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내 발등에 네 연약한 발을 얹어보렴 그럼 내가 움직일 때마다 우린 함께 춤을 추는거란다
엄마, 힘노스의 날개가 자꾸 저를 건드리는걸요
문을 열어젖힌 하늘이 쏟아붓는 폭언도 불평없이 받아들이고
노을을 잡아당기는 저녁의 몸짓에
불온한 생각쯤 말끔히 지울 수도 있었는데
태어날 때 쥐고 나왔을 생의 가벼움과 분홍이
아파요
명랑한 재잘거림이 무너져 밀실처럼 어두워지면
바다로 출렁이는 사람들의 질긴 거짓말을 품고
밀물이 되지 못한 속내가 질펀한 개펄처럼 드러나고요
시간의 옷깃을 부여잡은 손에
안간힘이 얹어 질 때
바람의 기척 하나 없는 머리 위로
촘촘한 햇살을 쏟아붓던 하늘
작별의 인사처럼
미혹의 빗방울을 흩날리기 시작하네요
흔적을 빼앗겨 어긋나버린 신발들
비명을 토해내는 감정을 향해
이제 그만, 대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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