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평판 亞최고' 싱가포르국립대 탄 초추안 총장
졸업생 평판도 부문에서 아시아 2위(지난해 1위)를 차지한
싱가포르국립대(NUS) 탄 초추안(Tan Chorh Chuan ·50) 총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글로벌 기업 및 연구소들과의 공동 연구, 그리고 그들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한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해서 졸업생 평판도가 좋아졌나.
"아시아적 관점을 잃지 않으면서 세계 수준의 교육과 연구를 하기 때문이다. NUS의 3개 연구센터는 세계 최고의 대학 22개 연구시설과 16개 국가급 연구기관들과 긴밀하게 연구·협력하고 있다. 또 학생들이 기업활동에 참여하는 'NUS 엔터프라이즈'는 학교와 기업, 연구소, 정부의 노하우를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학생들이 인재 수요자인 기업을 미리 경험토록 한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NUS 엔터프라이즈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기업가 정신과 글로벌 마인드를 체화하고, 지적(知的) 재산의 상품화, 벤처기업 만들기, 세계 초일류 기업들과의 제휴·협력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GE와
독일의 바이엘(BSP), 유럽연합의 에어버스 등 세계적인 기업과 최첨단 분야의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총장 취임 18개월이 됐는데 NUS를 글로벌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가.
"우리의 모토는 '세계를 NUS로, NUS를 세계로'다. 현재 학부생의 20%, 대학원생의 60%, 교수진의 50% 이상이 세계 100여개국에서 온 외국인이다. 우리 학생의 50%는 어떤 형태로든 해외 생활에 노출시키려 하고 있다. 적어도 20% 이상의 학생들이 외국에서 6개월 이상 생활하게 만들 것이다."
―NUS는 특히 MBA(경영학석사)와 EMBA(최고경영대학원) 과정이 세계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데.
"교수진이 강한 덕분이다. 우리는 하버드와 옥스퍼드, MIT 등의 최고 교수들을 영입해왔다."
카이스트 13위… 한국 대학들 성적 상승
11개국 448개 학교 분석
조선일보가 영국의 대학 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와 공동으로 실시한 '2010년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서울대가 아시아 6위·국내 1위를 차지했다. 카이스트(KAIST)와 포스텍이 각각 아시아 13·14위로 각각 국내 2·3위였다. 아시아 전체 1위는 지난해에 이어 홍콩의 공립대학인 홍콩대가 차지했으며, 싱가포르국립대가 3위, 일본 도쿄대는 서울대보다 한 계단 앞선 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아시아 대학평가'는 아시아권 대학들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국제 고등교육 기관 평가로, 올해 평가에는 국내 80개 대학을 포함해 아시아 11국 448개 대학을 대상으로 했다. QS는 지난 2003년부터 영국의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The Times)와 함께 세계대학평가를 실시했으며, 올해부터는 더 타임스 자매지인 선데이 타임스(The Sunday Times)와 미국 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US News and World Report)를 통해 세계대학평가결과를 발표하는 글로벌 대학평가 기관이다.
아시아 대학평가는 ▲연구능력(60%) ▲교육수준(20%) ▲졸업생 평판도(10%) ▲국제화(10%) 등 4개 분야를 점수화해 순위를 매겼다. 평가에 참여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홍콩 포함)·일본·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대만·태국·베트남 등 11개 국가다.
국내에서는 서울대·카이스트·포스텍에 이어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이화여대·한양대·서강대·경희대 등이 좋은 성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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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수는 지표별 평가 결과를 합산해 1위를 100점으로 했을 때 각 대학의 상대점수를 표시한 것. /자료:QS Quacquzrelli Symonds (www.TopUniversities.com)
올해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한국의 상위권 대학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아시아 랭킹이 전반적으로 올라갔다. 서울대가 지난해 8위에서 6위, 포스텍이 17위에서 14위, 연세대 25위에서 19위, 고려대 33위에서 29위 등의 순위상승을 보였다.
카이스트는 지난해 정보통신대(ICU)와 통합한 후 '시너지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 올해는 순위가 다소 내려갔다. 하지만 학계 평가(연구능력 부문)가 아시아 최고 수준이고 국제화 지표가 상승세라 향후 순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지방 국립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아시아 대학평가에서도 연구능력을 인정받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조사를 맡은 QS의 벤 소터(Softer) 평가총괄 책임자는 "한국 대학들의 논문 발표 수와 피인용도가 모두 늘었고, 국제화 지표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한국 대학들의 열정이 국제적 인지도를 계속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톱 30'에는 일본이 11개 대학을 올려 강세를 보였고, 한국·홍콩·중국이 각각 5개 대학, 싱가포르가 2개, 대만·태국이 각각 1개 대학을 올렸다.
'아시아 톱 30'에 포함된 7개의 홍콩과 싱가포르 대학은 외국인 교수비율이 42~65%, 외국인 학생 비율이 13~35%로 국제화에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대 랍치 추이(徐立之) 총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학생들에게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도 국제적인 환경, 다른 문화, 다른 생각에 더 많이 노출시켜야 한다"며 "현재 재학생의 30% 정도인 교환학생 비율을 100%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아시아 대학평가'부터는 의대(醫大)가 있는지 여부와 대학의 학생 규모를 반영해 4개 그룹으로 나눠 따로 순위를 매겼다.
①의대를 포함한 종합대학 순위는 아시아 전체에서는 홍콩대, 국내에서는 서울대가 1위를 차지했다. ②학생 수 1만2000명 이상 의대 없는 종합대학 중에는 싱가포르 난양공대가 1위를 차지했고, 한국외대가 국내 대학 중 1위였다. ③학생 수 1만2000명 미만 종합대학 중에는 홍콩과학기술대가 아시아 1위, 카이스트가 국내 1위였다. ④특성화 대학에서는 포스텍이 아시아 1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