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경단 5인위원회에서는 교단을 위해
선택받아 총회장 부총회장으로
수고했던
사실을 가슴에 깊이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에 맞지 않는 100회 총회장이
101회 총회장이 해야 할 일을
한 것에
대해 몹시 안타깝게 생각해
총장 정일웅이나 김인환 같은 목사가
총장 재임하면서 총회 부총회장 출마했다면
안명환은 고사하고 아마 그 당사자도
펄펄 뛰며 난리를 피웠을 것
최소한 총신 출신이라면 믿음의 눈으로
총회와 총신을 바라보고 원로가 아니더라도
그에게 ‘사람이 그러면 못 써’라고 하자
늦은 오전 대치동 네 길거리 해가 들었다. 제101회 총회 첫겨울의 적막함이 오가는 차들 속에 스친다. 신호등 건너 해초록 지나 총회
문어귀에 혼자 섰으면 흰 눈의 잎사귀 사이 종이 광고가 팔을 벌린 채 걸려 있다. 행인도 별로 없는 길거리 쪽 스산함과 무료가 코트 소매 속으로
한기랑 스민다. 제101회 총회 초겨울의 잔잔함이 엘리베이터에서 막 내리는 폐간 기독신문 사장 남상훈과 네 기자들 모습에 싹 가신다. 그들은 한
몸이 되어 바삐 내가 오던 길로 나갔다.
김창수 목사 총무실에서 한담을 나눈 뒤 황주용 목사가 증경들 기자회견 가보는 게 좋지 않으냐 말했다. 뻔한 내용이겠지만 귀한 원로들
사진이라도 찍어야겠다는 생각에 지하철을 탔다. 막강 증경 총회장 그리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내려 수도노회 현역 막강 실세 서기행이 애용하는
장충동 언덕 앰버새더에 걸어 들어섰다. 안내에 물어 1층 뷔페식당 별실에 가니 총회 1층 엘리베이터에서 옹송거리며 내리던 주간기독신문 사장
남상훈과 다섯 기자들이 그 자리에 다 있었다. 그리고 작전이 필요해 연락만 하면 모이는 10여 명의 교계기자들이 오락가락했다. 아마 폐간
기독신문이나 신규 등록 주간기독신문 관계자가 연락했을 것이다. 제100회 총회장 박무용 목사와 소송 중인 이능규는 또 다른 소집책인 것 같고
강일구도 초청객인 듯 싶은데 나는 불청객이었다. 나를 보는 메인테이블의 김용실(연정교회 교단 탈퇴했는데 교단 증경총회장단 회장) 서기행 권영식
안명환 김동권 남상훈 등은 못 볼 걸 본 떨떠름한 표정이었고 객원으로 참석해 객석에 앉은 광주의 김상술도 얼굴이 마주치자 멋쩍은 얼굴이었다.
나중 늦게 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제93회 부총회장 강자현 장로까지 다 합하면 증경 붙일 만한 사람들은 11명이었다. 그러니까 증경총회장 5명
증경부총회장 6명(개혁 출신 2명 포함)이었다.
1월 16일 오전 11시 예정시간이 좀 지났지만 잠시 자리와 분위기 잡기가 대충 끝난 모양인지 좌장 서기행이 누군가에게 웅얼거렸다.
“다 오시면 말씀하세요. 식사는 여기서 합니까.”
좀 있다 황규철을 끝까지 지킨 제98회 소신 총회장이었지만 제101회 총회 개회 전 제100회 유안건 처리 때 총신 문제로 해총회
행위자로 기소되어 총회 징계를 받은 안명환이 일어서 입을 열었다. 그는 이 기자회견의 사회자였다.
“이제부터 기자회견을 시작하겠습니다. 증경총회장단(친목단체) 회의에서 5인 위원회에게 맡긴 사항이 있습니다. 그래서 5인 위원회
위원장이신 서기행 목사께서 기자회견을 시작하시겠습니다.”
제89회 총회장 서기행이 입을 열어 앞뒤가 잘 맞지도 않는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
“감사합니다. 주후 2017년 1월 16일 증경총회장단들은 다음과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알려드립니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기독교 다시 말해서 개신교는 하나님 말씀 중심 곧 칼빈과 루터의 종교개혁은 신앙생활을 위해 오직 은혜
오직 구원 오직 하나님 영광만을 위해 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신학과 신앙을 확보해야 하는 해입니다. 2017년 10월말 경 로마 가톨릭 교황이
직접 가서 WCC 대표들과 가톨릭에서 개신교단을 핍박하는 것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WCC에서는 과도한 로마 가톨릭에 대한 배척을 송구스럽다고
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우리는 구교와 신교가 화해했다는 것을 부르짖으며 세계평화를 위장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로마 가톨릭과 WCC 실무진들의
진행사항입니다. 천주교는 교황무오설입니다. 성모 마리아 승천설을 믿습니다. 우상숭배를 하지 말라는 제2계명을 성경에서 삭제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66권의 성경을 정경으로 믿지만 그들은 외경과 위경을 정경으로 받습니다. 그들은 권력과 경제적 힘과 그릇된 신학사상을 감춰버리고 종교개혁
500주년을 화해했다는 미명으로 오직 성경으로 살고 오직 믿음으로 살고 오직 구원은 하나님에게만 있다고 하는 사실을 흐리게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2017년은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측은 더 성경적이고 더 보수적인 신학을 공고히 하여 성경중심 하나님중심 교회중심의 신앙운동을
강력하게 펴나가야 합니다. 지금 현재 500주년을 기해 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증경단 5인위원회에서는 교단을 위해 선택받아
총회장 부총회장으로 수고했던 사실을 가슴에 깊이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에 맞지 않는 100회 총회장이 101회 총회장이 해야 할 일을 한 것에 대해 몹시 안타깝게 생각해 이 사실을 나중에 김동권
목사님이 말씀을 드릴 것입니다. 저로서는 마지막으로 500주년을 맞이해서 우리 한국의 7개 교단장들께서 KNCC 한기총 한교연 다 없애고 새
단체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일에는 그 뜻이 맞다면 좋게 생각하지만 교단장님들께서는 과거부터 내려오는 일인데 교단장들께서 협의를 해 그때그때마다
해야지 어느 기구를 없애고 다니는 일은 매우 힘들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우리 5인위원회에서는 교단장들끼리 7개 교단뿐만 아니라 모든 교단들이
건전한 교단들이 모여 국가에 대한 것이라든지 사회에 대한 문제라든지 동성애문제라든지 더 나가서 알라신을 섬기는 거나 이단문제라든지 서로 협의해서
그 교단의 일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잘 해나갔으면 합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어서 몇 가지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기독신문이
잘 나오고 있습니다만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폐간되어버렸습니다. 그 일에 대해 신문사 사장이 말씀하실 것이고 그 다음에 3인 예우정지의 건에
대해서는 김동권 목사님과 권영식 장로님 말씀하실 것이고 총회신학교는 재단이사장 대행이신 안명환 목사님께서 약간 말씀하시고 여러분이 질문하시면
답하겠습니다. 저는 대체적인 말씀을 드렸습니다.”
경선까지 해 폐간 기독신문 사장이 된 남상훈이 폐간 기독신문에 대해 구구하게 말했다. 그 다음 발언자를 서기행이 지적했다.
“그 다음은 질문은 좀 있다 받고 총회신학교에 대해서는 재단이사장대행이시니까 재단이사장이신 안명환 목사께서 말하겠습니다.”
재단이사장대행이시니까 재단이사장이신(실제 임기도 종료되었는데 총신 이사장실 명패도 재단이사장으로 되어 있다) 안명환이 절박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학교법인 총신대학교 재단이사장 직무대행 안명환 목사입니다. 101회 총회가 개회하기 전 100회 총회장이라는 분이 나와서 저를
(면직) 출교를 시켜 재단이사장 안명환 이렇게만 말합니다. 목사 자를 못 붙입니다. 그래도 학교법인 이사장으로서 대행하는 이유는 사학법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는 국가의 보호를 받습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우리 총신대학교가 파행되어서 데모하는 학생들이 바닥에다 이사들 퇴라고
해 놓고 떠나라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재단이사회는 파행된 적이 없고 지금까지 재단이사회가 모여서 15명 중에 9명 모여 본 적도 없고
10명이 모여야 정관 개정을 합니다. 이 정관 개정을 하려고 했는데 못하게 방해하니까 이제 99회 총회 맞이해서 뭐라고 하느냐면 정관 개정도 못
한 재단이사회는 다 끝났다 했습니다. 이렇게 아주 혹독한 채찍질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모이려고 하면 ‘느들 가면 안 돼’ 해가지고 안
됩니다. 이번에도 이런 게 왔어요. ‘재단이사 선임을 위한 긴급권 행사 지시 및 미이행 시 징계 처리 예고 건’이라고 했어요. 이렇게 이런
식으로 막 와요. 그러니까 이사들(임기 종료되어 긴급처리권만 가진 이사)이 무서워서 노회를 통해 벌 받을까봐 무서워 오지를 않아요. 그러다보니
전부 사표 내고 남은 것은 사표 안 낸 사람은 김승동 목사와 안명환 목사 둘 남았어요. 저도 역시 긴급처리권이 있는 이사입니다. 이 이사는 우리
총회에서 아니 학교에서 법적으로 된 것이 아니라 문교부에서 재단이사들이 없으니까 당신들 가서 이사였으니까 학교가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일을
처리해 달라고 문교부에서 긴급처리권을 준 이사입니다. 이 이사를 총회에서 ‘느그들 가면 죽어’ 하고 징계를 할 수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모여서 학교 현안 처리를 해야 하는데 2015년도 예산 결산처리도 못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교수 임명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김영우 취임 이후 교수 12명이나 뽑은 뒤 총장 관용차를 타고 부총회장 선거에 뛰어 들었다.) 이제 시간이 다 돼서
이제 재단이사회를 구성해야 되는데 지금 구성을 하려고 지난번 12월 22일 모였지만 9명이 와야 되는데 6명이 왔습니다. 그런데 그때 못 오신
분들이 독감에 걸려 굉장히 고통을 받고 또 암 수술하고 하다 보니 성수가 되지를 않았어요. 그런데 혹독하게 징계하겠다 이거여. 그리고 일이년 한
번도 나오지 않던 사람이 나와서 나왔다고 하는 것은 기록이 없어요. 이건 다 거두절미하고 2월 6일 문교부에서 관선이사 즉 임시이사 들어오는
공청회가 있습니다. 이제 여기에서 우리가 가게 되면 거의 관선이사가 들어오는 것을 막을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전에 우리가
마지막으로 재단이사회를 1월말 경 열려고 합니다. 지금 외국에 나가고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1월말 경에는 열려고 지금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열게 될 것입니다. 이게 마지막입니다. 우리가 이날 긴급처리권을 가진 이사님들이 다 오신다면 기꺼이 우리 재단이사가 구성이 됩니다.
그리고 이 재단이사는 총회에서 누구누구 시켜가지고 시키는 게 아니라 재단이사장 대행이 이사를 인준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 동의 재청하고 투표를
해야 합니다. 그래가지고 회의록에 다 써야합니다. 그걸 모아서 문교부에 보내는 게 절차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재단이사장의 권한은 별로 없고
총회장께서 명령하시면 다 되는 줄 아는데 우리 교단법도 있지만 사학법을 따라야 하는 우리 학교이기 때문에 이 사학법을 따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1년에 60억씩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학교이기 때문에 우리는 사학법에 맞춰서 운영을 해야지 사학법을 떠나면 문교부에서
취소를 합니다. 여러분 이번에도 이사 취소를 하겠다고 하는데 이번 1월말 경에 재단이사회 소집해서 성공이 되면 이 관선이사는 들어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말씀 드립니다.”
이어서 김동권과 권영식이 증경총회장 5년 예우 정지된 건과 기타 건에 대해 구차하게 말하며 기자들이 기사화해 주기를
구걸했다.
서기행이 다시 입을 열었다.
“궁금한 게 있으시면 질문을 해 주시고 그렇지 않으면 밖에 나가셔서 식사하면 되겠습니다. 질문 있습니까.”
크리스천포커스의 송삼용이 나섰다.
“크리스천포커스 송삼용 목사입니다. (총회 전 노회에서 목사 면직됐다 총회 후 노회에서 면직 취소되었다.) 총신대 관련해 이사들이
총신대 정관 1조에는 ‘총회 지도를 받는다’ 되어 있고 또 국가법 사학법에 의거해서 총신대를 운영해 가지고 국가 교육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정관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967년에 총신대 재단이사회에서 법인체를 취득했고요. 1969년에 대학령 인가를 받고...”
서기행이 말을 끊었다.
“간단하게 해. 왜 기냐. (큰 소리로) 간단하게. (기자들 웃음) 간단하게 물어...”
송삼용은 역시 꺾이지 않았다.
“사학법에 의해서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사회에서 총회 보고해 허락받은 것이니 총회 결의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총회 측에서
사학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총회 결의만 내세우고 있거든요. 그러면 재단이사회에서는 총신대 재단이사회 및 총신대 운영을 업무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
왜 사법에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건지 앞으로 취할 계획이 있으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기행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것은 우리 증경단들은 저는 의견을 개진한 것이지 해결할 길도 없고 또 어디 가서 동의 재청해서 결의할 것도 없고 우리
5인위원회에서는 호소하는 것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재단이사장님의 말씀을 들으시고 학교가 잘 되도록 격려해 주시고 우리 신학교가 총회신학교가
되도록 격려해 주시고 더 나가서 일반법에도 저촉이 안 되도록 그렇게 기도도 해 주시고 또 논설도 그렇게 써주시기를 바랍니다.”
양진우 기자가 폐간 기독신문의 아픈 데를 찌르고 100회 총회장을 겨냥한 질문을 했다. 서기행이 손사래를 치며 말을 막았다.
“우리 기독신문은 더 물어보지를 말아. 누구 한 사람 실수로 폐간됐다는 것만 알뿐이야. 알아들었으니까 그만해. 증경총회장단 호소문만
내는 거야. 유인물에 다 써있어. (유인물이란 페간 기독신문에 실린 광고문이었다.) 거기 다 있어요. 식사하시면 나눠 드릴께.”
송삼용이 또 질문을 했다.
“총회장님 질문이 하나 더...”
서기행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손사래를 쳤다.
“총회장 아니야. 증경총회장이야... 그만해... 또 할 말씀 있어요. 그러면 나가셔서 식사하세요. 감사합니다.”
기도하고 찬송하며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은 총신의 뒤안길에서 자라 목사가 된 그들 모두는 총신 출신이 총신을 농단하는 이런 꼴을
보려고 간밤엔 얼마나 전화질을 해대고 잠도 자지 않았을까. 그래서 총신이 아닌 원불교 본산 원광대출신 편집국장이 썼을 폐간 기독신문 사설은
서기행의 호소를 즉각 사설에 이렇게 반영했다.
증경총회장 호소에 귀 기울여야
증경총회장들이 총회 산하 전국 교회 목사와 장로들께 거듭 호소했다. 증경총회장단회(회장:김용실
목사)는 1월 16일 서울 앰배서더호텔에서 20여 명의 증경(부)총회장과 30여 명의 교계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독신문사 폐간, 총신대
재단이사 선임, 총회결의시행방해자에 대한 제명 출교 등 총회 현안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전국 교회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했다.
총신대 재단이사 선임과 관련해서 증경총회장단들은 2015년부터 재단이사회가 예결산과 교수임용을
하려해도, 이사회에 참석하면 징계하겠다고 하여 이사들이 눈치를 보느라 매번 성수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되고
재단이사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제야 총회가 긴급처리권을 가진 이사들이 모여 재단이사를 선임하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언제는 재단이사회를 불법단체로 규정하더니 지금은 참석치 않는 자를 총회결의 방해자로 몰아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이런 논리를
펼치면서 사사건건 전 이사들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는 태도는 명백히 잘못된 처사라는 것이다...
이날 증경총회장단들의 ‘호소’는 현 총회의 불안정한 요소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총회장을 비롯한
총회임원들은 그래도 증경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무시하거나 냉소로 일관하게 되면 총회는 지금보다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무에 스파게티가 주렁주렁 열리고, 펭귄 떼가 유유히 하늘을 난다. 도깨비의 변덕이 빚어낸 이변이냐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각기
1957년과 2008년에 보도한 내용이다. 짐작하셨겠지만 이들 보도가 나온 날짜는 바로 4월 1일. 맞다. 만우절 특집 기사였다. 당시 이
신기한 나무의 재배법을 묻기 위해 시청자 전화가 빗발치자 BBC 측은 “토마토 소스 깡통에 나뭇가지를 심어놓으면 무럭무럭 잘 자란다”며
천연덕스레 답변까지 해줬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힐러리가 테러단체 IS에 무기를 판 사실이 확인됐다” “힐러리 e메일 스캔들을 수사하던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살해당했다”….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이들 기사가 꽤나 기여했다는 지적이 많다. 누가
봐도 새빨간 거짓말인데 속은 이가 몇이나 되겠느냐고? 선거 직전 석 달 동안 상위 20개의 가짜 뉴스가 상위 20개의 진짜 뉴스보다 더 많이
공유되고 더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받았다고 하니 결코 장난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얼토당토않은 가짜 뉴스에 민심이 동요하는 건 왜일까.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가 이른바 ‘반향실(echo chamber)’ 역할을 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세상이 갈수록 양극단으로 분열돼 가면서 자기 생각과 비슷한 주장만 듣고 싶어 하는 이가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다.
며칠 있으면 설날이다. 고향 찾아가는 길, 고속도로가 꽉 막힐 것이다. 왜 생고생을? 문화 때문이란다. 아직까지는 명절 대이동이
살아가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란다. 불효자식 소리를 피할 수 있다. 그래서 진화인류학에서 보면 문화도 적응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어머니로부터 늘 ‘사람이 그러면 못 써’하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서재에 꽂힌 수천 권의 인문학 서적이 품은
교훈을 단 한 줄로 줄이면 ‘사람이 그러면 못 써’라고 한다. 시인의 어머니처럼 증경단 원로는 공증을 하고 총장이 되고도 공증을 지키지 않고
총장이면서 총회 부총회장 선거에 나와 총장 관용차를 타고 1년여를 선거운동하고 다니고 위임받은 시무목사면서 교회 사택에 살지도 않고 설교도 자기
시간이 날 때 몇 주에 한 번 하고 개신교 목사가 결혼도 하지 않고 지나간 곳은 물론이고 근무하는 신학교에서조차 교수와의 스캔들 소문이 하나도
아니고 여럿 도는 등 총회와 총신 파행의 원인 제공자에게는 ‘사람이 그러면 못 써’라고 왜 못 하는가. 사위가 총신 교수라서 그런가. 도대체
총장 정일웅이나 김인환 같은 목사가 총장 재임하면서 총회 부총회장 출마했다면 가만히들 있었을까. 안명환은 고사하고 아마 그 당사자도 펄펄 뛰며
난리를 피웠을 것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최소한 총신 출신이라면 믿음의 눈으로 총회와 총신을 바라보자. 그리고 원로가 아니더라도 그에게 말하자. ‘사람이
그러면 못 써’라고...
==자료출처 더굳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