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 이년 저년하고 ‘년’이 많이 나오는데 뭐 오해는 하지 말기를. 오마이뉴스에 ‘이산이 즉위했어도 '정조1년'이 아니다’ 라는 제목이 보여 이건 또 뭔가 하고 눌러 보았다. 즉위년과 1년은 다르다 ! 읽어 보니 핵심은 다음과 같다. (이산) 제46회 초기 장면에 "정조 1년 정유년(1777년) 8월 경희궁 존현각" 이란 문구가 나왔다. 물론 이 연도는 틀린 것이다. 현재 이 드라마가 즉위 직후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으므로 정확한 연도는 1776년이 되어야 한다. 정조가 즉위한 해는 영조 52년(1776년)이었다. -기사 원문 중 기사 원문은 아래 주소에 있다.
사진: 위 기사가 문제 삼은 MBC 해당 장면 그러니 정조 즉위 장면을 내 보내면서 정조가 즉위한 해 1776년이 아니라 정조 1년(1777) 이라고 하면 되느냐? 즉위년과 1년의 차이도 모르느냐? 이런 이야기다. 흐음..이런 것은 잘 모를 수도 있겠다. 얼마 전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요즈음 (쓸데없는 것을) 너무 많이 아는 사람이 너무 많다’ 전문가 계층이 날로 두터워지는 면도 있고, 옛날에는 잘못되어도 지적할 수단이 없었는데 요즈음은 뭐 잘못 되면 바로 인터넷에 떠들어 대니 나온 푸념 같다. 하여튼 해당 PD 로서는 잘못되었으니 할 말은 없지만 내가 그것까지 어떻게 아느냐? 댁네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어!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사극 작가는 PD 보다야 유식해야 하지만 작가가 저런 자막까지 준비할까? 유년칭원법(踰年稱元法) 유(踰)는 넘을 ‘유’자다. 따라서 해를 넘겨 원(元)-연호를 칭한다는 뜻이다. 필자가 다른 글-이산의 즉위에서 쓴바 임금이 승하하면 다음 임금(嗣王)이 성복(成服)하면서(대략 닷새 뒤) 즉위한다. 먼저 임금의 마지막 해가 곧 새 임금이 등극한 해다. 옛날 연도 부를 때 어느 임금 몇 년이라는 식이었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느냐? 이 때 원칙이 유년칭원법(踰年稱元法) 이다. 곧 먼저 임금이 돌아간 해는 먼저 임금의 마지막 연도고 새 임금으로서는 즉위년 일뿐 비워 놓고 새 임금의 1년은 그 다음해다. 따라서 1776년은 영조 52년이며 정조 대왕 즉위년이고, 정조 1년은 그 다음해 1777년이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이런 유년칭원법을 썼는데 일본은 새 왕이 즉위한 해가 바로 새 왕의 1년이라고 한다. 그런데 오마이뉴스에 기사 올린 분은 조금 과열을 하고 있다. …..위와 같은 실수는 정조 임금을 일왕으로 만들어버린 셈이 되고 말았다.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즉위식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어버린 정조였다. 그런 정조가 즉위 직후에 선왕의 시대를 끝내고 자신의 시대 즉 정조 1년을 열었다는 식의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뭐 이렇게까지야… 글에 다음 구절이 있는 것으로 보아 쓴 분은 전문역사학자 같다. ……사학과 대학원에 처음 들어오는 일부 신입생 중에도 이런 실수를 범하는 예가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중국 정사(正史) 식화지 (경제사)에 관한 어느 세미나에서도 이 문제가 여러 번 언급된 적이 있다. 따라서 내가 감히 태클 걸 상대가 아니나 그래도 해 본다. 유년칭원법은 중국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가 받아 들인 것은 고려 이후로 삼국시대(三國時代)까지는 우리도 새 왕이 즉위하면 바로 1년이었다. 삼국사기(三國史記)를 쓴 김부식은 이점이 영 못마땅했는지 신라 본기 중 박혁거세 거서간(朴赫居世居西干)이 돌아가고 남해 차차웅 (南解 次次雄)이 즉위하는 대목에서 이 해는 남해왕 1년이 아니라 유년칭원(踰年稱元) 즉 비워 놓고 다음 해가 1년이 되어야 하는 데 하며 궁시렁거리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도 고대에는 유년칭원(踰年稱元)을 하지 않고 새 임금 첫 해가 바로 1년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유년칭원을 하지 않았다고 정조가 일본왕이 되는 것도 아니고 더욱이 불효와는 별 상관이 없다. …일본의 군주들이 자기 부모에게 효도를 하지 않는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중략 …..일본 군주들은 이와 다른 방식으로 아버지 군주에 대한 사랑을 나타낸 것이다… 중략 …사극 작가들, 조금만 더 역사를 공부해주세요 -오마이 기사 중 중국에서 유년칭원법이 나오고 우리가 이것을 받아 들인 이유는 효, 불효가 아니라 연도의 카운트 차원에서 보아야 할 것 같다. 먼저 임금 돌아간 해를 비워 놓지 않고 그 해가 바로 새 임금 1년이 되면 연도 계산이 복잡해 진다. 다 더한 뒤 한 해를 빼고 넣고… 지금은 간단한 계산 같지만 인류가 대수(代數) 연산법을 시작한 것이 7-800 년에 불과한 것을 상기하라. 오늘 날 초등학교 1,2학년이면 할 수 있는 더하기 빼기가 13-14세기 까지만 해도 고도의 지식이었다. 유년과월법을 써야만 그나마 연도계산이 쉬워지는 것이다. 참고로 조선왕조 실록을 보니 일반적으로 유년칭원법(踰年稱元法)을 썼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비우지 않고 바로 새로운 임금의 1년을 삼았다. 즉 왕조 건국한 1392년은 고려가 망한 해로 조선 태조 1년이다. 또한 쫓아낸 임금 연산군 마지막 해 연산12년-1506년은 중종 1년이고, 광해군 마지막 해 15년-1623년은 인조 1년이기도 하다. 이상 |
출처: 구룡초부 원문보기 글쓴이: 구룡초부
첫댓글 오랫만에 좋은글 주셨군요 정한 년도 중요하겠죠 우리야 그런가보다 하지만 늘 좋은날 되십시요 오랫만입니다,이젠 완연한 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