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을 하니 학교가 가고 싶네”
아침 출근을 준비하는 내게 딸 아이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
전국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총 312만여명이 4월 16일 온라인으로 개학을 했다. 지난 9일 중3, 고3 온라인 개학을 합치면 전국 약 400만명의 학생이 본격적으로 학업을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 개학, 제대로 된 학습권 보장할 수 있나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온라인 개학이라는 방법을 택하기는 하였지만,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다.
언론에 비친 온라인 개학의 가장 큰 문제는 온라인 학습 플랫폼으로 제대로 된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는가의 문제인 듯 보여진다. 2차 온라인 개학 첫날은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제공하는 학습관리시스템(LMS) 'e학습터'의 접속 지연과 먹통이 문제가 생기더니 둘째날은 EBS 온라인클래스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이 온라인 강국이 맞는가 의심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온라인 개학으로 인해 학생들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불만은 단순 서버가 터지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짜증이 나서 못 견디겠다.”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온라인 학습 방식은 실시간 쌍방형 화상 학습이나 콘텐츠 활용형, 과제 수행형 등 3가지 유형의 학습 방식을 기준으로 학교나 학급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여 활용하는 방식으로 한다. 어떠한 방식을 선택하든 학생들에게는 매우 신경쓰이는 일이다. 꼬박 하루 6시간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끼고 있어야 하고 게다가 강의 듣고 주어진 과제까지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학생들에겐 엄청난 스트레스원이 될 것 같다.
학생들에게 쌓이는 정서적 문제가 해결되야
온라인 플랫폼의 서버가 터지는 문제는 개선하면 해결될 일이다. 하지만, 온라인 학습 이면에 학생들에게 쌓이는 정서적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시기이다. 단순하게는 학생들에게 온라인 학습상의 스트레스원을 해결하여야 한다. 예를들면 온라인 학습은 온라인 수강만으로 출결이 인정되는 시스템으로 단순화하고 부가적인 과제 제출과 같은 것은 학교 등교 이후로 미룸으로써 온라인 학습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
지역사회와 함께 청소년의 성장 기회 제공
청소년기 학생들은 학습의 영역 뿐 아니라 학교를 통해서 친구를 사귀고 다양한 사회적 관계와 창의적 활동 경험을 통해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견뎌내기도 한다. 정상적인 학교 등교의 시기가 언제가 될지 미정인 상황에서 학교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단순 학습기회의 제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자기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학교에서만이 어려우면 지역사회 다양한 자원과 긴밀히 연계협력하여 소규모의 제한된 청소년 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등 코로나 19 감염증 확산을 막으면서도 학생들의 균형있는 성장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적극적인 방안이 마련되야 할 시기이다.
배상철
(충북교육발전소 회원, 마을N청소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