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관광을 하려는데 이틀 동안 소나기가 내렸다. 예기치 못한 불길한 징조가 보였지만 하늘이 도와 백두산 천지天池를 볼 수 있었다. 관광이 끝날 즈음 물건을 구매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국내 상품이 우수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타국에 오면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상품을 구매하려고 한다. 무엇이든 사고 싶은 마음이 생겨 눈동자는 별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농산물 센터에 도착했다. 중국 참깨와 보이차와 같은 농산품이 진열장에서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참깨의 경우는 배에 태워서 수입하기에 방부제가 많이 들어 있다. 국내에서 식품으로 자주 먹으니 현지에서 구매하는 것이 신선하다. 비싼 식품은 잘 따져보고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식생활에 필요한 몇 가지를 구입했다. 라텍스 쇼핑센터에 관광버스가 정차했다. 쇼핑센터 직원들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명씩 전담하여 케어했다. 많은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했다. 침대에 덮여 있는 라텍스를 체험해보라며 팔을 끌어당겼다. 폭신한 라텍스 패드와 이불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고 나도 모르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것처럼 구미가 당겼다 라텍스를 구매하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전해졌다. 침대에 누워서 라텍스의 촉감을 맛보았다. 갑자기 생활에서 '수면'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동구매의 욕구가 온 뇌리를 잠식했다. 옆지기에게 라텍스를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달했다. “집에 좋은 이불이 넘치는데 다 덮고 나서 구매하는 게 어때요?”라며 아내의 의견을 일언지하一言之下에 무시했다. 가격이 저렴하면 내 맘대로 구입할 것이다. 값비싼 물건은 남편과 의논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간이 작아 쉽사리 구매하지 못한 자신이 안타까웠다. 반대하는 남편의 입장은 당연했고 새삼스럽지 않았다. 라텍스는 상당히 비싼 가격에 속한다. 중국에서 고무로 만든 우수한 제품이라고 광고했다. 침대 패드를 사면 라텍스 베개 두 개를 끼워준다고 했다. 남편의 단호한 거절에 어설픈 눈요기는 소문 없이 끝났다. 부부팀의 남편은 “우리 집에는 나이론 이불이 많아서 정전기가 일어나 무서워요. 몸에 해로우니 라텍스를 구매해야 해요. 이불은 좋은 것을 덮어야 하는데 나이론 이불만 있어요”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요즘 나이론 이불을 덮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금시초문이지만 라텍스를 사고 싶단 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리라. 나이론 이불을 거론하니, 내 어머니가 생각났다. 어머니는 자식을 사랑하는 만큼 직접 목화솜을 차곡차곡 넣어서 나이론 이불을 만들었다. 겉을 싸는 홑청은 하얀 포플린으로 박음질을 하고 앞면은 고운 빨간색 나이론 천을 덧댔다. 추운 겨울날 남매들이 나이론 이불 속에 발을 묻고 있으면 얼마나 따뜻한지 몰랐다. 해바라기 꽃을 피웠던 추억이 그립다. ‘행복이란 어머니의 사랑에 만족하는 거구나!’라고 감동했었다. 간혹 나이론 이불에 살갗이 닿으면 이름 모를 정전기가 말썽을 부렸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회원들은 너도나도 라텍스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고가의 상품을 인정하며 여러 가지를 구매했다. 아마 좋은 제품이라고 신뢰하는 것이리라. 라텍스 패드를 깔고 잠자리에 드는 상상을 막연하게 꿈꾸게 되었다. 집안에는 덮지 않은 이불이 많다. 계절이 바뀌면 백화점이 가까워서 달려가서 사기도 하고 색깔이 예뻐서 구매하기도 한다. 날씨에 따라 이불의 두께가 달라진다. 이불의 산뜻한 촉감이 기분을 좋게하고 살맛나게 만든다. 순면 이불을 좋아하는데 자주 세탁하면 닳아서 해진다. 세탁만 하고 탈수기로 짜서 플라스틱 다라이에 헹군다. 일을 수동으로 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이불을 세탁기에 계속 돌리면 수명이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마지막 귀국하는 날에 침향환 약품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장님은 관광객을 세미나실에 모아 놓고 일장 연설을 했다. 국내에 판매하는 영양제는 거의 유해하다고 했다. 어떤 캡슐 영양제를 실험했다. 영양제 한 알을 직접 라이터에 불을 붙이니 검정 숯이 되었다. 이걸 먹으면 독성이 생겨서 암에 걸린다고 했다. 오로지 '침향환'이 탁한 피를 맑게 하는 최고의 명약이라고 설명했다. 침향환은 고가의 상품이었다. 부정적인 질문을 하면 싫어하기에 숨죽이고 가만히 듣고 있었다. 마음대로 세미나실을 나가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판매하는데 30분이 주어져 한 마리의 갇힌 새가 되었다. 패키지여행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가이드와 센터는 판매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관광객에게 구매를 부추긴다. 상품에 현혹되고 마음이 약해져서 충동 구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집에 귀가해서 라텍스를 검색하니 고가의 상품을 구매한 관광객이 많다는 통계가 나왔다. 가이드와 짜고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씌운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지만 속지 않기 위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 감언이설甘言利說에 넘어가면 물건을 교환하지도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할부금을 갚아야 된다. 어머니의 손길이 더해진 ‘나이론 이불’은 유년 시절 결핍을 채워 준 정서적인 교감이었다.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이 내 마음속에 모닥불을 지펴 주었다. 나이론 이불의 추억은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이며 사랑이었다.
고영숙 선생님 중국에서 라텍스 이불과 패드를 구매하고 싶었어요. 함께 여행간 부부의 남편이 나이론 이불을 덮고 있다고 했습니다. 유년 시절 어머니가 촘촘하게 만들어준 '나이론 이불'이 생각났습니다. 정서적으로 채워 준 나이론 이불이 나에게 있어서는 어머니가 생각나고 물질적인 결핍이 오히려 행복의 근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백두산 관한 두 번째 글이네요. 인바운드 여행사와 아웃바운드 여행사가 서로 협의해서 저가의 관광객을 모집하고 식당, 호텔, 쇼핑 등에서 얻는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에 어쩔 수 없겠지요. 가이드 급여도 매출액에 따라 달라지고요..... 쇼핑은 강제가 아니니까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겠습니다. ~~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ㅎ
첫댓글 여행을 가면 누구나 한번쯤 겪는 일, 라텍스베개 냄새나서 버린 사건도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나이론이불의 추억이
보석처럼 빛나네요~
잘읽었습니다.
고영숙 선생님
중국에서 라텍스 이불과 패드를 구매하고 싶었어요.
함께 여행간 부부의 남편이 나이론 이불을
덮고 있다고 했습니다.
유년 시절 어머니가 촘촘하게 만들어준
'나이론 이불'이 생각났습니다.
정서적으로 채워 준 나이론 이불이
나에게 있어서는 어머니가 생각나고
물질적인 결핍이 오히려 행복의 근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안 사시길 잘 했습니다.
남편이 검소한 분이네요.
서로 존중하면서 행복하게 사십시오.
진일 스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넷을 보니 라텍스를
구입하지 않은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광객을 속이는 강매에
잘 대처해야 합니다.
백두산 관한 두 번째 글이네요.
인바운드 여행사와 아웃바운드 여행사가 서로 협의해서 저가의 관광객을 모집하고
식당, 호텔, 쇼핑 등에서 얻는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에 어쩔 수 없겠지요.
가이드 급여도 매출액에 따라 달라지고요.....
쇼핑은 강제가 아니니까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겠습니다. ~~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ㅎ
김창남 선생님
라텍스 센터를 방문해서
생긴 에피소드입니다.
함께 참석한 부부팀
남편이 댁에 나이론 이불을
사용한다고 해서 의아했어요.
유년 시절 어머니의 나이론 이불이
생각났어요.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나이론 이불이 되어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