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고향이 시골인 나는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는일이 잦았다. 봄이면 씨 뿌리고 가을 수확기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어린나이에 들판으로 달려가야했던 기억이 새롭다. 아버님이 6.25 당시 보국대(지게부대)로 동원되셨을때는 어머님과 모든 농사일을 함께해야했고 땔나무를 구하기위해 방학이면 산에가 살다싶이 했던 기억도 아련히 떠오른다. 어디그뿐인가 돼지 먹이를 찾아 시골 도랑가 도꼬마리 풀베기, 소먹이를 장만하느라 바소구리 가 달린 지게를 지고 논두렁으로 들판으로 달려가야했으니 이모두가 시골서 태어난 학창시절의 값진 경험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방학은 으례 농사일 돕기가 의무적이었다. 벼베기 보리베기 모심기 콩밭메기를 비롯해 추수기엔 콩 팥떨기 심지어 탈곡기와 씨름하시는 아버님 돕기에 바빴으니 농촌에서 태어난 사람으로 어찌보면 숙명적으로 감당해야할 노력봉사였음이 아니었던가. 새삼스럽게 무슨 소리냐 의아해 할지모르나 지난 6월 24일 가까운 대곡역근처 경향사우회 주말농장에서 감자수확의 즐거움을 맛보며 불현듯 어린시절이 생각나 돌이켜 본것이다. 신문사 사우회로는 유일하게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화제지만 벌써 감자수확이 한창인 이날의 감자캐기는 불볕더위를 무릅쓴 희열중의 희열이었다. 뿌린대로 거둔다던가 주먹만한 감자를 캐면서 농사짓는 보람을 만끽하는 농부들 생각에다 어린시절 바쁘신 부모님 일손을 돕던일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가 말그대로 감회가 남달랐다. 주말 텃밭을 정성껏 운영해 온 유병희 회장은 이날 거창하게 점심까지 쏘면서 희색이 만면, 그도 농사경험이 풍부했기에 이 힘든일을 맡았겠지만 마음속으로 존경의 박수를 보냈다. 기다려지는 감자요리에 입에는 제먼저 맛을 알고 군침을 동원하니 오랜 만에 사는 재미가 쏠쏠한 하루였다. 함께한 회우 최노석 회장 김성묘 김홍운 유병희 이충선 임상학 장옥 정운종 최귀조 경향사우회 파이팅! (글 정운종, 사진 김홍운 최귀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