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철책선에서 P2
한 묏부리 끝없이 이어지고
졸졸 흘러가는 맑은 물줄기 따라
들꽃 패랭이 아우른 금수강산인데
철책에 막혀 머물러서는 곳
일그러진 조국을 본다
차가운 눈으로 남과 북을 본다
바람과 구름 언제든지 오고 가는데
너와 나 오도 가도 못하게
쇠사슬에 묶였구나
나의 피 끓는 절규는
북쪽으로 메아리치노라
'이 비극 잉태한 자 누구냐'고
그날
형제에게 총부리 겨눈 적들
아 그 악몽 같았던 6.25 새벽
무수한 주검 쌓이고
흐르는 피 고여 바다 이룬
원혼의 산하로 변했도다
그래서 챌책으로 동강 난 오늘
겨레여
하나로 뭉치자
자유와 평화가 한데 어우른
축복의 조국을 향하여
다 함께 철책 거두러 가자
북녘에 핀 초롱꽃 가슴에 달아보자
6월이 오면 P3
드높은 하늘 비췻빛 푸르름
6월을 여는 뭉게구름 아래
신록 짙어가는 나뭇가지 사이
가슴 여미는 초여름 설렘
훈풍 넘실대는 보리밭 이랑
황금벌 그리움에 잠시 젖는다
아 싱그러운 6월이여
산에서 들에서
도시에서 농어촌에서
약동하는 젊음 새로와도
언뜻 슬픔에 젖는 순간순간
그날
저 북쪽 하늘에서
붉은 섬광 뿌리며 죄어든
처참한 악몽
얼마나 많은 부모 형제
이름 없이 사라졌던가
헤어짐과 헤어짐이 얽힌
그때의 몸부림 되살아난다
6월 하늘 그 맑디맑은
그리고 하얀 구름 순정의
얼굴을 보라
우리 모두 한발 물러서는
인내와 슬기 되살려
저 넓은 세계의 하늘로
훨훨 날아가 보지 않으련
조국을 지킨 영웅 기려야 한다
철철 흐르는 피 닦아가며
절규하며 숨져가던
그 장면 결코 잊을 수 없다
이 좋은 계절에
천혜의 금수강산
우리 모두 하늘 우러러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다시는 비극의 동족상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무릎 꿇고 하늘에 빌어야 한다
6월이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