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다무포 고래해안 생태마을
[앵커멘트]
행정자치부와 YTN이 추진하고 있는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캠페인,
이번엔 포항시의 다무포 고래 해안 생태 마을을 둘러봅니다.
수려한 해양 경관에 다양한 고래 관련 콘텐츠를 접목시켜 떠나는 어촌에서
돌아오는 어촌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윤현숙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포항시 대보면 강사리의 한 조그만 해안 마을.
외진 곳에 숲만 무성할 뿐, 없는 것이 많다고 해서 옛부터 다무포라 불립니다.
이 마을은 그러나 요즘 보기 힘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천혜의 포구입니다.
뿐만 아니라 포경이 금지되기 전인 1970년대만 해도 고래잡이로
풍족함을 누렸던 곳이도 합니다.
아직도 마을 어른들은 포구를 가득메웠던 포경선과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던 고래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고두환, 다무포 주민협의회장]
"우리가 20대였을 때는 고래를 많이 봤어요. 여름에는 목격을 많이 했죠.
큰 고래도 많이 있었죠."
아직도 이곳 다무포 인근은 대표적인 고래 출몰지로 꼽힙니다.
지난 해 이곳에서 목격된 고래 종류만도 20종이 넘을 정도입니다.
날로 침체돼 가던 마을을 걱정하는 주민들은 고래를 테마로 한 해안
생태 마을 조성에 의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우선 고래를 사육해 관광 자원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마을 인근 바다의 수심과 파랑을 조사하고, 사육 가능한 고래의 종류를
따져보는 등 고래 사육지 조성에 적극적입니다.
또 고래를 테마로 마을을 재디자인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도 모으고 있습니다.
[인터뷰:최병태, 마을 주민]
"변소를 고래 속에 만들면, 아이들이 나 고래 속에 들어간다 신기해하면서
엄마보고도 가자고 조르고... 화장실도 하나의 선전 도구가 되는거지.
아무렇게 말고 멋지게 만들면..."
주민들은 이와함께 자녀들이 돌아오는 어촌으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 첫단계로 문을 연 것이 바로 고래가 보이는 교실입니다.
지난 4월 문을 연 뒤 마을 어린이를 상대로 학습지도는 물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정태영 간사, 고래가 보이는 교실]
"방학 때는 캠프 등 체험활동을 하고 또 자체적으로 고래 관련 투어를 한적도
있고, 그런 것 통해서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게 해주는 것이 저희의 목표고..."
이런 복지 사업 등을 통해 마을 발전 기반을 마련하면서 장기적으로는
꾸준한 생태 복원 노력을 통해 고래가 돌아오는 마을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인터뷰:안경모 교수, 한동대 공간시스템공학부]
"도시가서 고생하지 말고, 마을에 와서 살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고,
중장기적인 비전으로는 고래가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하지만 고래 생태 마을 조성이 장미빛으로 가득찬 것만은 아닙니다.
수 십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마을의 랜드 마크로 조성하려 했던 고래 문화
센터의 건립이 연기됐습니다.
포항과 함께 고래 특구 지정을 준비하고 있는 울산 장생포 지역과 중복
투자를 우려해 정부가 2009년 이후 재검토하자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포항시는 다무포를 고래하면 떠오르는 대표 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초심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박승호, 포항시장]
"과거부터 고래하면 구룡포였습니다. 지금도 가끔 고래떼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기회를 통해 다무포에 고래 생태마을을 조성해서 관광자원화 하는데
포항시도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습니다."
다음 달 6일부터 이틀간 다무포 고래맞이 축제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주변 호미곶 등 유명 관광지와 연계해 마을을 계속 알려 나갈 생각입니다.
[기자]
살기좋은 지역을 가꾸기 위한 주민들의 열정과 정성이라면 이 다무포
해안에 고래가 다시 뛰어노는 그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