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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새의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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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詩♧낭♧송┃ 스크랩 무꽃 피다/마경덕/(낭송:단이)
풍경 추천 2 조회 2,082 21.02.05 18:50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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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1.02.06 04:50

    첫댓글 무꽃 피다      마경덕 (1954~)
     
    비닐봉지를 열어보니, 후다닥 무언가 뛰쳐나간다. 가슴을 치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무꽃이다. 까만 봉지 속이 환하다. 비닐봉지에 담긴 묵은 무 한 개 꽃자루를 달고 있다. 베란다 구석에 뒹굴던 새득새득한 무. 구부정 처진 꽃대에 연보랏빛 꽃잎 달렸다. 참말 독하다.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꽃을 피웠다. 손에 얹힌 무, 몸집보다 가볍다. 척, 제 무게를 놔버리지 못하고 주저주저 망설인다. 봄이 말라붙은 무꼬랑지 쥐고 흔들어댄 모양이다. 창을 넘어와 봉다리를 풀고 무를 부추긴 모양이다.

    눈을 뜨다 만 무꽃. 여기가 어디라고 덜컥, 꽃이 되었던가. 어미 살을 파먹고 꽃이 된 무꽃. 쪼그라진 젖을 물고 있는 무꽃.
     
    *시집 '신발론' (문학의전당, 2013)

  • 21.02.06 10:53

    잘...들었습니다...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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