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그림 지도 - 쓸모가 넘치는 아름다움, 스톡홀름 -
인기멤버
hanjy9713
2023.10.07. 17:13조회 4
댓글 0URL 복사
한 장의 그림 지도
쓸모가 넘치는 아름다움, 스톡홀름
스톡홀름 카드와 지상에서 가장 긴 아트 갤러리
스톡홀름 지하철 역사는 '세계에서 가장 긴 아트 갤러리'라 불린다.
"스웨덴에서 가장 좋은 게 무엇이었나요?" 많은 여행자들이 이렇게 답한다. "스톡홀름 카드요." 지하철과 버스, 섬들을 오가는 페리, 자전거 투어는 물론 80군데 주요 관광지의 할인 혜택까지 하나의 카드로 해결할 수 있다. 물론 무척이나 경제적이고 실용적이다. 그러나 여행의 수단에 불과한 교통 카드를 '가장 좋았다'는 목적으로 탈바꿈시키다니. 그야말로 '스톡홀름답다'.
이 카드는 또한 '세계에서 가장 긴 아트 갤러리'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해준다. 스톡홀름에 있는 90개의 지하철 역사들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처럼 치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벽과 천장 자체를 동굴처럼 불규칙하고 자연스럽게 마감한 뒤에 페인팅, 모자이크, 조명, 조각 기둥들을 덧붙여 놓았다. 대학(Universitetet) 역에는 생물 분류학으로 유명한 칼 폰 린네의 업적을 기리는 장식물을 새겨두는 등 지역적 특성도 잘 살리고 있다. 갤러리답게 중앙역(T-Centralen station)에서 출발하는 가이드 투어도 있다. 화요일은 블루, 목요일은 그린, 토요일은 레드라인을 따라간다.
항해사의 대 망신을 큰 자랑으로 만들다 - 바사 호 박물관
전함 바사 호, 17세기 선박의 원형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다.
1625년 구스타프 2세 치하의 스웨덴 왕국은 해양 강국의 면모를 뽐내기 위해 전함 바사(Vasa) 호를 건조한다. 당대 최고의 과학과 예술의 집합체로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출항한 배, 그러나 처녀항해를 떠난 선박은 2Km도 못 가서 균형을 잃고 침몰하고 만다. 과시용으로 너무 많은 포를 실어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서라고도 하고, 구스타프 국왕이 정치적 이유로 너무 급히 배를 완성시키라고 지시한 때문이라고도 한다. 어쨌거나 세계 해양사에 길이 남을 대망신을 당한 셈이다.
그로부터 300년이 흘렀다. 해양 고고학자들은 1956년 스웨덴 항구 바로 바깥에서 바사 호를 발견해 5년에 걸친 작업 끝에 인양한다. 놀랍게도 선체는 17세기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스톡홀름 사람들은 선조들의 부끄러운 실패를 끌고 와 멋진 박물관으로 변모시켰다. 커다란 돛대를 달고 있는 해안의 박물관 안에는 바사호의 본 모습이 생생히 재현되고 있다.
거대한 선박의 본체, 아름다운 선미의 조각, 선원들의 옷가지와 물품 등과 더불어 당시 선박의 구조와 선원들의 활동을 볼 수 있는 미니어처까지 세심하게 진열되어 있다. '30년 전쟁' 때 발틱 해를 지배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함 바사 호는 당시에는 적들을 하나도 죽이지 못했지만, 수백 년 뒤에는 세계의 여행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노벨상 시상식의 수상자는 어떤 기분일까 - 콘서트홀
1918년의 노벨상 증서. 노벨상에 쏟아진 초기의 관심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상금액 때문이기도 했다.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써라.' 이 격언을 스웨덴 사람처럼 충실히 따르는 경우가 있을까? 냉전 시대 스웨덴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이를 오가며 짭짤한 수익을 얻었다. 그래서 박쥐고 욕을 먹기도 했지만, '사회적 환원'이라는 가치를 앞장서 추구해 왔기에 결국 착한 박쥐로 사랑받을 수 있었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떼돈을 벌어들이고, 잘못 나온 부고 기사에서 '더러운 상인'이라 불린 노벨 의 변신 역시 그러했다. 그는 유산의 94%를 '노벨상' 설립에 남기고, 인류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들에게 영광의 메달을 건네주도록 했다.
매년 12월 10일 스톡홀름의 콘서트홀에서는 노벨상 시상식이 벌어져 전 세계인의 시선을 한 군데로 모으는데, 그 밖에도 노벨상의 꿈을 대리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도시 곳곳에 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전망 좋은 시청 건물에서 공식 연회가 벌어지는데, 평소에도 이곳 레스토랑(Stadshuskällaren)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의 디너 메뉴를 맛볼 수 있다. 구시가에 있는 스웨덴 아카데미 소유의 레스토랑(Den Gyldene Freden)은 노벨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노벨상의 실물을 보려면 구시가인 감라 스탄(Gamla Stan)에 있는 노벨 박물관을 찾아가면 된다.
말괄량이 삐삐의 친구가 되고 싶다면 - 주니바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