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는 안도…신현국 시장 선고유예 ‘그대로 유지’
세계군인체육대회 등 역점사업 박차
보궐선거 준비 인사들 ‘수면 아래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신현국 문경시장이 항소심에서 선고유예로 시장직 상실의 위기를 벗어나자, 2015 세계군인체육대회와 기업 유치 등 신 시장의 역점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신 시장의 낙마를 예상하고 보궐선거 등에 대비해 물밑 움직임을 보였던 인물과 신 시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이한성 국회의원 진영이 큰 타격을 받게 되면서 지역정가의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항소심이 상당히 불리할 것이라는 예측을 뒤엎고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신 시장은 지난 총선부터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던 이한성 의원과의 싸움에서 일단 판정승을 거뒀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는 이 의원의 정치생명이 위태롭게 됐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까지 두 사람의 갈등구조가 이어질 경우, 신 시장의 지지를 얻지 못한 이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 여부와 관계없이 총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입장이 됐기 때문이다. 또 신 시장의 낙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은근히 보궐선거 준비를 해왔던 인사들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완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시장은 이제 세계군인체육대회 등 주요 시정을 본격적으로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세계군인체육대회 본부와 프레스센터 등으로 사용할 특급호텔이나 선수촌 등을 건립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호텔이나 선수촌 건립에 투자할 기업 및 개인과 접촉했던 문경시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신 시장에 대한 재판이 일단락됐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달리 적극성을 띨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도 께름칙하게 여기던 걸림돌이 사라지면서 민자 유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그동안 깊게 팬 시민들간의 갈등을 치유할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 시장과 이 의원의 정치적 갈등은 주민들간의 반목을 부추긴 것은 물론, 대외적으로도 문경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한 시민은 “두 사람 모두 주민들이 선출한 인물이어서 다른 기관의 견제가 어려웠고, 원로들의 충고나 주변의 조언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문경시가 분열된 양상을 보였다”며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국회의원과 시장이 항상 한목소리를 내지 못던 문경지역에서는 지금이라도두 지도자가 지역 현안을 위해 합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릉군은 한숨…정윤열 군수 선거법 위반 확정판결 ‘낙마’
“재임 1년간 열심히 뛰었는데…”
공무원들 “안타까움” “착잡”
"군수 3명이 잇따라 중도하차했습니다. 어떻게 이런일이….”
공직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정윤열 울릉군수가 대법원 확정판결로 군수직을 잃은 9일, 울릉군청 공무원들은 한마디로 “착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던 정 군수는 선거 직후부터 극심한 선거 후유증의 여파로 기소된 뒤 1년 가까이 마음에 부담을 안고 군수직을 수행해오다 낙마했기 때문이다.
울릉군 공무원 A씨는 “정 군수가 울릉도를 국제관광휴양섬으로 만들기 위해 재임기간 동안 열정을 가지고 군정을 이끌면서 울릉도가 상당한 발전을 이뤘는데, 군수 재임중의 일이 아닌 선거과정에서 빚어진 문제로 떠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거 직후부터 음해성 투서와 진정서 등으로 검찰 수사와 재판에 시달리면서도 정 군수는 울릉도 샘물 개발사업과 경비행장 건설, 국제 녹색섬 조성사업 등 울릉군의 중장기적 발전계획을 추진하는 등 울릉군 발전을 위해 애써 왔다”며 “정 군수의 군수직 상실로 이들 사업의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므로, 울릉군의 미래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 군수의 낙마에 따라 새로운 군수를 선출하는 선거가 치러져야 하기 때문에 행정공백은 물론 군정의 연속성이 단절될 점에 대한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공무원 B씨는 “정 군수에 대한 선호 여부를 떠나 군정이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데, 또 다시 평지풍파가 일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새 군수가 취임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군수는 9일 대법원 상고심 선고 이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검찰수사와 재판기간 나의 발언과 울릉군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던 그 발언 속의 ‘맥락적 진실’을 사법부는 끝내 외면했다”면서 “비통한 심정을 가눌 길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는 “경위야 어찌됐든 이 모든 사태의 최종 책임은 저에게 있다”면서 “군민들이 보내주신 격려와 질책, 사랑과 성원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정 군수의 낙마에 따라 새로운 군수가 취임할 때까지 울릉군은 김진영 부군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