서구문명의 젊은이들이 동양의 정신을 배우기 위해
이곳을 법정사를 찾고 있는것이다
더이상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를 고민해야 할때가 온것이다
Temple Stay 를 하려는 푸른눈의 사람들
절을 중건한 신라시대 율사가 저들을 만났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가장 오래되 보이는 건출물이 제일먼저 눈에 들어왔다
법흥사 극락전
고생대의 화석처럼
자연의 오랜변화를 품고 천년을 넘어
그자리에 버티고 서있었다
우리는 다시
적멸보궁이 있는 곳으로 발길을 다시 옮긴다
이절의 창건이유가 되었던 성물이 모셔져 있는곳
마치 인디아나 존스가 된기분으로 우리는 적멸보궁의 팻말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방문객이 많은 탓인지 올라가는 길을 잘 정비되어 있었다
고찰에 어울리는 오래된 수목들이 사자산에 가득했다
잘 놓여진 길 끝에는 산신각, 수각, 약수터등이 나왔다
약수터에서 목을축였다
몸속으로 사자산의 맑은물이 흘렀다
우리는 다시 계단을 올라 적멸보궁으로 향한다
키?은 소나무들이 우리를 지켜 보고 있었다
寂滅寶宮
적멸보궁
1500년전 머나먼 여행끝에 당나라에서 자장율사가 돌아왔다
그는 귀하디 귀한 성물인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정골을 가지고 왔다
불교국가 였던 신라시대 643년 선덕여왕은 산세와 기운이 좋은 5군곳을 정해
이 진귀한 보물을 묻고 사찰을 세웠다
오대산(상원사), 태백산(정암사), 영취산(통도사), 설악산(봉정암)등에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마지막으로 이절을 창건하여 흥녕사라 이름지었고 근대에 법흥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다섯개의 절이 한국의 대표적인 불교성지인 5대 적멸보궁이다
보궁은 부처의 몸에서 나온 사리를 직접보관함으로
항상 그곳에서 적멸의 법을 법계에 설하고 있음을 상징하게 되었다
적멸보궁은 아주 절제된 단순한 구조로 만들며 불상이 없다
보궁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고 계단을 만든다
너무나 단촐하고 소박하게 성물을 보관하고 있었다
정갈하고 절제된 불당내부의 단청에 나는 또한번 매료되었고
부처상이 없는 불당은 나에게 강한 이미지를 주었다
위압감이 없는 빈자리에서 더욱 커다란 힘과 평화로움이 밀려왔다
스님의 낭낭한 목소리
성스러운 산사에 맑은 공명을 일으키고 있었다
적멸보궁 뒷편에는 자장율사가 수련을 했다는 동굴
법흥사 석분과 함께 사리를 모시는 묘탑이 있었다
2마리의 용과 부조속의 역사들이 시공을 넘어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이차돈의 순교로 불교를 국교로 받아들였던 신라에게
부처의 진신사리와 정골을 구해오는 것은 아마 국가적 프로젝트 였을것이다
그리고 귀하디 귀한 성물을 모시기 위해
오랬동안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명산중의 명산을 골랐을 것이다
적멸보궁을 감싸고 있는 사자산의 산새는 웅장했고
이곳을 처음 발견했을 한 수도자의 마음이 이곳의 성물보다 더 귀하게 여겨졌다
낭낭한 스님의 소리덕분인지
몸과 마음이 깨끗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온갖 번뇌와 망상이
적멸하는 보배로운 궁
우리들의 번뇌가
낭낭한 스님의 목소리에 적멸하고 있었다
time&space
첫댓글 다른분은 아니가고 아이콘님댁만 가신 건가요. 디카로 보는 흑백사진도 좋습니다.포토샾사용하신거는 아니지요. 전 필카 흑백으로 현상인화 다재손으로 해도 저 콘트라스트가 안 나옵니다. 쩝.
다른분들은 마지막날 아침에 가신걸루 알고있구요.. 우리는 둘째날 점심때..우리가족끼리만 갔다왔어요../ 아.. 컬러를 포샵에서 흑백으로 돌린겁니다.. ㅎㅎ
저도 텐트설치후엔 주변검색후 저녁에 귀가하는 편입니다. 그 흑백사진 트리밍 안하고 용머리에 포커스 맞추고 찍은 사진이면 고수로 인정합니다.
전 여러번 밝힌바와 같이 캠핑시작하면서 디쉘알 첨 쓰는 사람입니다요..고수아닌 왕 초짜입니다.^^
SLR첨 사용하시는 것 압니다. 그러나, 뷰파인더를 보시는 눈과 순간 누르시는 손가락이 부러울 뿐입니다요.
사진을 제대로 찍으려면 공부도 많이해야 하는가보네요...저도 일욜아침에 다녀왔는데..왜 불상이 없지? 했을 뿐이고..전날의 과음으로 만사가 구차너서 적멸보궁에도 서방님눈치보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다녀온터라..하하..적멸보궁 산책로 입구의 화목난로에서는 왠 고구마를 그리 익혀대는지..한개 읃어묵고 싶었는디...여튼 아이콘님 덕분에 또 뭐라도 배우고 가네요..
컥 술이 안깼나 왜 대웅전에 불상이 없지
적멸보궁엔 제가 많이 봐왔던 불상은 없든디...유리벽과 방석만 있든디????
적멸보궁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 놓은 곳이라서 짜가 불상은 모시지 않는 것이 관례랍니다.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잔디언덕이 산골처랍니다.
캠핑도 못나가는 심심한 주말에 위안이 되는 편안한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저도 이거저거 밀린 숙제하면서 마음 달래고 있습니다 ..ㅎ
금요일 밤에 보는 후기.....아~ 이거 ...마치 한겨울에 먹는 김치말이국수 같은 별미입니다.....
아~놔~ 팀버님 언제 논현동 번개한번 하시죠.. 골목길에서 조개탕 어떻습니까요?
것도 좋고...더큰집 내부수리도 아마 끝났지 않을까 합니다. 조만간 번개 함 치죠...
번개한번 하죠 머...까이꺼~~
오..자탄님도 콜.. 담주에 날짜만 잡으면 되겠네요..ㅎㅎ
저는 어젯밤 일산 참치집에서 번개했는데요 ㅎ 우리카페는 언제 평일 번개가 있을까요 정말좋은 사진 보고갑니다 ^^
많은 사진들이 감동으로 밀려오지만 그 중에 법흥사 극락전이 제 맘에 먹먹하게 와 닿아 가슴 깊이 머물려 하네요. 꼭 한번 가서 그 처마밑에 앉아 그 기둥에 손을 대고... 깊은 위로를 받고 싶어집니다. 저는 스님의 목탁소리가 들리는듯하네요.....
지금은 날이 추워서 스님들 목탁소리가 안들리나? 목탁을 안치나? 저는 법흥사가서 스님들 독경소리..목탁소리 못들었습니다...그래서 법흥사가 좀 심심했는디...그때까지 제귀가 안깨어나서 그랫을까요? 되려 솔밭으로 돌아와서야 들었습니다. 스님들과 단체로 기도하는 분들덕에..하하~~
전에 화려한 사진보다 은은한 이번 사진이 더 멋스럽네요. 사진찍는 솜씨는 정말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