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좋은 벗이란 고락을 함께 하고 이익을 나누며 상대방에게 직업을 갖게 하고 늘 어진 생각을 한다. <선생자경>
우정이라는 두 글자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흐뭇해진다.
두 마음이 한 몸이 되는 것을 사랑이라 한다면 두 몸이 한 마음이 되는 것이 우정이다.
그래서 흔히 우정은 마음의 결혼이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아무튼 우정이야말로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값진 선물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런 말들은 뒤집어보면 진실로 성실한 친구를 만나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는 말이 된다. 흔히 말하기를 세상을 살아가는 요령이나 방식을 알고 난 후에 만나는 친구는 참된 우정으로 승화되기가 어렵다고 한다.
어딘지 모르게 이해관계가 끼여들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화가 밀레가 ‘접목하는 농부’라는 명화를 그렸을 때는 난로를 지필 땔감도 없어서 온 식구들이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었다. 그때 친구 루소가 찾아와 ‘자네 그림을 300프랑에 사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팔지 않겠는가’하였다.
밀레로서야 그보다 더한 기쁨이 없었다. 그래서 ‘접목하는 농부’를 팔았는데, 후일 밀레가 루소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의 방에 자신의 그림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제서야 밀레는 친구의 뜻을 알게 되었다.
루소는 친구의 생활고가 딱했지만 그보다 친구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구입하는 것처럼 밀레의 그림을 사주었던 것이다.
권력이나 돈이 있는 친구를 찾아가기보다 어려운 처지의 친구를 찾아가 도와주고 격려해줄 수 있는 것, 이것이 참된 우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