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용과 부작용
김선재
별을 보았습니다 한꺼번에 깨어나는 별
괜찮습니다
죽지 않아요
잠시 누워 있습니다, 손을 뻗은 채, 손가락에 감기는 건 바람의 꼬리, 꼬리뼈를 말아야 해요, 살려면, 깃털을 골라야 하죠, 쉬지 않고 쉬지 않는 법을 알아갑니다
오리 꿱꿱, 비둘기 구구
날지 않는 새를 구경하는 아이들
광장은 넓고 다리는 짧으니까, 바퀴가 필요해요
힘을 빼고,
넘어지는 쪽으로 넘어질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조금씩 가라앉습니다
무릎을 치면, 벌어지던 나비구름 거기서 멈추죠, 커튼은 부풀고 벽에서 떨어진 화병은 선물로 받은 화병, 목이 부러진 선풍기는 더 이상 돌지 않습니다 나만 돌다 그치는 하루, 외출한 나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있는 힘껏 바닥을 끌어당기면 지나가는 비행기, 두꺼운 그림자가 나를 덮고 있는 동안 튀어 오른 빛들이 하얗게 질리는 것을 보았고
천 개의 조각으로 나뉘었다 다시 하나가 된 뒤엔 손을 떨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좀 더 누워 있습니다
폭발한 별들이 꼬리 그으며
재가 되는 걸 보려고
―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 (2022 / 1월호)
김선재
2007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얼룩의 탄생』 『목성에서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