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산
전에는 몇시간씩 걸렸지만 지금은 2시간이 안되어 도착한 보령터미널 안의 기사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버스로 금북정맥의 스므고개를 넘어 청양에 도착하니 예전의 대처답게 읍내가 상당히 크다.
신36번국도의 월봉암 입구에서 택시를 내려 허옇게 서리로 덮혀있는 들판을 바라보다 지하 굴다리로 이어지는 시멘트소로를 타고 조경수들이 심어져 있는 농장으로 들어가 무덤가에서 능선으로 붙는다.
간벌된 나무들이 걸기적거리는 흐릿한 능선을 가파르게 올려치면 온통 황사에 묻혀있는 잿빛 하늘에 남산으로 이어지는 벌목된 낮은 능선이 모습을 나타낸다.
퇴메산은 어디인지도 모르게 지나쳐 낙엽이 부드럽게 깔려있는 뚜렸한 능선길 따라 봉우리들을 넘고 남산(367.2m)으로 올라가니 막 정자를 짓고 있고 인부들의 식수인지 오래된 삼각점 옆에 페트병들이 놓여있다.
황사속에 멀리 금북정맥의 산줄기를 바라보며 뚝 떨어져 내려가 묘지로 이어지는 임도길을 따라가다 숲으로 들어가면 가시덤불들이 나타나고 앞에 서낭고개로 이어지는 낮은봉들이 보인다.
▲ 청양 버스터미널
▲ 들머리의 조경단지
▲ 벌목지에서 바라본 남산
▲ 남산 정상
- 395.0봉
312봉을 오른쪽에 두고 3번째 봉우리에서 간벌된 동쪽 능선으로 들어가 펑퍼짐한 숲에서 왼쪽 능선을 찾아 내려가니 뚜렸한 산길이 이어지고 차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길없는 능선을 내려가다 오른쪽의 무덤지대에서 밭을 지나 2차선 포장도로로 내려가 약간 위의 서낭고개로 올라가면 짐작하고 있었던 서낭당은 커녕 아무런 표시물도 보이지 않는다.
도로가의 철조망을 넘어 잡목들을 헤치며 가파른 너덜지대를 넘고 가파르게 276봉으로 올라가니 앞에 칠갑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모습을 나타낸다.
무덤 한기가 있는 안부로 내려가 나뭇가지에 뺨을 맞아가며 길도 없는 능선을 가파르게 올려치면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등로가 나타나고 이정판들이 보인다.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 빗방울을 맞으며 소나무들이 꽉 찬 웰빙 등산로를 따라 전망이 좋을듯한 병풍바위를 지나고 안부에서 가파르게 395.0봉으로 올라가니 남산에서 본것과 같은 오래된 삼각점이 낙엽속에 숨어있다.
▲ 서낭고개
▲ 휴양림 등로
▲ 병풍바위
▲ 395.0봉 정상
- 칠갑산
돌탑이 있는 봉우리(약350m)에서 북동쪽으로 꺽어 344봉을 우회하는 편한길을 따라가면 빗줄기도 굵어지고 찬바람이 거세게 불며 황사에 묻힌 산야는 그야말로 세상의 종말을 보는 듯 암울하다.
두런거리는 말소리를 들으며 장곡사로 이어지는 안부로 내려가니 산행안내판과 함께 신작로같은 반질반질한 길이 나타나고 등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막걸리에 간식을 먹고 나무계단들이 놓여있는 질퍽거리는 산길을 한동안 지나 노송들이 울창한 능선을 서둘러 올라가면 짙은 비안개가 몰려와 한치앞도 보이지 않고 답답하다.
바위지대들을 지나고 칠갑산(560.6m) 정상으로 올라가니 넓은 헬기장에 통신탑과 산불초소가 있고 커다란 정상석과 삼각점(청양24/1986재설)에 제단까지 놓여있지만 아쉽게 주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곳저곳에서 손을 맞잡고 정답게 사진을 찍는 젊은 부부를 바라보며 나무계단을 타고 칠갑광장쪽으로 내려가면 곧 차도 다닐 수 있는 넓직한 비포장도로가 이어진다.
산길로 붙었다 다시 임도를 만나 천문대를 지나서 칠갑광장이 자리한 한치고개로 내려가 난로가 있는 휴게소에서 콩밭 메는 아낙네의 포스터를 보며 우장을 차린 후 간식을 먹고 나온다.
▲ 돌탑봉
▲ 장곡사 안부
▲ 등로
▲ 칠갑산 정상
- 대덕봉
최익현선생의 동상 뒤로 들어가 대덕봉 이정판이 서있는 뚜렸한 산길을 올라가니 찬바람이 거세게 불며 진눈깨비가 내려오기 시작하고 귀가 에인다.
통신탑이 서있는 봉우리를 넘고 468봉을 지나 북쪽으로 꺽어 대덕봉(476.8m)으로 올라가면 헬기장에 삼각점(청양304/79.9건설부)이 놓여있고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안개속의 거목을 보며 헬기장을 지나고 검은 그물망이 쳐져있는 장뇌삼단지를 따라 내려가 서너평 공터가 있는 471봉으로 올라가니 비는 서서이 잦아들지만 바람은 여전히 거세게 불어온다.
윙윙거리는 송전탑을 지나고 특징 없는 야산길 따라 홈통길이 넘어가는 말티고개를 지나고 동쪽으로 꺽어 서낭당 흔적이 남아있는 짐디울고개를 넘는다.
지형도에 마치로 표기된 386봉을 오르기 전에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해 남쪽으로 꺽어 내려가면 이번에는 파란그물망이 나타나지만 이제 점차 야산길이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 한치고개의 최익현 동상
▲ 대덕봉 정상
▲ 거목
▲ 짐디울고개
- 명덕봉
비안개가 걷히며 조금씩 모습을 보이는 산하를 내려다 보다 374봉을 지나고 낮은봉들을 넘어 사거리안부에서 313봉으로 올라가 향 좋고 독한 돌배주 한잔으로 몸을 덥힌다.
327봉을 넘고 무심코 남동릉으로 내려 가다 돌아와 북쪽으로 꺽어 묘지길을 만나서 임도를 건너고 과수원으로 올라가니 앞에 솔치고개와 명덕봉이 모습을 보이고 흐릿하게 금북정맥의 산줄기들이 펼쳐진다.
저물어가는 숲을 뚝 떨어지며 방향만 맞추고 절개지를 조심해서 묵은 임도가 넘어가는 솔치고개로 내려가면 차단기가 있고 묘지들이 옆으로 보인다.
랜턴을 켜고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바로 위의 224.1봉으로 올라가니 무성한 억새숲에 벌목되어 있지만 삼각점은 보이지 않고 명덕봉이 앞에 실루엣으로 다가온다.
다시 과수원을 지나서 잡목들을 뚫고 길도 없는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지나 명덕봉(320m)으로 올라가면 두리뭉실한 숲속에 지형도에도 없는 삼각점(곡과면/1991)이 놓여있고 선답자들의 표지기 몇장만이 반겨준다.
▲ 과수원에서 바라본 금북정맥
▲ 과수원에서 바라본 금북정맥
▲ 과수원에서 바라본 명덕봉
▲ 솔치고개
▲ 명덕봉 정상
- 솔치터널
서두르며 올라올 때는 안보이던 족적을 따라 무덤가로 잘못 내려갔다 왼쪽으로 트레버스해 과수원으로 올라서고 224.1봉에서 다시 삼각점을 찾아보다 솔치고개로 돌아온다.
솔치터널로 지나가는 차량들을 불빛을 보며 임도를 내려가다 정산면의 택시를 부르고 꾸불꾸불한 임도를 마냥 내려가니 전에는 차가 다녔는지 한켠에 도로교통판도 보인다.
솔치터널을 횡단하는 임도 따라 터널 반대편의 39번 구국도로 내려서면 벌써 정산택시가 기다리고 서있어 덤불지대를 가로질러 도로로 올라간다.
편의점과 붙어있는 한평 남짓한 정산터미널에서 표를 끊고 근처의 중국집에서 대강 몸단장을 한 뒤 뜨거운 짬뽕국물에 소주와 맥주를 연달아 들이키니 추위에 떨었던 몸이 달궈지고 얼굴이 불콰해진다.
첫댓글 조망없이 독도공부만 실컷한 하루였슴다...맘 먹고간 도립공원인데~~~야산뒤지기 좀 지겹더군요...거리가 꽤 되다보니 부지런히 걷기만 ㅠㅠ
야산이라 볼것도 없고, 날은 궃고, 그래도 종일 걸었습니다.
오늘도 두선배님께서 함께하셨군요저도함께하고싶은맘은 굴뚝같았으나..
주야장창놀다가 하필이면이날 일거리가 생겨서같이못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참~장계쪽 보단 등로가좋아보이네요 ^^*
캐이님 차로 가도 되겠지요? 아님 ddc님이 SUV 끌고올 수 있나? 길이 임도라... 코스는 설안재봉-죽엽산-에네미고개-병풍산-구봉산-임도 입니다. 한 16km정도...
후륜차는 눈길에 쥐약(?)임돠.글구보니 춘천 쥐약님 생각이 ㅠㅠ 공지 올리시면 맞춰보겠슴돠...안되면 모닝이라도 끌구 가려구요.ㅎㅎ
찌게 거리는 제가준비 하겠습니다
버너+콬헬은 제가 가져가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일단 셋째주인 17일로 잡으면 되겠네요.
성은이망극하옵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윗글이 삭제되어버렸네요..
내용인즉= 1월둘째,4째만빼고 날짜정하시면 인민군이 쳐들어와도 참석한다는
그런얘기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산사진들을 잘보고 갑니다.가까이 칠갑산이 있어도,한 번도 못가보았네요.그리고 돌배술도 한 번 얻어 먹어야되는데~~부리부리님에게서 마가목주를 얻어서 마셔 보았는데,돌배술이 더 좋다고 하여서 꼭 한 번 마셔보고 싶습니다.^^*^^
비싼디
1월 17일에 함 산행 오세요. 찌게 끓여 돌배주도 마시고...
ㅋㅋ 하여간 바쁘시네요. 여기저기 이곳저곳, 빨리 통일이 되어야 좀 폼나는 산, 다니실 텐데.
어휴~~ 정말 통일 되면 좋겠습니다. ^^ 오지팀에 한번 꼽사리 붙어야 하는데...
낮은 산들이 독도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더라구요. 이상하게 서해쪽의 산은 잘 안가게됩니다. 오서산 등..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