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소식지를 통해서 처음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강원도 속초로 소임을 오게된지가 벌써 4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애지람이라고 하는 시설에서 맡게된 소임은 카페 프코의집에서 제과 제빵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가장 먼저 수도자이기에 제 삶에 한결같은 첫 번째 소임은 하느님 아버지와 그분의 외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끊임없이 바라보며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 저의 소임이며 일입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저는 애지람 카페 프코의집에서 소임을 맡으면서 느낀점 세 가지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첫 번째는 빵을 만드는일을 통하여 수도자로서 하나의 수행이며 기도이고 더할나위 없는 훌륭한 묵상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빵은 예수님의 삶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빵은 살아있는 효모로 반죽을 발효시켜 살아있는 효모를 달궈진 오븐에 넣고 태워 죽여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빵이라고 하는 음식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삶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이 없었더라면 우리에게 생명과 부활이신 하느님으로서 다가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 빵을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예수님의 생애를 목격하고 만나는 체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빵을 만드는일을 통하여 사회복지사로서 보람을 느끼는 일입니다. 전 빵을 만들 때 송영희(발달장애인 이용인)씨와 함께 작업을 하면서 영희씨에게 기술을 가르쳐주고 비록 서툴지만 하나하나 가르쳐주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고 영희씨도 또한 보람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빵을 만드는 일이 결코 가벼운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빵 만드는일을 통하여 누군가에게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이 또한 역시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어 주셨던 예수님의 삶을 증거하는 일터이자 복지가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빵을 만드는일을 통하여 제빵사로서 지역사회에 하나의 작은 행복을 마련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한번 주변을 둘러보니 프코의집 카페 주변에는 그렇다 할만한 빵집이 없습니다. 그래서 프코의집에서 빵을 만들기 시작하자 많은 분들이 빵을 사기 위해 저희 프코의집을 방문해 주시고 빵을 사기 위해 전화로 미리 예약을하고 빵이 언제 나오는지 몇 번이고 찾아와서 물어 보시는 분들을 보면서 빵이라고 하는 이 작은 음식이 결코 작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작은빵이 되시어 우리에게 오셔서 기쁨이 되셨듯이 빵은 소박한 기쁨이자 행복인 것입니다.
그러나 전 이 모든일을 되새겨 보면서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것은 하느님께로부터 오고 하느님께서 허락해주신 삶을 살아가는 것이니 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은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게 됩니다. 전 일상안에서 어떤일이 이루어질 때마다 습관적으로 외우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을 되새겨 보며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