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 규모의 작은 평수에도 불구하고 하루매출 200만원을 상회하는 슈퍼마켓이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삼현은마수퍼가 그 주인공.
삼현은마수퍼는 4천3백세대를 현선하고 있는 은마아파트가 주 상권이다. 비록 평수는 작지만, 은마아파트 입구에 위치하고 있어 고객들의 출입이 용이하다는 게 장점이다.
덕분에 은마수퍼를 부러워하는 인근의 상가들도 많다.
현재 삼현은마수퍼 주변에는 5~6개 정도의 경쟁점포가 있지만, 이 수퍼만큼의 매출을 올리는 매장은 없다.
삼현은마수퍼가 이처럼 고수익 매장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목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오병학 사장(53세)을 중심으로 그이 부인과 직원이 부지런하게 뛰고 있기 때문이다.
삼현은마수퍼는 아침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총 17시간을 영업하며, 일년 내내 쉬는 날이 없다.
이미 이 일대에서는 가장 먼저 영업을 시작하는 슈퍼마켓으로 소문나 있어 사람들의 출근길을 시작으로 문을 닫기까지 쉴 틈이 없다.
이런 일을 오 사장 부부와 직원 1명 부담한다는 것이 다소 무리일 수도 있지만,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는 개인생활을 다소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이 오 사장의 생각이다.
상품 구색 다양한 작은 백화점
삼현은마수퍼의 매출 효자상품은 아이스크림, 음료수, 담배 등이다. 담배의 경우는 하루 500여명의 고객이 방문해 60~70만원의 매출을 올릴 만큼 소비가 높다.
아이스크림 또한 여름철 성수기에만 월 1천만원의 매출을 발생시키는 품목이기도 하다. 삼현은마수퍼에는 아이스크림 쇼케이스가 3개나 구비되어 있을 정도로 상품 수도 다양하고 구매도 높다. 현재 은마수퍼가 아이스크림에서 올리는 매출만 연간 7~8천만원에 이른다.
주말의 경우에는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평일보다 늘어 매출액도 25~30% 증가한 250~300만원선에 이른다. 일배식품인 우유에서 발생하는 매출도 만만치 않다. 현재 매일우유 한 품목에서만 월평균 2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삼현은마수퍼를 방문하는 하루 내점객수는 2천여명. 10평 규모의 작은 슈퍼마켓치고는 대형수퍼마켓과 맞먹는 수치다. 인근에 학원이 많아 학생들이 많고, 상가들도 즐비해 젊은층의 고객이 전체고객의80%를 차지한다.
상품구색도 다양하다. 웬만한 공산품은 모두 취급하고 있으며, 생활용품, 잡곡까지 취급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 사장의 부인 박준자씨는 수퍼를 ‘작은 백화점’이라고 부른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은 대부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크림 매출 연 7~8천만원
삼현은마수퍼 바로 앞에는 현재 농협에서 운영하는 식품점이 자리하고 있고, 옆에는 해태수퍼마켓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해태수퍼마켓은 그룹 부도로 결국 문을 닫았고, 6월경 350평 규모의 가락공판장이 입주할 예정이다.
농협수퍼는 4~5년전 이곳에서 자리를 잡은 후 삼현은마수퍼와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대폭 낮추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왔다.
삼현은마수퍼도 이때부터 과자류를 번들상품화시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대안을 취했다.
그러나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낼 수는 없었다. 농협수퍼는 고객과의 서비스, 다양한 상품, 저렴한 가격 등으로 많은 단골손님을 확보하고 있었던 삼현은마수퍼와는 경쟁이 되지 못했다.
이처럼 인근에 경쟁수퍼마켓을 비롯해 대형 슈퍼마켓, 할인점이 계속 들어서면서 골목상권을 지키는 작은 슈퍼마켓들이 많은 어려움 속에 놓인 곳이 사실이다.
삼현은마수퍼도 마찬가지다. 오 사장도 가락공판장이 오픈 할 경우 매장의 현 상태가 유지될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더구나 은마아파트 주민이 젊은 세대로 교체되고 소비형태가 승용차를 이용한 구매로 변화되면서 많은 고객들이 대형마트로 이동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삼현은마수퍼는 가격에서만큼은 할인점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잇점을 갖고 있다.
모든 상품을 10%정도 할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스크림의 경우는 20%까지 연중할인하고 있다.
또한 매장 규모의 창고까지 갖추고 있어 회전율이 높은 상품은 대량구매해 가격을 절감시키고 있다.
슈퍼마켓으로 제2의 인생출발
작은 평수임에도 불구하고 직원까지 채용하고 있는 이유는 배달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고객들의 만족을 위해서는 최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삼현은마수퍼의 운영방침이다.
주요 배달상품은 음료수, 주류, 잡곡 등이며, 인근의 업소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
잡곡의 경우도 다소 고가이지만 품질이 좋은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 은마아파트 주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오 사장과 그의 부인은 10년전 이곳에 매장을 오픈했을 당시, 슈퍼마켓에 모든 것을 걸었다. 당시 여러 번의 사업실패로 생활에 어려움을 느꼈던 두 부부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현재의 수퍼를 인수하게 됐고, 남보다 열심히 뛰고, 부지런하게 생활한 결과 탄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고객에게는 보다 나은 서비스제공, 삼현은마수퍼에게는 보다 높은 수익창출을 위해 지난해에는 당남서초조합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다양한 상품, 저렴한 가격 등 대형 마트와의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삼현은마수퍼는 단골고객을 보다 많이 확보하고, 다양한 할인행사 등 강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골목상권을 지키는 슈퍼마켓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