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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에 피는 꽃(제22 시집 12.11.16-12.31)
속리산 법주사
속세를 멀리하고 해탈(解脫)을 염원해도
이별한 사바(娑婆)인연 올올이 흔적남아
산마루 쉬어가는 뜬구름 바라보다
법어(法語)로 띄운 사연 구름이 알까마는
주승(主僧)의 목탁소리 산들도 귀가 열려
사차원(四次元) 극락정토(極樂淨土) 법열(法悅)의 평화일세. 12. 11. 16.
미생지신(尾生之信)
미욱한 이내 삶을 지혜로 이끄시고
생지옥 같던 생활 활기를 불어넣어
지극한 주의사랑 감사와 찬송으로
신천지 백성 되게 하늘 문 여시었네.
미궁(迷宮)에 빠져들어 좌절로 신음할 때
생명줄 던지시어 구원선(救援船) 태우시고
지성소(至聖所) 예배하며 면류관 받게 하신
신실한 주의약속 찬양할 복음일세. 12. 11. 17.
문경지교(刎頸之交)
문들이 모두 닫힌 유리벽 감옥에서
경계를 무너뜨린 초인적 사랑의 힘
지고한 희생의 길 피 흘려 지키고도
교향곡 여운같이 스며든 우정의 샘. 12. 11. 18.
앉은뱅이 사랑나무
앉았던 자리마다 피어오른 환영들
은근히 매료되어 화들짝 놀랍니다.
뱅그르르 도는 세월은 언제나 그 자리에
이별보다 아름다운 기다림의 새김질로
사랑의 생채기가 단풍 빛 물드는 날
랑랑했던 그 노래 ---1---
나래 펴지 못 한 어리 새가 되어
무너진 세월의 샘터에 날갯짓으로 버팁니다. 12. 11. 19.
단풍 빛 사랑의 색깔
단풍이 남기고 떠난 가을의 이삭을 주우며
풍우에 씻긴 새 아침의 얼굴로
빛살무늬 휘장을 열고 오실 임
사랑의 환희 가슴으로 받습니다.
랑데부 즐기던 시절
의외로 순수함에 가슴 저리던 탄성
색조 변해버린 갈색 추억 속에서
깔끔하게 차린 매무새로 늘 기억해 두렵니다. 12. 11. 20.
뒤돌아보는 아쉬움/사도세자
뒤주 안에서 죽은 사도세자여
돌이 되어버린 폐륜의 희생인가
아직도 시원한 해답이 없이 뒤엉킨 실타래
보풀린 풍설(風說)들만 어지럽게 난무하고
는 것은 의혹이요 의문투성이
아귀다툼 같은 권세욕에
쉬임 없이 벌어지는 궁중의 혈투로
움트는 대륙 진출의 꿈은 풀끝의 이슬이었나. 12. 11. 21.
221. 牋 牒 簡 要 (편지 전, 편지 첩, 편지 간, 중요 요)
전략적 용병술(用兵術)도 화합이 우선되고
첩보전 국기기밀 안보(安保)의 핵심이니
간간이 침투하는 다국적 스파이들
요염한 미인계에 철저히 경계하세.
전격적 기밀유출 조국을 파는 죄업
첩첩이 보안 시설 수시로 점검하여
간신이 지킨 번영 영원한 유산(遺産)되게
요행을 믿지 말고 스스로 지킵시다. 12. 11. 22.
---2---
곶감장수의 하루
곶감이 다 팔려야 마누라 안아보지
감질난 목숨위해 산 넘고 강을 건너
장터를 돌아가며 등허리 휘이건만
수심가 흥얼거려 휘도는 나그네 길
의깨진 세월들이 발길에 차이건만
하루해 속절없이 산그늘 덮어오면
누더기 자루 속에 알곡식 푼돈 몇 냥 12. 11. 22.
검사
검은 법복 입는 탓에 그 속내도 물드나봐
사라사욕 못 버리고 성추행에 억대 뇌물
검 판사 되기까지 공 드린 금자탑이
사심에 눈이 멀어 추락한 검찰 권위. 12. 11. 23.
단풍
단단히 결심해도 흔들린 마음속에
풍성한 여행 꿈이 아쉽게 저무네요. 12. 11. 24.
45. 罔 談 彼 短 (없을 망, 말씀 담, 저 피, 짧을 단)
망측(罔測)한 언행들을 함부로 내뱉으며
담력을 자랑하듯 헐뜯는 선거판도
피곤한 떨이장사 길거리 흥정처럼
단박에 거덜내는 말잔치 헛공약 들. 12. 11. 24.
막장드라마의 공식
막장드라마는 라이벌의 살인으로부터 시작
장모와 사위 계모와 양자의 극한적 대립
드디어 결혼해도 겹사돈으로 뒤엉킴이며
라스트 해피엔딩보다는 씁쓸한 종결편
마구잡이식 살해 기도(企圖)와 청부 살인
의외의 혼외(婚外)자녀 출현으로 가정생활 파탄
---3---
공식적 상속과 후계자 내정(內定)에 얽힌 갈등
식상할 폐륜의 가족 구성원의 처절한 드라마. 12. 11. 25.
치마끈
치사랑 내리사랑 모두 다 쏟아 부어
마음의 하늘에는 오로지 자녀 생각
끈끈한 모성애로 기르신 모정의 꽃 12. 11. 26.
안철수
안으로 썩어 문드러진 부패한 민주역량
철저히 쇄신하자 목청껏 외쳤지만
수없는 돌팔매에 좌초(坐礁)된 희망의 꽃 12. 11. 26.
겨울로 가는 낮달
겨울새 졸고 있는 싸늘한 호숫가에
울음을 참고 피는 장미꽃 한 송이를
로망에 젖은 추억 아직도 남은 열정
가만히 울부짖는 순수의 비명소리
는적인 계절바람 먹구름 밀어내고
낮달로 뜨는 사연 하늘 끝 서러워도
달래다 지친시랑 멈춰서 새겨 봐요.. 12. 11. 27.
비탈길
비상의 나래 접고 오소소 모여 앉아
탈진(脫盡)한 깃털 속에 부리를 꼬아 묻고
길 떠날 채비 서둘며 꿈을 꾸는 철새들.
비린내 물씬 풍긴 포구의 뱃전에서
탈춤의 무녀(巫女)처럼 휘둘린 고깔위에
길들인 삶의 굴레를 못 떠나는 갈매기.
비 맞은 겨울나무 메마른 가지마다
탈색한 낙엽지고 서릿발 매서운 날
길 잃어 헤매 도는 잎 정처 없이 구르네. 12. 11. 28. ---4---
실 국화
실실이 흩은 머리 빗겨줄 짬도 없이
국궁의 허리 굽혀 떠받든 삶의 터전
화목을 일궈 사는 숙명의 여자의 길.
실 바늘 얽힌 연분 평생에 섬겨야 할
국화 꽃 피는 화단 메마른 그늘에서
화판이 무거워도 고요히 꽃피우리. 12. 11. 29.
46. 靡 恃 己 長 (아닐 미, 믿을 시, 몸 기, 긴 장)
미움은 사랑만이 치료할 묘약인데
시선을 의식 못한 도덕적 불감증에
기반(基盤)을 뒤흔드는 몰염치 재산분쟁
장송곡 울려 올 듯 상갓집 분위길세. 12. 11. 30.
집성촌(集姓村)
집약(集約)된 선조의 얼 온전히 지켜 살며
성숙한 새 지평(地坪)을 후손에 일깨우고
촌음(寸陰)도 아껴 쓰라 어르신 전통마을.
집기(什器)들 정갈하게 제실에 간수하고
성묘와 세시(歲時)절기 보살펴 지킨 보람
촌노(村老)들 모여 앉아 시조창(時調唱) 읊던 동각(洞閣). 12. 11. 30.
등잔불
등 굽은 막대위에 백년을 밝혔을까
잔 심지 태우면서 새벽을 기다리면
불꽃에 대인 달빛은 창문밖에 떠는데..
등살이 파이도록 후미진 삶의 여로(旅路)
잔솔밭 뛰어가는 꺼병이(꿩의 어린 새끼) 바쁜 걸음
불같이 타는 세월에 그을음만 남았네.
등잔불 켜 두리까 별들도 잠든 밤에
잔정에 잠 못 들고 밤새껏 뒤척이다
불길은 전류로 흘러 심장마저 태우네. 12. 11. 30 ---5---
목화솜
목숨보다 더 소중한 내 생명의 분신이여
화수분 복이 될 듯 희망에 부푸는 꿈
솜털 같은 부드러운 존재 어이 그리 고우냐.
목화솜 같이 파르르 떨려오는
화사하게 흔들리는 생명의 원형이라
솜병아리 눈동자에 맴도는 무지갯빛 사랑 12. 11. 30
오동잎
오소소 웅크리면 손발이 얼어 와도
동치미 익는 밤에 정분에 튀는 가슴
잎사귀 흔드는 밤 별빛도 떠는구려.
오늘이 단풍잎에 묻혀서 날아가고
동공이 풀리도록 기우린 술잔 속에
잎눈의 봄꿈 속에 꽉 끼인 여린 사랑.
오동잎 후두두욱 가을비 추적이면
동전의 양면같이 사랑과 미움사이
잎 지고 다시 피면 봄풀로 자라겠지. 12. 11. 30
젖몸살 나던 날
젖은 눈에 아른거린 첫사랑 그 임아
몸치의 서툰 춤에 그래도 정이 들어
살구꽃 곱던 날에 손잡고 걷던 들길
나 이제 그대에게 무작정 몸종 되어
던지는 부스러기 모두 다 먹습니다.
날개를 손질하며 날아갈 소망으로. 12. 11. 30
222) 顧答審詳(고답심상)
고승(高僧)의 흔적 찾아 명찰(名刹)을 탐방하면
답습(踏襲)한 여행길에 은은히 젖는 신심(信心)
심산(深山)에 고이 잠긴 억겁(億劫)의 염원 열려
상처 난 영혼마다 광명의 불심(佛心) 보리. 12. 11. 30 ---6---
대설
대선을 치른다며 할퀴고 찢긴 상처
설 자리 잃은 정의 종자는 남았을까 12. 11. 30
단팥죽
단 한 장 남은달력 마지막 부적(符籍)되어
팥죽을 먹는 집에 액운이 비켜갈까
죽 그릇 동짓날 풍습, 온 동네가 죽 잔치. 12. 11. 30
겨울 햇살이 눈부시다
겨우 참았던 서러움
울먹이는 숨소리도 잦아들고
햇살은 눈꽃위에 더욱 눈부셔도
살 속을 파고드는 고독을 씹는다.
이제 저무는 한 해의 막바지에 서서
눈물을 아껴두자, 환희의 날을 위하여
부서지는 소망의 비명소리 아파도
시린 가슴 여미며
다가올 새해 위하여 희망을 빚어두자. 12. 12. 1.
검찰청
검은돈 성추행에 만신창(滿身瘡) 되는 권위
찰나에 잃은 신뢰 회복은 멀고멀어
청 컨데 독점특권 조금만 내려놔요.
검붉은 핏빛상처 더 이상 못 번지게
찰과상(擦過傷) 치료하고 오욕(汚辱)을 씻어내어
청빈(淸貧)의 공직자 상 모범을 세웁시다. 12. 12. 2.
자수정/사랑의 신기루
자다가 문득 깨도 오로지 그대생각
수면에 떠오르는 회상의 호수(湖水)에는
정갈한 임의 자취로 피어나는 신기루. 12. 12. 3.
---7---
백치 같은 밀어
백김치 맛깔스레 시원한 달변(達辯)으로
치대다 잠이 드는 갯바위 물보라에
같은 말 되 뇌이다 마주본 눈동자는
은밀한 고백쯤은 한 번쯤 하고파도
밀치고 당겨보는 끝없는 망설임에
어눌한 수줍음이 입막음 되옵니다. 12. 12. 3.
47. 信 使 可 覆 (믿을 신, 사신 사, 옳을 가, 덮을 복)
신년이 밝았다고 환호가 언제인데
사계절 지난지금 끝자락 잡고서니
가면극 축제같이 내 모습 감춰두고
복면(覆面) 속 진면목은 제야(除夜)에 묻힙니다.
신념을 지킨다고 살얼음 밟아 가도
사는 것 힘겨워서 한숨을 깨물던 밤
가까이 손잡으며 넌지시 안아주던
복사꽃 닮은 손길 그대여 내 사랑아.
신춘에 들풀같이 무성한 희망들을
사면에 찬바람이 데치고 삶았을까
가공할 공포심에 소름이 돋아 와도
복음의 진리 믿고 새날을 맞습니다. 12. 12. 3.
223. 骸 垢 想 浴 (뼈 해, 때 구, 생각할 상, 목욕할 욕)
해넘이 바라보며 마음에 다진 소원
구름도 황홀한 꿈 화려히 채색하면
상기된 흥분으로 하늘빛 붉던 날에
욕심을 내려놓아 행복을 찾습니다.
해지는 빈자리에 별들이 쏟아내려
구슬 빛 찬란하게 춤추고 노래하면
상처로 헐린 마음 치유의 묘약인지
욕망에 찌든 가슴 말끔히 닦이어요. 12. 12. 3.
---8---
동치미/어둠은 광명을 잉태하고
동짓달 어둠속에 새알을 품은 밤아
치미는 울화통을 두발로 굴리면서
미구(未久)에 밝은 새날에 희망으로 깨우렴. (팥죽의 새알을 새의 부화(孵化)로 묘사함)
동트는 새 날빛이 산고(産苦)의 진통 끝에
치솟은 햇살무늬 동해를 물들이면
미학(美學)을 수놓은 물결 찬란하게 밝아라. 12. 12. 4.
금상첨화(錦上添花)
금 빛살 무늬 흐른 여울목 냇가에서
상기한 눈물 씻고 냇물에 발 담그면
첨예한 말씨름의 서먹한 첫사랑에
화들짝 놀라 뛰는 피라미 은빛비늘.
금순이 또래친구 말 좋던 가시나들
상경(上京)한 그 뒤에는 소식이 모두 끊겨
첨단의 명품 옷과 색시한 몸치장에
화려한 성공으로 귀부인 되었을까.
금지된 불장난에 콩깍지 씌운 연애
상사화 인연처럼 울면서 헤어지고
참부터 안달 나던 목말라 서툰 사랑
화인(火印-불도장)에 찍힌 흔적 못 지울 주홍 글씨. 12. 12. 4.
인자무적(仁者無敵)
인적도 끊긴 산길 생명의 원시림에
자연이 연출하는 오묘한 영감(靈感) 찾아
무한의 신비경에 영혼이 정화되면
적 없는 유토피아 거기서 쉬어가리.
인의(仁義)를 지키는 일 어려운 세상살이
자애(慈愛)의 인륜보다 게임에 중독되어
무한의 청춘열정 암흑에 묻혀 살며
적령기 넘기고도 독신의 미혼 남녀.
---9---
돌팔매
돌아서는 마음인들 오죽 하랴만
팔려가는 황소처럼 말도 못하고
매 앞에 장사(壯士) 없듯 세월이 아파. 12. 12. 4.
한해 마무리하는 달
한 해가 산마루에 노을로 걸터앉아
해무(海霧)의 수평선에 옷자락 길게 끌며
마무리 연출무대 별들이 쇼를 연다.
무한의 우주공간 찬란한 오색 성운(星雲)
리얼한 성좌(星座)마다 억겁(億劫)을 잇는 인연
하늘 끝 어느 곳에 내 별은 숨어있나
는개로 내려오다 풀잎에 이슬 맺어
달빛을 타고내린 신선한 우주 영감(靈感). 12. 12. 4.
오뚝이
오가는 쉼터에서 우연히 정든 님들
뚝배기 한두잔에 기막힌 정이 들어
이생의 인연의 길 브라보 외쳐 봐요.
오소서 허허웃고 손 한번 잡는 순간
뚝심의 배짱인생 십년의 친구처럼
이것이 중년들의 진정한 복이로세. 12. 12. 4.
오솔길/맨드라미꽃을 보며
오래뜰(대문 앞의 뜰) 한 모퉁이 화관(花冠)을 치켜세워
솔바람 몰고 오는 대문을 열어두고
길쭉한 선혈(鮮血) 빛 꽃대 한더위를 삭힌다.
오열(嗚咽)을 참아내려 발돋움 하고 선 땅
솔깃한 유혹쯤을 참아낸 무더위 속
길목을 지키는 보람 삶을 지킨 증인들. 12. 12. 5.
---10---
숨은 꽃
숨어서 핀 꽃이라 향기가 없으리까
은은한 달빛마저 취해서 지나는 길
꽃향기 즐기려다 낮달로 머뭅니다.
숨 막혀 답답하면 해풍(海風)에 몸을 맡겨
은근한 귓속말로 외로움 전해주면
꽃 내음 움켜쥐고 숲길을 달립니다.
숨죽여 살아가며 뜬구름 벗 삼아도
은파(銀波)에 춤을 추는 시냇가 실버들과
꽃그늘 쉬어가는 새소리 곱습니다. 12. 12. 5.
우듬지*
*우듬지-나무의 꼭대기 줄기
우물곁 울타리에 나팔꽃 다퉈 피면
듬성히 얼룩지는 옛사랑 그리운 정
지며리(차분하고 꾸준하다)참아온 외롬 넝쿨 되어 감기네.
우는 강 물소리에 별들도 잠이 들면
듬쑥히 쏟아내도 오히려 남는 눈물
지칠 줄 모르는 탄식 강물 따라 흐르네. 12. 12. 5.
함박눈
함박꽃 송이같이 탐스런 은빛 눈꽃
박동이 멈추는 듯 온 하늘 덮고 나면
눈부신 순백(純白)의 열정 정화되는 순수여!
함께한 세월만큼 쌓이는 사랑의 눈
박진감 넘칠 듯이 하늘빛 곱던 날에
눈가에 맺히는 이슬 진주만큼 고와라. 12. 12. 6.
은비야
은비늘 팔딱거린 호수의 수면 위로
비파(琵琶)의 선율인가 아련한 임의 미소
야생화 향기처럼 은은히 젖습니다. 12. 12. 7.
---11---
빙판길
빙벽의 눈길 같은 아슬한 곡예의 삶
판도라 상자 열려 재앙이 판을 치는
길게 휜 활 사위 떠나 유랑하는 인생길. 12. 12. 7.
역마차
역동적(力動的) 삶의 수레 채찍을 후려쳐도
마적(馬賊)떼 출몰하는 험준한 외길 따라
차창을 훑고 흐르는 요지경속 주마등. 12. 12. 7.
옹달샘
옹골찬 인정의 꽃 연둣빛 곱던 날에
달빛이 기울도록 자판(字板)을 두드리며
샘물에 목축이듯 보살핀 우정 무대(舞臺).
옹달샘 찾아들어 마시는 감로수가
달려갈 나들이에 이정표 안내되어
샘솟는 열정으로 오늘이 행복해요. 12. 12. 7.
웃음꽃이 피는 농촌
웃음꽃 만발하던 새마을 열풍으로
음지의 설움 털고 희망을 노래했지
꽃다운 젊은이들 서울로 떠난 시골
이농(離農)에 노인들만 고향땅 지키면서
피와 땀 얼룩진 삶 백발에 굽은 허리
는 것은 농가부채 외국산 수입 곡물
농부들 탄식소리 하늘에 사무치고
촌마을 빈집 늘어 폐허가 되어가네. 12. 12. 7.
하현달
하고 한 인연의 끈 그 모진 사연 안고
현기증 시달리며 피곤에 찌들려도
달아난 세월 강에 은 낚시 드리워요. 12. 12. 8.
---12---
*주사위
주먹밥 한 덩이로 시장기 메워가며
사랑은 지나가도 낭만에 남은 미련
위기가 기회라고 설치는 황혼 인생
주머니 속사정은 갈수록 메말라도
사물함 헌 책속에 감춰둔 비자금에
위세를 부려가며 사냥꾼 헛방 총질. 12. 12. 8.
*번개 팅
번개로 만난 인연 나 혼자 홀딱 반해
개나리 필 때까지 어떻게 기다릴까
팅겨저 튀기 전에 꼭 한번 보고픈데..
번지수 기억 못해 꽃 편지 못 부치고
개화(開花)도 하기 전에 된서리 맞을까 봐
팅팅 분 마음 달레 억지로 참습니다. ㅋㅋㅋ 12. 12. 8.
각인된 그대 손길/각시 탈
각시 탈 번쩍이던 신비한 무술로써
인간의 한계도전 초능력 발휘하여
된서리 폭압정치 일제(日帝)에 항거했던
그 귀한 국민정서 깊숙이 배어 있어
대한의 민족 얼이 오천년 이었거니
손잡아 뭉쳐보면 무엇이 두려우랴
길 찾아 헤매기 전 통일을 이룹시다. 12. 12. 9.
투표 여론조사
투신할 목표 세워 지조를 지켜가는 사람위해
표심을 스스로 책임지는 성숙한 지성인
여론이란 물거품 같은 것 믿을게 못 되더라
론 스타 금융사고가 그러지 않았는가.
조바심을 유발하여 함부로 조작 말게
사유는 개인의 자유 소신껏 투표해요.. 12. 12. 9. ---13---
한 표
한 방울이 모여서 강물이 되는 진리
표주박 감로수도 그 물의 혜택일 것. 12. 12. 9.
224. 執 熱 願 凉 (잡을 집, 뜨거울 열, 원할 원, 서늘할 량)
집착에 빠져들어 사랑을 왜곡하면
열정도 해가되어 파탄의 애정행로
원만한 사랑이란 배려가 먼저인데
양(兩)날의 비수(匕首)처럼 위험한 사랑 놀음.
집요한 외고집의 이기심 버릇되면
열등감 내비치어 비극의 끝장 볼 것
원맨쇼 사랑 법은 스스로 올무 되어
양 단수(兩單手)* 바둑처럼 함정에 빠집니다. *바둑에서 결정적 승패를 겹치는 한 수. 12. 10.
집토끼 놓치면서 산토끼 잡는다고
열망의 뒷 그늘에 숨겨진 함정의 덧
원앙(鴛鴦)의 부부금슬(琴瑟) 가약(佳約)을 팽개치고
양다리 걸친 외도 파경(破鏡)이 보상 일세. 12. 12. 10.
48. 器 欲 難 量 (그릇 기, 욕심, 욕 어려울 난, 헤아릴 량)
기로의 경제난국 불 보듯 뻔한 현실
욕심껏 부풀리는 복지 책 허구(虛構) 앞에
난시(亂視)로 국민의 눈 손바닥 가리면서
양(羊) 몰이 목동같이 농담 조 선심공약. 12. 12. 11.
*뱀파이어의 키스
뱀 혓바닥으로 날름거리는 욕망
파리한 얼굴은 피로 얼룩진다.
이골 난 사랑 처절한 태생적(胎生的) 비극
어느 곳이나 얼굴은 온통 상처 뿐
의뭉한 흡혈의 의지는 갈급한 유전자
키스의 입술에는 죽음의 독소가 들어있어
스러져 갈 운명 앞에서 사망의 유희를 즐긴다. 12. 12. 12.
---14---
*줄푸세
줄여야 하는 것은
부정으로 탕진되는 국고의 낭비이며
푸는 건
대기업의 독점적 문어발식 지배구조
세워야 할 것은
정치인의 자성과 공직자의 준법정신입니다. 12. 12. 12.
*하늘 꽃송이 품은 날
하늘도 때로는 사랑에 목마르다
늘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사연들
꽃 편지 쓰다가 찢어버린 종이쪽
송알송알 땀 흘리며 깨알 같은 밀어로
이제 해 저물고 어둠내리면
품을 떠나는 메시지 순백으로 온 세상 덮는다.
은빛 눈꽃송이 가지마다 피워내며
날 새면 찬란한 연민(憐憫)이 사랑만큼 빛날 것이다. 12. 12. 13.
*번지수
번팅에 나갔다가 우연히 정이 들어
지금도 그 여인은 그날 밤 기억할까
수없이 망설이다 연말이 낼 모랠세.
번지는 상상 속에 그리움 피워 올라
지난 일 꿈속에도 가슴에 담았을까
수줍게 미소 띠며 혼자만 애 태우네. 12. 12. 14.
*타인들
타관 땅 돌고 돌아 간신히 머문 자리
인심을 탓 하리까 저 하기 나름인데
들어난 탯줄 고향을 숨겨 살지 말아요.
타산적 인간관계 가난에 돌아서도 ---15---
인의(仁義)를 지켜 살아 하늘에 떳떳하면
들려온 유언비어(流言蜚語)들 허허 웃고 넘겨요. 12. 12. 15.
49. 墨 悲 絲 染 (먹 묵, 슬플 비, 실 사, 물들 염)
묵은 정 들춰보고 옛날을 회상하니
비 맞은 들풀같이 파릇한 젊은 시절
사랑은 꽃나비로 봄날을 수놓았지
염원은 대자연과 어울려 나눈 행복. 12. 12. 16.
*너의 창문에 걸린 고독
너무 멀리 와 버렸나 문득 찬바람 이네
의리도 사랑도 그리고 미움도 이제는 아득한 전설 같은 것
창문에 아른거리는 너의 고독이 서릿발로 꽃무늬 그린다.
문맥도 모두 흐트러진 편지에 흩어진 눈물자국들
애꿎은 손톱만 물어뜯는지 멈춰선 그림자
걸어서는 닿을 수 없는 이방인의 땅에
인연이란 누가 만든 욕된 끈일까
고궁(古宮)에 드는 햇살처럼 신비한 추억들
독나방 날갯짓으로 오늘밤도 춤춘다. 12. 12. 16.
청와대 가는 길
청춘은 여린 풀잎 미풍에 넘어지고
와당탕 무너져서 그래도 다시 서는
대담한 환상 속에 열정의 화신(化身)되어
가랑잎 잔비에도 솔깃한 사랑주고
는적일 틈도 없이 순간적 변화의 힘
길들지 않은 야성(野性) 생명의 보물일세.
청 보리 초록물결 들판에 파도칠 때
와드득 쥐 뜯으며 앙탈을 부려보고
대들며 고함치고 발버둥 치던 청춘
가랑비 옷 젖듯이 사춘기 늪에 빠져
는개 비 젖은 꽃길 한없이 걸었었지
길 떠날 단봇짐을 몇 번쯤 꾸렸던가. 12. 12. 17. ---16---
마눌밖에 없으니
마눌과 함께 살아 좋은걸 몰랐었네.
눌 자리 살펴주고 고기 뼈 발라주고
밖앗 일 간섭 않고 가난도 불평 없이
애쓰다 몸살 앓고 한 보름 누운 마눌
없이는 못살 줄을 뒤늦게 깨달았네.
으깨진 푸념 속에 어떻게 참았을까
이까진 자존심이 이제야 부끄럽네. 12. 12. 18.
재혼 부부의 넋두리
재탕(再湯)의 한약 효과 처음과 같을까만
혼신의 노력만이 행복의 조건일 터
부부도 이와 같은 인내와 배려심이
부서진 인연 고리 올바로 세우는 일
의리란 스스로가 지켜갈 의무인데
넋 놓고 바라면서 상대에 원망하면
두 사람 불행의 씨 불 보듯 뻔합니다.
리얼한 복된 삶을 공들여 기릅시다. 12. 12. 19.
송구영신(送舊迎新)
송백의 지조 닮은 한세상 살랬더니
구멍 난 나룻배의 흔들린 물길처럼
영예도 보람마저 헛되이 삭아 내려
신 들메 고쳐보며 새다짐 여밉니다. 12. 12. 24.
50. 詩 讚 羔 羊 (글 시, 칭찬 할 찬, 염소 고, 양 양)
시린 손 불어가며 새벽 송 도는 눈길
찬송가 들려오면 문 열고 합세하던
고향땅 온 세상은 순백(純白)에 쌓인 적막
양손에 받은 선물 나누며 밤 새웠지. 12. 12. 24.
축복의 성탄
축제로 들뜬 거리 오색 별 현란한 밤 ---17---
복스런 천사찬송 평화를 선포할 때
의의왕 구주탄생 만민의 구원 위해
성령의 감화감동 흑암을 깨뜨리고
탄생한 아기예수 말구유 누우셨네. 12. 12. 24.
225) 驢騾犢特(려라독특)
여기 이 들판에 덮인 눈 녹기까지
라이락 꽃눈들은 잔가지 시들어도
독한 맘 다그치며 참아낸 북풍한설(北風寒雪)
특수한 향을 피워 감동을 준비할 듯. 12. 12. 26.
여인들 옷자락에 짙은 향 풍기면서
라이트 조명발에 흐르는 댄스 뮤직
독침을 숨긴 채로 미소가 곱다마는
특별한 유혹으로 은근히 다가서네.
227. 誅 斬 賊 盜 (벨 주, 벨 참, 도둑 적, 도둑 도)
주행선(走行線) 탈선하여 역사를 왜곡(歪曲)하며
참회의 기회마저 영원히 망각하고
적개심 불태우며 전쟁의 칼을 가는
도저히 용서 못할 인류의 범죄 집단. 12. 12. 25.
팔중대 김효준암마
팔 벌려 안아주던 의젓한 아들모습
중요한 국방임무 나라의 부름 받아
대견한 결심마다 오롯이 영근 희망
김새는 허황된 꿈 말끔히 털어내고
효과적 수련과정 승리로 이뤄내면
준비된 성공인생 보람에 꽃피리니
엄마의 정성인들 밤낮을 가릴 손가
마음은 인제하늘 오늘도 비는 것을.. 12. 12. 27.
송구영신(送舊迎新)
송죽매(松竹梅) 지조 닮은 한 해를 살랬더니 ---18---
구차히 찌든 삶에 몸과 맘 지치던 날
영원의 한 점 속에 먼지로 날아가도
신발 끈 다시매고 새날을 맞으려네.
송림(松林)에 해 오르면 솔향기 토해내며
구겨진 아픈 마음 햇살에 펴 말리고
영화로 꽃피는 날 너와 나 내일위해
신명의 춤사위를 꿈속에 그리느니. 12. 12. 28.
폭설주의보
폭설에 묶인 산촌에
그대와 단 둘이 가고 싶네.
설원에 가득한 끝없는 순백의 햇살아래
새소리도 오히려 부끄러워 숨어들고
주위의 시선이 두려움 없으니
서투른 노래도 마냥 행복할거야
의례적 겉치레
홀라당 벗어놓고
보듬고 뒹굴어도 흉허물 되지 않은 곳
거기 그 유토피아로 그대와 함께 가고 싶네.
폭폭 빠지는 눈길을 손잡고 걸으며
설원에 누워 몸 사진 찍고
주옥같은 고드름 어금니로 깨물며
의기투합해서 시어를 고르면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가 진수성찬에 비하겠는가. 12. 12. 29.
발돋움
발버둥 쳐 본다고 가신님 되 올까 만
돋아 난 그리움이 봄풀로 자라느니
움켜쥔 세월자락에 무늬 지는 아쉬움. 12. 12. 30.
발본색원(拔本塞源)
발거리 차여가며 얼 병 든 걸음걸이
본색을 감추고 산 야수들 고함 속에
색깔로 구별 못할 사람의 마음속에 12. 12. 30.
원한이 낙엽같이 쌓이고 또 쌓이고... ---19---
제구포신(除舊布新)
제 구실 못하는 소모적 구조를 과감히 개편하고
구겨진 민심을 올바로 세우려면
포퓰리즘에 빠진 공약이나 전통 청산하여
신념과 정의를 존중하는 지도자로 거듭나세요. 12. 12. 31.
*교수들이 뽑은 2013년 사자성어 除舊布新/'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는 뜻
모닥불 피워 놓고
모닥불 주위에 빙 둘러 앉은 캠파이어
닥쳐 올 석별의 아쉬움에 행운을 빌며
불티에 근심을 날려 보내면
피곤한 심령에 평온이 앉는다.
워르르 튀는 불꽃이 온 얼굴 물들이고
놓아 보낸 소망이 하늘에 올라
고스라니 태우는 열기 속에 열정이 빛났었지. 2013. 1. 1.
여인의 마음입니다(망년회에서 만난 여인)
여자의 수줍음을 음악에 묻고
인내를 시험하듯 파고드는 여인의 향기여
의례적 겉치레는 발아래 내려두고
마냥 떨리는 심장 가눌 길 없이
음악의 선율 속에 전율로 전해오는
입속에 맴도는 아쉬운 절규
니글거리는 눈빛은 무엇이 타고 있기에
다물 수 없는 욕망은 이리도 황홀한가.. 2013. 1. 1.
사냥터
사랑의 화살은 마냥 빗나가 꽂히고
양날의 비수처럼 위험한 사각(死角)지대
터질 듯 부푸는 연정 분출하는 활화산.
사랑의 유희(遊戱) 속에 찢겨진 청춘의 꿈
양양 턴 야망들도 상처로 움츠리면
터전에 난무한 잡초 황무지로 두려나. 2013.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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