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민요 <남원산성>
남도민요 <남원산성>을 <남한산성>이라고 쓴 곳도 있습니다.
민요<남원산성>의 제목은 가사의 첫머리에 나오는"남원산성"을 따서 '남원산성'이라 하고, 뒷소리에 나오는 "둥가"라는 말을 따서 '둥가타령'이라고도 하는데, 어떤 이는 가사에서<이화문전 바라보니>의 ‘이화문전’이 서울 중구 정동의 ‘이화학당’의 문 앞이라고 해석해서, 이 노래의 제목과 첫머리 가사는<남한산성>이 옳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 민요의 첫 대목 “남원산성 올라가 이화문전 바라보니...”의 풀이에서 그 제목이 <남원산성>이어야 한다는 근거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이 민요는 경기민요가 아니라 ‘남도민요’라는 점입니다.
둘째, <남한산성>과<남원산성>의 특성을 비교해보겠습니다.
▶남한산성(南漢山城)은 경기도 광주시, 성남시, 하남시에 걸쳐 있는 남한산을 중심으로 하는 산성으로, 그 성문이 동문(좌익문), 서문(우익문), 남문(지화문), 북문(전승문) 이렇게 모두 넷인데, 그 주변에는 배꽃이 어우러질 만한 배나무(밭)도 없고, 4대문 성내에는 수진이 날진이 해동청 보라매 같은 새들이 노닐만한 곳이 아니랍니다. 다섯 장대(將臺)중 현재 남아있는 수어장대(守禦將臺)는 지휘 관측을 위한 군사적 목적에서 남한산성의 서쪽 주봉인 청량산 정상에 지은 누각인데, 맑은 날에 그 꼭대기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서울 시내가 다 보인다고 했는데 그것은 강동, 강서, 강남 일대가 보인다는 말이고, 강북 일대는 남산으로 가로막혀 있어 북한산밖에는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이화학당’은 중구 정동에 있으므로 더더구나 남산에 가려 남한산성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남원산성(南原山城)은 전라북도 남원시의 북서쪽에 있는 교룡산의 천연적인 지형지세를 이용하여 산줄기를 따라 교룡산의 정상과 동쪽으로 형성된 계곡을 둘러 돌로 쌓은 교룡산성(蛟龍山城)을 말합니다. 옛날에는 남원 교룡산성에서 내려다보면 멀리 하얀 배 밭이 펼쳐져 있어서 ‘이화문전(梨花門前)’ 즉, <배꽃이 가득 피어있는 성문 앞>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셋째, 민요의 제목을 “남한산성”이라고 하는 이들은 ‘이화문전(梨花門前)’을 <梨花學堂의 교문 앞>쯤으로 여겼었기 때문인데, 이화학당은 1885년 6월에 한국에 온 감리교 여선교사 스크랜턴(Scranton,M.F.) 부인이 한국의 여성교육을 위해서 1886년 5월에 서울 정동에서 시작한 학교였습니다. 처음에 이 학교의 이름을 전신학교(專信學校, Entire Trust School)로 정하려 했으나 1887년 ‘이화학당(梨花學堂)’이라는 이름을 내린 명성황후(明成皇后)의 은총을 생각하여 ‘이화학당’이라는 교명을 썼답니다. (조선왕국의 상징화(象徵花)는 ‘이화’였는데,이것은 배꽃(梨花)의 ‘이화’가 아니라 오얏꽃, 즉 자두나무 꽃의 이화(李花)입니다.)
따라서 ‘이화문전’은‘ 이화학당’의 교문이 아니고<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교룡산성’의 성문(城門)앞>이 되겠습니다.
넷째, 서울에 ‘이화문’이라는 문(門)은 없습니다. ‘이화문’이라는 말은 조선왕조가 이씨(李氏)가문이라서 그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紋章)에 오얏나무(주두나무)꽃을 그려넣어서 표지(標識)를 만들었는데, 이것을 ‘이화문’(李花紋)이라 합니다.이 말은 ‘자두나무꽃 무늬(문양)를 넣어 만든 표지’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 민요의 제목이나 노랫말은 <남원산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