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점심 도시락은 어떻게???

[미스터빈]

고기 반찬은 졸려요… 수능날만큼은 '절밥'처럼

흑미밥에 두부 부침·애호박 새우볶음·비름나물 된장 무침·멸치 잣 볶음과 콩나물 대구 맑은 탕을 함께 준비한 수능 도시락. /사진=송혜진 기자, 푸드 스타일링=문인영

전문가가 추천하는 '수험생 만점 도시락'

푸짐한 고기, 커피, 기름진 보양식은 금물이다. 되도록 담백하게, 부드러운 반찬 위주로 준비할 것. 맵고 짠 음식, 향이 강한 음식도 안 된다. 사찰음식이냐고? 하루 남은 2011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아이들이 먹을 도시락 얘기다. 마지막 시험 공부보다 신경 쓰인다는 수능 도시락. 어떤 반찬을 싸줘야 시험 당일 컨디션에 도움이 될까. 요리연구가 문인영씨와 함께 싸면 좋은 반찬과 피해야 할 반찬을 추려봤다.

◆힘내라고 고기 반찬? "웬만하면 두부나 생선으로"

수험생 어머니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시험 치는 자녀를 위해 별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새콤달콤 양념한 고기 반찬, 원기 회복에 좋다는 장어구이 등을 싸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문제는 이런 음식일수록 시험 당일 수험생에게 부담을 주거나 졸음이 오게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문인영씨는 "시험 당일엔 혈액이 두뇌 쪽으로 활발하게 움직여야 머리도 더 잘 돌아간다"며 "고기 반찬은 뱃속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긴 만큼 소화시키는 데 오래 걸리고 두뇌 활동을 상대적으로 느리게 만든다"고 말했다. 단백질은 따라서 고기 대신 두부나 생선으로 보충하는 게 좋다. 고기를 넣고 싶다면 되도록 잘게 다지거나 갈아서 조리할 것. 소화가 잘 되는 매실청 등을 넣고 요리해도 좋다.

 

●부드러운 두부 부침

재료=두부 80g, 달걀 1/2개, 밀가루·소금 약간, 부침용 기름 적당량.

만들기

1. 두부는 1×3×3 크기로 썬 후 소금간을 하고 밀가루 옷을 입힌다.

2. 달걀을 곱게 풀어 달걀 옷을 입힌 후 약하게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살짝 지져준다.

포인트

센 불에서 익히거나 오래 지지면 딱딱해지므로 주의한다.

●콩나물 대구 맑은 탕

재료=콩나물 30g, 부침용으로 손질한 대구 2장, 두부 60g, 대파 10g, 물 2컵, 소금 약간.

만들기

1. 콩나물은 깨끗이 씻은 후 분량의 물을 넣고 삶는다.

2. 대구와 두부는 한입 크기로 썰고, 대파는 송송 썬다.

3. 콩나물이 충분히 삶아지면 두부와 대구를 넣고 5분 정도 더 끓인다. 생선이 익으면 소금으로 간하고 대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준다.

포인트

짜지 않게 끓이는 게 중요. 대구 대신 북어를 넣고 끓여도 좋다.

◆고구마·보리밥·고춧가루·후춧가루도 금물…"간장·된장으로 간해야"

위에 자극을 줘서 화장실에 가고 싶게 하는 음식도 금물이다. 따라서 변비에 좋다고 소문난 음식일수록 수능 당일엔 기피 식품이 된다. 고구마, 우유, 미역, 보리밥은 특히 뱃속에 가스를 생기게 하기 쉽다.

양념은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고춧가루, 후춧가루보다는 간장·된장으로 할 것. 소화에 좋은 새우젓을 사용해도 효과적이다. 단맛을 넣고 싶다면 단호박이 좋다. 부드럽게 익히면 먹기 좋고 소화도 빠르다.

●애호박 새우 볶음

재료=애호박 1/4개, 홍고추 1/4개, 새우젓 1작은술, 물 적당량.

만들기

1. 애호박은 반달 모양으로 도톰하게 썰고 홍고추는 송송 썬다.

2. 물을 두른 팬에 애호박을 넣고 익히다가 홍고추와 새우젓을 넣고 골고루 볶아준다.

긴장을 많이 하는 수험생을 위해선 닭고기 채소죽에 파래 무 나물과 단호박 조림을 곁들였다. /사진=송혜진 기자, 푸드 스타일링=문인영

포인트

반드시 물에 볶을 것. 기름을 두르지 않아 더 담백하고 소화에도 좋다.

●비름나물 된장 무침

재료=비름나물 50g, 된장 1작은술, 올리고당 1/2작은술, 참기름 1/2작은술, 통깨 약간.

만들기

1. 비름나물은 씻어 끓는 물에 데친다.

2. 데친 나물의 물기를 빼고 된장·올리고당·참기름으로 조물조물 무친 후 통깨를 뿌린다.

포인트

아이가 된장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간장 1작은술을 넣고 만든다.

●단호박 조림

재료=미니단호박 1/4개, 조선간장 1작은술, 조청 1작은술, 물 1/2컵.

만들기

1. 단호박은 깨끗이 씻어 한입 크기로 썬 후 물·조선간장·조청과 함께 냄비에 넣고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여 뚜껑을 덮고 푹 익힌다.

2. 10분 정도 익혀 단호박이 물러지면 센 불에서 물기가 반만 남게 조린다.

포인트

딱딱하지 않도록 속까지 푹 익히는 게 중요하다.

◆죽 쑬까, 죽은 피한다? "차라리 죽이 좋아"

평소 시험 볼 때 긴장을 많이 하는 수험생이라면 죽을 싸주는 것도 좋다. 죽·미역국 등은 원래 수험생에게 금기 단어지만 컨디션을 생각한다면 밥보단 죽이 훨씬 효과적이다. 죽을 끓일 땐 평소보다 묽게 끓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죽의 물기가 줄어들어 뻑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 배고픔을 느낄 수 있으므로 귤·초콜릿·바나나 등 간단한 간식을 준비할 것. 커피는 화장실을 가고 싶을 수 있으니 조심할 것.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되는 허브차가 더 좋다.

●닭고기 채소죽

재료=닭 가슴살 1/2개, 애호박 40g, 당근 20g, 밥 2/3공기, 물 6컵

만들기

1. 애호박과 당근은 쌀알 크기로 다진다.

2. 닭 가슴살을 반으로 잘라 분량의 물과 함께 끓여 익힌다.

3. 닭 가슴살이 익으면 꺼내 잘게 찢은 후 애호박·당근·밥·닭 삶은 물과 함께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뭉근하게 끓인다.

4. 쌀알이 충분히 퍼지면 불을 끄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한다.

조선일보 201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