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후 나타나는 피부 트러블은 가뜩이나 몸이 불어나 움직이기 힘들어진 임신부에게 불쾌지수를 한껏 높여주어 임신 생활을 더욱 힘겹게 만든다. 게다가 출산 후에도 이러한 피부 트러블이 모두 없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임신 기간 꼼꼼한 관리를 통해 임신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만 한다.
대표적인 임신 중 피부 트러블 관리법
과색소 침착과 기미 “자외선을 피하고 비타민 섭취를 늘려라” 임신 중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피부의 변화로 ‘과색소 침착’이 있다. 이러한 색소 침착은 임신과 관련된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멜라닌세포자극호르몬(MSH) 등의 작용 때문에 생긴다. 특히 유두나 유륜, 외음부, 겨드랑이, 사타구니에 색소 침착이 심하게 일어나며 아랫배 정중앙에 흑선(linea nigra)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색소 침착은 임산부 중 80~9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원래 피부가 검은 편이었던 임신부는 색소 침착이 더욱 심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색소 침착은 출산 후에 점차로 옅어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편, 임신 기간에 기미가 새로 생기거나 심해질 수 있다. 임신성 기미는 출산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임신 때보다 옅어지긴 하지만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기미 역시 피부가 검은 사람에게 잘 생기며, 햇볕에 자주 노출하면 더 심해진다.
살트임 “꾸준한 마사지로 예방하는 것이 최고” 임신 중 살트임은 이르면 임신 티가 나기 시작하는 5개월 무렵부터 배가 급격히 커지기 시작하는 6~7개월경에 주로 생기기 시작한다. 배나 엉덩이, 허벅지, 가슴 부위에 많이 생기고, 처음에는 약간의 가려움증과 함께 수박의 검은 선처럼 구불구불한 선 모양으로 붉은색을 띤다. 다른 피부보다 약간 가라앉아 있어서 만져보면 조금 울퉁불퉁하다. 출산을 하고 나면 색이 옅어지고 아이보리색으로 변하지만, 한번 생긴 살트임 자국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튼살 역시 치료보다 예방을 하는 것이 훨씬 좋은 대처 방법이다. 우선, 튼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임신 초기부터 몸무게가 갑자기 늘지 않도록 주의하고, 물을 충분히 마셔 체내에 부족하기 쉬운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또 뜨거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혈관이 지나치게 확장되는 것을 막아준다. 마사지도 튼살 예방에 효과가 있다. 맨손으로 하기보다 보습제나 오일로 피부 마찰을 줄여준다. 튼살에는 임부용 거들을 입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편, 시중에 나와 있는 튼살 방지용 크림이나 로션 등은 아직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 있으므로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에 자극을 주거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야 한다.
임신성 소양증 “긁지 말고 보습을 유지하라” 피부 소양증 역시 임신부가 흔하게 겪는 피부 트러블이다. 발진이 없이 단순히 가렵기만 하다면 ‘임신성 소양증’이기 쉽다. 이러한 임신성 소양증은 임신부 중 20%가 겪을 만큼 흔한 증상으로 임신 중에 에스트로겐 분비가 증가하면서 간의 기능에 영향을 미쳐 생기는 것이라는 가설이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출산 후 저절로 좋아지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증상이 너무 심해 견디기 어려울 정도라면 의사와 상담해 먹는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잦은 목욕과 잘못된 목욕법도 소양증의 원인이 된다. 잘못된 목욕법 중 하나가 바로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갔다가 때밀이 타월 등을 이용해 각질을 벗겨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피부는 더욱 건조해져 가려움증이 생긴다. 이미 임신성 소양증이 있는 가운데 증세가 더욱 심해지면 피부에 각질화 현상이 일어나 갈라지기도 하는데, 목욕을 하면서 이를 밀어내면 강한 자극으로 염증을 유발해 2차 감염의 우려가 있다. 따라서 목욕은 가벼운 샤워 정도가 적당하고, 비누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는다. 또 샤워 후에는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기가 마르기 전에 오일을 바른다. 아니면 물기를 닦은 뒤 곧바로 보습제를 발라주고 몸이 충분히 건조해진 다음 옷을 입는다.
여드름 “깨끗이 씻고 국소 도포제 바른다” 임신을 한 후 여드름이 없어지거나 오히려 심해지는 등 사람마다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임신성 여드름은 뇌하수체의 유즙 분비 호르몬인 프로락틴이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분비가 증가하면서 일어나며, 이 호르몬의 작용과 피지선에 미치는 영향이 서로 상반되어 개인에 따라 여드름이 악화되기도 하고 좋아지기도 한다는 가설이 있으나 이 역시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단정 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임신성 여드름은 기미와 달리 출산 후에는 예전 상태로 완전하게 돌아갈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치료는 태아에게 영향이 없는 약을 국소적으로 바르는 정도의 극히 소극적인 것만 한다. 물론 이 역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여드름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것은 먹는 약 중 특히 비타민 A가 들어 있는 약이 태아의 기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에 아침저녁으로 깨끗하게 세안을 하고 충분히 헹궈내는 바른 습관을 갖고, 팩이나 화장품 등은 자극이 적은 순한 것을 사용한다. 또 유분이 적은 화장품을 사용하고, 짙은 화장을 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