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조선통신사 옛길 대장정 기행록(10)
- 전투비행장 거쳐 예천읍으로(호계 성보촌 – 예천 31km)
4월 14일(수), 아침에 쌀쌀하다가 낮에는 따뜻하여 걷기에 좋은 날씨다. 오전 8시에 성보촌을 출발하여 강변길 따라 예천으로 향하였다. 강폭이 꽤 크고 수변공원이 잘 조성된 평탄한 길이 한 시간 넘게 이어진다. 어느 동네를 지나노라니 이장의 방송 소리가 들린다.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에 대한 안내로 대상자를 호명하며 몇 시까지 주차장으로 나오라는 내용, 오나가나 코로나 시국인 것을 일깬다. 수변의 파크골프장에는 나이든 여성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네.
성보촌의 출발에 앞서 파이팅!
한 시간여 걸으니 문경시 호계면에서 산양면으로 접어든다. 산양산업단지가 들어서는 등 활기찬 모습, 비행기의 굉음이 요란한 가운데 농로와 도로 번갈아 걸어 10시경 산양면소재지에 이른다. 도로변 쉼터에서 잠시 휴식 후 내쳐 걸으니 문경시계를 지나 예천군 용궁면에 들어선다. 용궁면소재지 거쳐 외곽으로 나오니 큰 도로 건설현장, 공사차량 외에는 차량통행이 뜸한 길을 완공 전 시험보행하는 기분으로 30여분 걷기도.
11시 반경에 17km 걸은 후 길가의 식당에서 점심식사, 12시 20분부터 오후 걷기에 나섰다. 잠시 걸으니 공군전투비행장, 한 시간 넘게 비행장 옆길을 지난다. 정문의 담벼락에 커다랗게 써 붙인 구호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 정문 앞 광장에는 ‘하늘로, 우주로’라는 표어를 새긴 탑신 위에 날렵한 소형비행기의 모형이 설치되어 있다. 그렇다. 우리의 꿈은 하늘로, 미래로 도약하는 것이어야 하리라.
그 사이 용궁면에서 개포면, 다시 유천면으로 행정구역이 바뀐다. 유천면소재지에 이르니 오후 2시, 잠시 더 걸으니 화지리 길목에 윤관 도원수 영정각 화암재 입구라는 팻말이 보인다. 고려의 명장 윤관, 그 이름을 새기며 지나누나. 화지리 지나니 어느새 예천읍 초입, 30여분 걸으니 읍내로 들어서고 곧이어 웅장한 신축건물이 나타난다. 가까이 다가가니 예천군 청사, 2018년에 신축하여 이전한 것이란다. 예천군의 상징처럼 여겨져 사진 한 장 찍고 잠시 휴식, 곧이어 목적지인 신축 전의 옛 군청(지금은 보건소)까지 내쳐 걸으니 오후 4시 못 미쳐 골인이다. 걸은 거리는 31km. 오늘로 걷기 9일째, 절반의 일정이 끝났다. 걷기 종료 후 근처의 카페에 들어가 생맥주 한 잔씩 들며 절반의 일정 무사히 마친 것을 자축하였다. 그러자 나영애 대원이 일정 절반 무사히 마친 것을 축하하는 뜻에서 저녁을 대접하겠다는 즉석 제안, 박수로 감사의 뜻을 표하며 생맥주 파티 후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숙소에 들었다. 9일 동안 걸은 거리는 250km, 비슷한 거리의 남은 일정도 무사히 완보하리라.
맛있는 저녁식사
* 어제 일본의 동호인 나카니시 하루요 씨가 매일 멀리서 응원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태호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매일 선생님이 쓰시는 조선통신사 옛길의 기행록을 보고 있습니다. 인터넷 번역기로 일본어로 번역하여 엔도 회장, 가나이 상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두 분이 읽고 싶다고 하시니까 저도 매일 번역해서 보내고 있습니다. 사진에 반가운 분들이 많습니다. 고양문 교수님께 안부 전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번 한국 코스에는 서로 잘 아는 분이 참가하셨고 역사를 알면서 여유 있게 걸으시는 것 같아서 부럽습니다. 참가하신 분들 다 부산에 무사히 도착하실 것을 기원합니다.‘
걷는 중에 제자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내용인즉 ‘어제 기행록에 올린 사진 중 첩첩이 쌓인 산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어떤 날은 아침 식사가 부실한 것 같은데 영양섭취는 잘 하고 계시는지‘
나의 대답, ‘걸으면서 살핀 산의 실제 모습이 사진보다 더 환상적이었다. 음식은 매 끼니 풍성하게 먹고 간식도 자주 들어 섭생에 부족함이 없으니 마음 놓으라’ 혹 다른 분도 그런 걱정 하실까봐 실상을 알려 드린다.
9일째 걷기 기록
첫댓글 매일 올려주시는 기행록에 감사드립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함께 걷고 싶은 충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