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진평초등학교 《수일이와 수일이》 3차시
일시: 6월 19일(수) 13시 50분 ~ 14시 30분
장소: 진평초등학교 도서관
활동가: 김경민
기록자: 신은영
참여 어린이: 3, 4학년 어린이 9명
읽은 쪽수: 94쪽 ~ 127쪽
도서관에 들어서서 인사를 나누는 순간부터 시끌벅적해진다.
특히 지난 주 4학년 생존 수영 수업으로 빠졌던 친구들이 더 반가워한다.
수영 수업 참여한 이야기부터 아이돌 가수, 형제 자매 이야기까지 다양한 수다들이 쏟아진다.
오늘은 활동가와 기록자를 바꾸어 진행해 보기로 했다.
맨 처음 읽었던 《마법의 빨간 부적》과 달리 《수일이와 수일이》는 앞부분에 설명과 묘사가 많아서 동화를 듣는 아이들이 몰입이 잘 안 되고 쉽게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처음에 의논하기로는 선택한 세 권의 책 중에 앞의 두 책은 신은영 회원이, 마지막 한 권은 김경민 회원이 읽기로 했는데, 아이들의 지루함에 변화를 주고자 중간에 활동가를 깜짝 바꿔본 것이다.
장소는 오늘도 도서관 마루에서 진행했는데 이 곳도 익숙해지니 마구 산만해지는 경향이 보였다.
《수일이와 수일이 》 94쪽부터 읽기 시작했다.
지난주에 빠진 친구들을 위해 목차를 다시 한 번 읽고 시작했는데, 앞부분 내용을 기억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10장 나도 수일이>
지난 주 읽은 내용을 기억하느냐는 활동가의 질문에 아이들은 서로 “기억나요!” “나요!”를 외치며 줄거리를 이야기 하느라 잠시 시끌벅적해 진다.
활동가가 책을 읽기 시작하자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금방 수습되고 아이들은 조용히 귀를 기울인다.
가짜 수일이가 쥐로 돌아가기 싫다고 우기는 부분에서 한숨을 쉬는 친구들도 있다.
활동가 옆에 앉아있던 친구가 삽화를 들여다 보자, “그림 있어요?” “누가 진짜고 누가 가짜예요?” “둘 다 못생겼는데...” “가짜가 더 못생겼어” 하고 의견이 분분하다.
진짜 수일이와 덕실이가 암호를 확인하는 장면에서 활동가가 “… 어른들은?” 하자 듣던 아이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안 믿어!” 하고 외친다.
중간에 아이들끼리 장난을 치며 잠시 소란해졌는데 활동가가 마침 읽고 있던 문장이 “어떡하지?”였다.
“어떡하지?”를 반복해서 읽자 한 친구가 “혹시 11장 제목이 ‘어떡하지’예요?” 하고 묻기도 한다.
<11장 젖소를 키워볼까>
엊그저께까지만 해도 돌려보내 달라고 징징거리던 가짜 수일이가 느닷없이 안 돌아가겠다고 버티는 장면이 나오자 “수일이와 수일이가 아니라 완전 청개구리네!” 라고 혼잣말을 하는 친구도 있다.
내용 중에 동네 샛강 이름이 동천인데 ‘사람들은 그 동천을 똥천이라고 말했다’는 문장이 나오자 아이들은 “동천” “똥천”을 중얼거리며 웃었다.
태호네 고양이를 떠올리는 장면에서는 “태호가 누구예요?” 라고 묻는 친구도 있고 “친구”라고 대답해 주는 친구도 있다.
수일이가 태호네 고양이를 하루만 빌리면 일이 풀릴 것 같다고 하면서 ‘하루도 필요 없고 한 나절, 아니 잠깐 동안만 빌리면 될 것 같았다’는 부분에서는 “한 시간!”이라고 외치기도 한다.
태호에게 고양이를 데리고 나와 달라는 부탁을 하는 장면에서 “고양이는 산책시키면 안 되는데”라고 말하는 아이가 있었다.
가짜 수일이와 태호네 고양이를 만나게 한 뒤 진짜 수일이가 집에 돌아와서 덕실이한테 드디어 가짜를 쫓아버렸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자, 활동가가 “쫓았을까?” 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모두 아니라고 대답한다.
이제 길을 잘 아니까 집에 돌아왔을 것 같다는 친구도 있고, 쥐로 돌아가지 않았을 거라고 예상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아직 20장도 안됐는데…”라며 이야기가 아직 많이 남았으니 벌써 결론이 나지는 않았을 거라고 짐작하는 친구도 있었다.
<12장 농부가 될 거야>
오히려 더 당당하게 행동하는 가짜 수일이 때문에 속이 상한 진짜 수일이가 복제양 돌리 이야기를 떠올리는 장면이 나오자 “돌리? 둘리 아니예요?” 하고 묻는다.
수일이 엄마가 수일이에게 요즘 들어 밤이나 땅콩 같이 딱딱한 걸 야금야금 잘 먹는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창호가 “선생님, 쥐는 이가 너무 길어지게 하지 않으려고 돌멩이나 딱딱한 걸 자꾸 씹는대요.” “또 비번가 걔는요, 자기가 무슨 나무 같은 거 안 씹으면 이가 안 자란다고 맨날 나무 갉아먹어요.”라고 말한다.
가짜 수일이가 농부가 되고 싶다면서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다는 진짜 수일이한테 “농부가 없으면 우주 비행사도 없어” 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몇몇 친구들이 “맞는 말이네!” 라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아무래도 《수일이와 수일이》는 3, 4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는 조금 분량이 많은 것 같다. 혼자 읽을 때는 몰랐던 부분들도 소리내어 읽을 때는, 누군가에게 들려주기에는 지루한 설명이나 묘사도 많다. 오늘도 다소 산만하고 중간중간 흐트러지는 모습도 보였지만, 그래도 40분 동안 귀를 열고 버텨내는 아이들이 대견하다. 그동안 책을 읽는 입장이었다가 오늘은 기록을 하면서 아이들을 지켜보는 경험도 흥미로웠고, 기록을 담당하다가 오늘은 읽어주는 활동을 한 김경민 회원도 또 다른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