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곡 단테의 미래 운명
베아트리체도, 키치 아귀다도 나를, 아버지 아폴론의 속을 태우다 제우스의 벼락을 맞은 파이톤처럼 미래 운명에 대해 의심스러워한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베아트리체는 단테에게 소망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베르길리우스를 따라서
죽은 자들의 세계로 내려가고 다시
영혼들이 치유 받는 산을 오르면서 저는
제 미래에 대한 불길한 얘기들을 들었습니다. 그러니
어떤 운명이 다가오는지 알고자 하는 것이 저의 간절한 바람이라며 카차아귀다에게 나의 소망을 고백하였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다운 사랑의 빛 카차아귀다는 내게 분명한 말과 명증한 생각으로 대답해 주었습니다.
우연이란 어떤 식으로도 너희 세상의
책을 넘어서 확장될 수 없으며
영원한 통찰 안에서 온전히 그려진다. 그러나
강물을 따라 내려가는 배는
눈에 비치는 대로 움직이는
필연성을 지닌다.
배가 떠 있는 것이 눈에 보이나, 그의 흐름을 통제하지 못하지만 하느님을 이를 통제하십니다. 하느님도 우연과 자유의지를 인정하여 인간사를 일일이 간섭하지 않으십니다. 영원의 눈으로 인간들이 우연이라 생각하는 것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하느님이 예지 속에 인간사는 이미 그려져 있습니다.
시간은 단테의 미래입니다. 영원의 눈으로 너를 보고 있다고 단테의 말에 반응한 것입니다.
무자비하고 사악한 계모 때문에
히폴리토스가 아테네를 떠나야 했던 것처럼,
너도 피렌체를 떠나게 될 것이다.
테세우스의 아들 히폴리토스를 계모가 의붓아들인 히폴리토스를 좋아했으나 아들이 거절해 계모가 아들을 모함해 아테네를 떠나듯 너도 피첸체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파이드라와 히폴리토스 이야기는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1권에 ‘힙폴리토스’로 있습니다. 아테나이 왕 테세우스와 결혼한 크레테 공주 파이드라는 그의 아들 히폴리토스에게 반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감정이 거절당하자 히폴리토스가 자기를 유혹하려 했다는 편지를 남기고 죽습니다. 그래서 히폴리토스는 아버지에게 추방당해 해안을 달리다 괴물 황소에 놀라 말들이 질주하는 바람에 전차에서 떨어져 죽습니다.
몇 년 전 그리스 나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1인자라 자부하시는 정교수님과 함께 그리스 여행을 같을 때 이 히풀리토스가 떨어진 낭떠러지가 있는 바닷가 길을 가면서 ‘파이드라’하며 바닷가 낭떠러지로 떨어졌을 히폴리토스의 이야기를 한 기억이 새롭습니다. ‘저기가 거기야’하면서....
영화 ‘페드라’에서 앤서니 퍼킨스가 떨어진 영화 촬영지 해안도로(수니온 곶 가는 석양의 해안 길)
2017년 그리스수니온 곶 여행 중
루벤스, 히폴리토스의 죽음
그것은 하늘의 의지대로 계획된 것이며,
그리스도를 하루 종일 사고파는 곳에서
널 쫓아낼 궁리를 하는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리라.
단테는 이 여행을 하던 당시(1300년) 교황 보니파키우스 8세(그리스도를 하루 종일 사고파는 곳)가 이미 자신과 백당의 동료들을 피렌체에서 추방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는 생각을 표현한 것입니다.
카차아귀다는 추방된 삶이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울지 이야기합니다.
네가 가장 사랑하는모든 것(처자와 집과 친구들)을 버려야하고 남의 빵을 먹고 사는 맛이 얼마나 짠지, 남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이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너를 가장 무겁게 누를 것은
그 슬픈 계곡에서 네가 겪어 내야 할
둔감하고 비열한 자들이다.
그들은 온갖 배신과 광포함을 너에게 돌리겠지만, 곧 그들의 얼굴은 부끄러움으로 나타나고 짐승 같은 언행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합니다.
너의 처음 피난처와 처음 둥지는 위대한
룸바르디아 사람의 호의에서 올 텐데, 그는
사다리에서 거룩한 새를 기른다.
룸바르디아 사람은 바르톨로메오 델라 스칼라입니다. 그의 두 팔은 황금 사다리에 앉은 제국의 독수리 같았다고 합니다. 단테는 망명 시절 베로나에서 그에게 피난처를 구한 적이 있습니다.
바르톨로메오 델라 스칼라의 동생 캉그란테 델리 스칼라 베로나 영주
그리고 그의 동생 캉그란테 델리 스칼라입니다. 그 당시 그는 어려 세상은 아직 그를 알아보지 못했는데 그러나 그의 도량은 널리 알려질 것이니, 그의 적들도 그 가치를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너는 그에게서 훌륭한 것들을 기대하라고 카차구이다가 희망의 말을 합니다. 그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바뀔 것이라고도 합니다.
단테가 순례하던 당시는 1300년인데 캉그란데 델리 스칼라는 1311년에 베로나 영주가 되어 1329년 죽을 때까지 다스렸습니다.
네 이웃들을 시기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죄와 별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될
미래가 너에게는 있느니라.
그 축복 받은 영혼은 침묵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 가장 혹독한 시련이 떨어지듯이, 그런 타격을 주기 위해 나를 향해 시간이 질주하며 공격하는 것을 본다며 단테는 다가올 운명에 대한 지신의 각오를 피력합니다.
그러니 선견지명으로 내게 힘을 주세요.
그리고 내게 소중한 장소를 잃을지언정,
내 시만큼은 다른 모든 것을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소망을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 세상을 통해서, 정죄산 위에서, 그리고 천국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것들을 다시 말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식상해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진리를 앞에 두고 내가 말하지 않는다면 후세인들에게 비굴한 사람이 될까 두렵습니다라며 그의 고민을 말합니다.
그 찬란한 빛이 더 찬란한 빛을 빛나더니 대답하기 시작합니다.
신곡을 들고 있는 단테
자신의 혹은 남의 언행에
부끄러움을 느껴 검게 탄 양심은
너의 말에서 곤혹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신곡에 등장하는 친척들의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네 말에 지겨워 할 것 이나 네가 본 것을 사실대로 말하라 합니다.
그래도 거짓으로 위안하지 말고,
너의 글로 네가 본 모든 것을 드러나게 하고
가려워하는 사람들이 시원하게 긁도록 해주어라.
그들의 상처가 이미 과거사가 되어 잊어버릴 만 할 때에 그 부위를 긁게 하라고 합니다.
너의 말이 처음에는 쓴맛을 줄 수 있으나,
잘 새기면 나중에는 차츰 모두가
생명의 양식으로 삼을 것이다.
굵고 중요한 사람들에 대한 그의 비판이 처음에는 거칠게 보일지라도 그가 쓴 신곡은 인류를 풍요롭게 할 것이고 위로를 줄것이다. 지옥, 연옥, 천국에서 그가 만난 명사들의 영혼에 대한 이야기는 지속적인 명성을 그에게 안겨 줄 것입니다.
너의 외침은 가장 높이 오를 때
강장 힘든 바람을 맞게 될 것이니, 이것은
너의 명예가 하찮은 것이 아님을 말해 주는 것이다.
단테가 만난 영혼들이 모두 유명한 자들입니다. 지상에 와서 이야기 할 때는 듣는 자들에게 더한 감동을 주기 위함입니다. 사람들은 터무니없고 근거 없는 이야기는 믿어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듣는 자의 마음이란 알려지지 않고
감추어진 뿌리를 지닌 예나, 혹은
명증하게 나타나지 않은 증명에 대해서는
믿음을 가질 수도, 비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걸출한 인물들을 통하여 인류는 가장 좋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카치 아귀타는 글로 네가 본 모든 것을 드러나게 하라고 권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