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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재영이 주인공으로 나온 2013년도 영화 '플랜맨'의 주인공은 1분1초도 계획없이는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 강박증을 갖고 있는 남자다. 8살때 그는 모든 숫자를 암기하고 피아노연주에도 비상한 재능을 가진 아이큐 200의 천재였다. 하지만 아이는 미국으로 보내려는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TV생방송도중 일부러 숫자암기문제를 틀리게 답해 엄마를 비극의 나락으로 떨어트린다.
이 영화를 보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천재소년 김웅용씨다. 아버지가 물리학교수, 어머니가 의대교수였던 그는 플랜맨 주인공처럼 IQ 210으로 최근 미국의 한 비영리단체에서 선정한 '세계 10대 천재'에 이름을 올렸다. 8살의 어린나이에 미 항공우주국(NASA)초청으로 콜로라도주립대 대학원에서 물리학 석·박사를 마친 뒤 NASA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먼 이국땅에서 홀로 NASA의 과제를 수행해내는 생활에 지쳐, 5년만에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했다.
검정고시를 거쳐 1981년 충북대 토목과에 입학한 그를 두고 일부 언론은 '실패한 천재'라고 제목을 뽑기도 했다. 그는 필자와도 가벼운 인연도 있다. 김씨가 하숙하던 충북대 후문의 하숙집엔 천안이 고향인 군대친구도 방한칸을 차지하고 있어서 하숙생들 식사시간에 함께 먹기도 했다. 당시 여자친구와 자리를 같이했던 그는 그저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가 지난해 아주 오랫만에 매스컴을 탔다. 충북대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한동안 연세대, 성균관대등 10여개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다가 충북개발공사에 입사해 사업처장까지 지낸 뒤 오랜꿈인 대학강단에 섰기 때문이다. 경기 의정부 소재 신한대 교양학부 부교수로 공업수학, 물리 과목을 가르치는 그는 경기도 출연기관인 경기북부개발연구원 부원장직도 함께 맡았다. 그는 충북개발공사에 입사한 이후에도 국내외 저널에 치수(治水)와 수리학 관련 논문 90여편을 게재해 그해 9월 세계 3대 인명사전에 차례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엔 핸섬한 용모로 '과학 미소년'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또한명의 천재소년 송유근(17)이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송 군은 9살때인 2006년도 최연소로 인하대 자연과학계열에 입학했지만 2년만에 자퇴하고 학점은행제와 독학학위제를 통해 학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재 대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에서 항공우주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얼마전엔 EBS '다큐프라임 원더풀사이언스-우주 탄생 비밀, 빅뱅편'에 진행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달 저명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블랙홀 논문을 놓고 지난주 익명의 네티즌이 제기한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송 군의 지도교수이자 표절대상으로 지목된 학술대회 발표자료의 원저자인 한국천문연구원(KASI) 박석재 연구위원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위대한 과학자는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어떻게 키우냐에 따라 국가적인 자산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지나친 관심은 경계해야 한다. 그는 아직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10대다. "남들은 평범하게 사는 것이 실패한 삶이라고 생각할 지 몰라도 나는 그러한 평범한 삶을 그토록 바랐었다". 김웅용 교수의 말엔 지난한 삶이 녹아있다.
jbnews 키워드 칼럼^네이버블로그<박상준 인사이트>칼럼.
첫댓글 개인적은 아니지만 저도 몇번 그에대한 글을 접한적이 있는데 다 이해할순 없지만 힘겨웠고 이겨냈고 나름 행복의 길을 택한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