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세상에 생긴 순간부터 지금까지 늘
교회라는 테두리가 삶의 중요한 영역이었던 나에게
교회라는 공동체는 참 익숙한 영역이다.
지금까지 속했던 교회는 어릴 적 고향교회(거창제일교회)와
결혼 전 서울에서 다녔던 임마누엘교회와 두레교회
결혼하고 남편 따라 2달 겨우 다녔던 부산의 송도제일교회
그리고 네덜란드 개혁교회(Eudokia kerk)
한국에 돌아와서 다녔던 울산교회, 샘물교회, 그리고 다우리 교회.
총 8개 교회 중에서 나에게 가장 새로웠던 곳은 네덜란드 Eudokia kerk이다.
그러고 보니 그곳은 내 인생에서 2번째로 길게 다닌 교회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는....
그전까지 사반세기 교회를 다녔지만 여러 면에서 Eudokia kerk는 새로웠다.
일단 예배를 드리는 언어가 달랐다. 한국말이 아니었다. ㅋㅋ
그리고 교우들이 99% 백인이었다.
1300명 교우 중에 우리 가정과 중국계 한 사람,
그리고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 입양된 교인 4명 이렇게 9명만 백인이 아니었다.
언어와 외모가 다른 이방인인 우리를
그분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자매라며 처음부터 가족으로 환대해주었다.
참 감사하다.
이런 외향적인 차이 외에도 Eudokia kerk는 나에게 새로운 것이 많았다.
긴장하며 총총히 걸어갔던 첫 주일 예배.
빨간 벽돌로 된 교회 건물과
예배당 가득히 울려 퍼지는 파이프 오르간 찬양은 인상적이었다.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가득한 예배당은 유럽교회의 오랜 전통인 듯 하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교회에 도착하면 로비에 겉옷을 벗어 걸어두고 예배당 안으로 들어간다.
네덜란드에는 어디를 가든(박물관이나 연주회를 가도) 입구에 겉옷을 걸어두는 곳이 있다.
바깥에서 입던 겉옷을 로비에 벗어 두고 실내로 들어간다.
예배가 시작하려면 10여분은 남았는데 대부분 교인이 벌써 자리에 조용히 앉아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특별했다.
예배에 참 일찍 오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목사님이 설교단에 오르신 후 예배당에 들어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7년 반 동안 거의 보지 못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자녀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나에게 참 생소했다.
주일학교가 없다더니 정말 없나보네,, 어린 아이들도 함께 예배를 드리는 구나 했다.
10대 청소년들도 부모님 곁에 다른 형제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
그렇게 앉은 가족 수가 보통 6~9명으로 많은 것도 나에게는 참 인상적이었다.
이미 자리에 앉은 교우들은 나중에 예배당에 들어오는 교우들을 향해
눈을 맞추며 가볍게 목례하는 것도 특이했다.
아무리 반가워도 예배 전이라 그런지 소리 내어 떠드는 사람이 없었다.
예림이, 예솔이가 자라 우리와 나란히 앉아 예배드리게 되었을 때,
처음에 예림이 예솔이는 예배당에 도착해서 의자에 앉자마자
의자에 올라서서 뒤를 돌아보며 주변 아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소리 내어 인사하는 바람에
약간의 무리를 일으킨 적이 있다.
다들 웃으며 이해해 주었지만, 드문 경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