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멍뚱하고 있으며,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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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원 시인(1941~2007)
은 부산중학교 졸업, 1961년 부산사범학교 졸업,
1962년 동아대학교 법학과 입학, 1968년 졸업했습니다.
1971~79년 태평양화학 홍보실 근무,
1981년 출판사 운영. 1982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오규원은 1941년 경남 밀양군 삼랑진읍 용전리에서 6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다.
본명은 규옥(圭沃)이고, ‘규원’은 필명이다.
정미소와 과수원을 소유하고 있던 아버지 덕분에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고향에서 그는 꽤 유족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러나 초등 학교 시절에 겪은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과
6·25는 그의 삶에 원체험으로 작용한다.
시인은 “나의 유년은 열두 살로 끝”났으며,
“나의 유년이 끝남과 동시에 나는 도시로 떠돌기” 시작했다고 털어놓는다.
부산중학교 1학년 때 누이 집에서 기숙하고, 2학년 때
대학생과 고등 학생이던 다른 형제들과 자취 생활을 한 그는 이어 숙부 집에서 얹혀 지낸다.
이 시절 그는 대본 가게와 일본 유학생 출신인 숙부의 장서를 통해
책읽기에 재미를 붙이고, 시 비슷한 것을 흉내내기도 한다.
(이규원 시인님의 약력은 다음 백과에서 발췌함)
한국명시낭송가협회 회원님, 안녕하세요?
잠 못드는 밤, 불면의 밤.
식욕과 수면욕은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먹지 못하고, 잠을 잘 수 없다는 것.
먹고 싶을 때 먹고, 잘 수 있을 때 잘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는 배고픔과 불면의 밤을 보내 본
사람만이 그 고통의 수준을 알게 되지요.
예로부터 고문 수단이 굶기고 잠을 못자게 하는 것이기도 하니
그 고통을 알 것 같습니다.
불면?
큰 걱정거리나 고민, 충격이 있으면 잠이 저 멀리 달아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 없이 커지는 경험을 한 번 쯤을 해 보았을 것입니다.
어떻게 해결되었던가요?
세월입니다. 다 지나가는 것들.
당시에는 곧 죽을 것 같은 일들이
지금 현재에는 다 지나간 일들로
받아 들이고 덤덤하게 지내게 됩니다.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큰 축복 중 하나가
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큰 슬픔도, 기쁨도 세월이라는 지우개가
서서히 지워 줍니다.
걱정말아요!
걱정한다고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는 잠을 잘 자는 편입니다.
잠이 올때까지 자리에 눕지 않기 때문이지요.
잠은 언제가는 오게 되어 있으니까요.
더위와 몹쓸 전염병인 코로나-19가 창궐하여도
꽃은 피고, 새는 울며, 세월은 흘러 갑니다
저 하이얀 구름처럼.
자연스럽게 세월이라는 유람선에 몸을 싣고
갑시다! 바다가 흘러 가는 방향으로..........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