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듯 사업을 마무리 하고서 요즘은 좀 한가? 할 줄 알았다.
지원이 시작되던 5월부터 8월까지는 그림책 7권을 만들어 냈다.
9월엔 책 편집교정 봐가며 연꽃 팔상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9월 27일 출판기념회를 겸한 문학주간 문화행사를 마쳤다.
9월 28일 티벳박물관에서 기금을 타와서 열리는 어린왕자 예술제가 펼처졌다.
숨가쁘게 행사들을 진행 정리 마무리하고 10월 행사에 대비했다.
10월 5, 6일 목포 문학관에서 열리는 축제에 어린왕자 특별관을 설치해 주어서
참 다행스럽게 행사를 진행 하였다.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는 죽곡정사 시화전이 열리는 날이다.
3일동안의 행사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나의 10월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10월 20일엔 대전에서 지인이 일행을 인솔 문학관을 다녀갔다.
근무시간 외에 시골집 농사를 손봐야해서 날마다 힘든 행군고 있다.
다행이 늦게까지 날이 따듯해 주어서 10월 26일에야 심은 마늘이 잘 나서 자라고 있다.
다음은 양파를 심어야 했다.
참 다행인 것은 옆집에 농사를 짓는 아저씨가 20년만에 처음으로 밭을 갈아 주었다는 것이다.
호미 하나로 파서 심고 거들 때와는 다르게 기계로 밭을 갈아놓으니 참 보드랍고 좋았다.
그러나 내 상태는 누적되는 피로로 인해 결국 탈이 났다.
요즘은 잘 달래고 있는 중이다.
11월 들어서 새로이 일이 하나 생겼다.
스님과 잠시 이야기 하는 중 늘 아쉬웠던 것을 말씀드렸다.
대원사는 보성에 있어서 차를 지나칠 수가 없다.
그런데 입구에는 차나무가 하나도 없다.
극락전 뒤뜰로 가야 차나무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주차장에서부터 차를 심어 가꾸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차 모종을 뭐 어쩐다고 혼자말씀처럼 하셨다.
"요즘 씨앗을 모아서 바로 심으면 3년 안에 울타리가 조성이 될 것입니다."
"씨로?"
그렇게 차씨 심는 것부터 설명을 했더니 그러냐고, 주축이 되어서 해 보라고 맡기셨다.
그렇게 일을 벌었다.
그래도 어쩌랴 내가 있어 내가 있는 장소가 조금이라도 좋아 질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요즘은
열심히 차씨 주워모으고 있다.
물론 환경을 가꾸는 것이 상주작가의 의무는 아니다.
그러나 가면 청소하고 나면 시간되는대로 차씨 주워 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