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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소저(信義素著)
신의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信 : 믿을 신
義 : 옳을 의
素 : 흴 소
著 : 분명할 저
출전 : 삼국연의(三國演義) 第050回
이 성어는 삼국연의(三國演義) 第050回에 나온다. 때는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조조(曹操)가 손권(孫權)과 유비(劉備)의 연합군에 대패하여 도주할 때 화용도(華容道)에서 관우(關羽)를 만나게 되는데 이때 나온 말이다.
간략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操在馬上揚鞭大笑。眾將問:丞相何又大笑?
다시 얼마 안 가서, 조조가 말 위에서 채찍을 치켜들고 크게 웃었다. 좌우의 장수들이 묻는다. “승상! 어찌 또 크게 웃으십니까?”
操曰:人皆言周瑜、諸葛亮足智多謀,以吾觀之,到底是無能之輩。若使此處伏一旅之師,吾等皆束手受縛矣。
조조가 “세상 사람들은 모두 주유(周瑜)와 제갈량(諸葛亮)이 지혜와 꾀가 많다 말하지만, 내가 보건대 아무래도 무능한 무리다. 여기다 한 무리의 군사를 매복했으면,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포박 당했을 것이오.'
조조가 말을 마치자마자, 한방의 포 소리 울리더니, 양 옆에서 칼을 든 군사 5백 명이 늘어서더니, 앞장서서 나오는 장수는 관운장으로, 청룡도를 비켜들고, 적토마에 걸터앉아, 조조군의 갈 길을 막아선다.
조조 군사들이 바라보더니, 넋이 나가고 간담이 떨어져, 서로 쳐다보며 어쩔 줄 모른다.
조조가 말한다. “어차피 이리 되었으니, 죽기 살기로 싸울 뿐이다!”
장수들이 말한다. “사람들은 겁을 내지 않더라도, 말들이 이미 힘이 다했으니, 어찌 다시 싸우겠습니까?”
程昱曰:某素知雲長傲上而不忍下,欺強而不凌弱;恩怨分明,信義素著。丞相昔日有恩於彼,今只親自告之,可脫此難。
정욱이 말한다. “제가 평소 알기로는 운장은 윗사람에게 오만하나 아랫사람에게 차마 어쩌지 못하고, 강한 자를 업신여기나 약한 자를 능멸하지 않습니다. 그는 은혜와 원수가 분명하고, 신의를 지킬 줄 아는 사람입니다. 승상께서 지난날 그에게 은혜를 베푸셨으니, 지금 친히 그에게 고하시면, 가히 이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조조가 그 말을 따라, 즉시 말을 내달려 앞으로 나아가, 몸을 굽혀 운장에게 말한다. “장군, 그간 무양(無恙)하셨소?”
운장도 몸을 굽혀 답한다. “관모(關某)가 군사의 장령을 받들어, 승상을 기다린 지 오래입니다.”
(조조) “이 조조, 싸움에 지고 형세가 위급해, 이제 갈 데가 없으니, 바라건대 장군께서 지난날의 정을 중히 여겨 주시오.”
(운장) “지난날 관모가 승상의 후은을 입었으나, 이미 안량을 참하고, 문추를 주살하여, 백마의 포위를 풀어, 보답하였소. 금일의 일은, 어찌 감히 사사로운 정으로써 공무를 폐하겠소?”
(조조) “다섯 관문의 장수를 참한 것은 기억하지 못하시오? 대장부란 신의를 중히 여겨야 하오. 장군은 춘추를 잘 아시거늘, 어찌 유공지사(庾公之斯)가 자탁유자 (子濯孺子)를 뒤쫓던 일을 알지 못하시오?”
옛날 병이 들어 활을 못 쏘게 된 자탁유자를 유공지사가 쫓아 왔으나 유공지사의 활쏘기 스승의 스승이 바로 자탁유자라 차마 쏘아 죽일 수 없어 살촉을 제거한 빈 화살만 쏘아 살려주었다.
운장은 의리가 태산처럼 무거운 사람이라, 지난날 조조의 허다한 은의를 떠올리면서, 오관참장의 일도 잇따라 생각하니, 어찌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는가? 게다가 조조 군사들 모두 황황히 눈물짓고 있으니 더욱 마음속으로 차마 어쩌지 못한다. 이에 말머리를 돌려, 군사들에게 말한다. “사방으로 전개하라!”
이것은 분명 조조를 풀어준다는 뜻이다. 운장이 말머리를 돌리자 조조가 곧 장수들과 더불어 일제히 우당탕탕 지나간다. 운장이 몸을 돌리니, 조조는 이미 장수들과 지나갔다.
운장이 큰 소리로 꾸짖자, 군사들 모두 말에서 내려, 땅에 엎드려 울며 절을 올린다. 운장이 더욱 차마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머뭇거리는 사이, 장요가 말을 몰아 다다르니, 운장이 옛날의 정(情)이 떠올라 길게 탄식을 한차례 하더니, 아울러 모두 놓아 지나가게 한다. 뒷날 누군가 시를 지었다.
曹瞞兵敗走華容
正與關公狹路逢
只為當初恩義重
放開金鎖走蛟龍
조만(曹瞞; 조조 아명)이 패전하여 화용도로 달아나, 바로 관공과 좁은 길에서 만났네. 오로지 처음부터 은의를 중히 여겨, 금쇄(金鎖)를 풀어 교룡을 놓아주었네.
▶️ 信(믿을 신)은 ❷회의문자로 䚱(신)은 고자(古字), 㐰(신), 孞(신),은 동자(同字)이다. 人(인)과 言(언; 말)의 합자(合字)이다. 사람이 말하는 말에 거짓이 없는 일, 성실을 말한다. 옛날엔 사람인변(亻)部에 口(구)라 썼으며(㐰), 또 말씀 언(言)部에 忄(심)이라 쓴 글(䚱) 자체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信자는 ‘믿다’, ‘신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信자는 人(사람 인)자와 言(말씀 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믿다’라는 뜻은 人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㐰(믿을 신)자가 먼저 쓰였었다. 이후 소전에서는 口자가 言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표현한 信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사람의 말은 믿을 수 있어야 하고 거짓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信자는 ‘믿다’나 ‘신뢰하다’, ‘신임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信(신)은 ①믿다 ②신임하다 ③맡기다 ④신봉하다 ⑤성실하다 ⑥~에 맡기다 ⑦확실하다 ⑧마음대로 하다 ⑨알다 ⑩신의(信義), 신용(信用), 신표(信標) ⑪편지(便紙ㆍ片紙), 서신(書信) ⑫정보(情報) ⑬증거(證據), 기호(記號) ⑭서류(書類) ⑮소식(消息), 소식을 전하는 사람 ⑯확실히 ⑰정말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믿을 시(恃),믿을 양/량(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의심할 의(疑)이다. 용례로는 믿고 받드는 일을 신앙(信仰), 믿고 의지함을 신의(信倚), 믿음성이 있는 사람을 신인(信人), 믿고 일을 맡기는 일을 신임(信任), 믿고 받아 들임을 신수(信受), 믿음직하고 착실함을 신실(信實), 변하지 않은 굳은 생각을 신념(信念),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신도(信徒), 옳다고 믿는 마음을 신심(信心), 믿고 따라 좇음을 신종(信從),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을 신용(信用), 남을 믿고 의지함을 신뢰(信賴), 성서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그리스도에 대한 자기의 신앙을 공적으로 나타내는 일을 신앙고백(信仰告白), 신앙을 가지고 종교에 귀의하는 영적 생활을 신앙생활(信仰生活), 믿음은 움직일 수 없는 진리이고 또한 남과의 약속은 지켜야 함을 신사가복(信使可覆), 옳다고 믿는 바대로 거리낌 없이 곧장 행함을 신심직행(信心直行), 꼭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을 신지무의(信之無疑), 돼지나 물고기 등 무심한 생물조차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는 신급돈어(信及豚魚), 상을 줄 만한 훈공이 있는 자에게 반드시 상을 주고 벌할 죄과가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는 신상필벌(信賞必罰) 등에 쓰인다.
▶️ 義(옳을 의)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义(의)는 통자(通字), 义(의)는 간자(簡字)이다. 나(我)의 마음 씀을 양(羊)처럼 착하고 의리있게 가진다는 뜻을 합(合)하여 옳다를 뜻한다. 羊(양)은 신에게 바치는 희생의 양으로 양을 바쳐 신에게 비는 의식(儀式)이 나중에 바르다, 의로운 일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義자는 ‘옳다’나 ‘의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義자는 羊(양 양)자와 我(나 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我자는 삼지창을 그린 것이다. 義자의 갑골문을 보면 창 위에 양 머리를 매달아 놓은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양 머리를 장식으로 한 의장용 창을 그린 것이다. 이러한 창은 권위나 권력을 상징했다. 상서로움을 뜻하는 양 머리를 창에 꽂아 권위의 상징으로 삼은 것이다. 義자는 종족 내부를 결속하기 위한 권력자들의 역할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옳다’나 ‘의롭다’, ‘바르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義(의)는 (1)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떳떳하고 정당한 도리(道理). 오상(五常)의 하나임 (2)남과 골육(骨肉)과 같은 관계를 맺음 (3)글이나 글자의 뜻. 의미(意味) (4)경서의 뜻을 해석시키던, 과거(科擧)를 보일 때의 문제 종류의 한 가지 등의 뜻으로 ①옳다, 의롭다 ②바르다 ③선량하다, 착하다 ④순응하다 ⑤맺다 ⑥해 넣다 ⑦섞다, 혼합하다 ⑧간사하다(마음이 바르지 않다), 옳지 않다 ⑨의(義), 정의(正義), 올바른 도리(道理) ⑩의리(義理), 우의(友誼) ⑪뜻, 의미(意味), 의의(意義) ⑫거둥(擧動: 임금의 나들이), 예절(禮節), 의식(儀式) ⑬정의에 합당한 행동, 의로운 일 ⑭명분(名分) ⑮법도(法道) ⑯용모(容貌), 행동거지(行動擧止: 몸을 움직여 하는 모든 짓) ⑰의로 맺은 친족 관계, 의리(義理)의 관계 ⑱공적인 것, 공익을 위한 것 ⑲인공적인 것 ⑳가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의로운 사람을 의인(義人), 義로 맺은 형제를 의형제(義兄弟),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일을 의무(義務), 정의를 위하여 거사함을 의거(義擧), 수양 아버지를 의부(義父), 글이나 학설의 뜻을 설명하여 가르침을 강의(講義), 굳게 지키는 일정한 방침을 주의(主義),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를 정의(正義), 믿음과 의리를 신의(信義), 표의 문자에서 글자의 뜻을 자의(字義), 같은 뜻나 같은 의미를 동의(同義),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덕 상의 의리를 도의(道義), 갚아야 할 의리와 은혜를 은의(恩義), 의리나 정의에 어긋나는 일을 불의(不義), 어진 것과 의로운 것을 인의(仁義),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교훈을 이르는 말을 의방지훈(義方之訓), 의기에 불타 일어나는 용맹을 일컫는 말을 의기지용(義氣之勇),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 당연함을 이르는 말을 의리당연(義理當然), 의가 있는 사람은 어버이를 거역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의불배친(義不背親), 의로써 이利의 근본을 삼음을 이르는 말을 의이건리(義以建利), 의는 바다와 같고 은혜는 산과 같다는 뜻으로 은의恩義가 대단히 크고 깊음을 이르는 말을 의해은산(義海恩山), 목숨을 버리고 의리를 좇음의 뜻으로 비록 목숨을 버릴지언정 옳은 일을 함을 일컫는 말을 사생취의(捨生取義), 눈앞에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함이 의리에 합당한 지를 생각하라는 말을 견리사의(見利思義), 도원에서 의형제를 맺다는 뜻으로 의형제를 맺음 또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사욕을 버리고 목적을 향해 합심할 것을 결의함을 이르는 말을 도원결의(桃園結義), 봉건시대 여자가 지켜야 할 세 가지 도리 곧 어려서는 아버지를 좇고 시집가서는 남편을 좇고 남편이 죽은 뒤에는 아들을 좇음을 이르는 말을 삼종지의(三從之義), 남남끼리 의리로써 형제 관계를 맺음 또는 그런 형제를 일컫는 말을 결의형제(結義兄弟),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마음가짐 곧 어짊과 의로움과 예의와 지혜를 이르는 말을 인의예지(仁義禮智),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일컫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눈앞의 이익을 보면 탐내어 의리를 저버림을 일컫는 말을 견리망의(見利忘義), 남의 시문 중에서 전체의 뜻과는 관계없이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을 따서 마음대로 해석하여 씀을 일컫는 말을 단장취의(斷章取義), 예절과 의리와 청렴한 마음과 부끄러워하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예의염치(禮義廉恥) 등에 쓰인다.
▶️ 素(본디 소/흴 소)는 ❶회의문자로 빨아 널어 드리운(垂) 명주실(糸; 실타래 部)이 깨끗하다는 데서 희다를 뜻한다. 아직 물들이지 않은 흰 명주, 희다, 또 물건의 시초, 바탕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素자는 '본디'나 '바탕', '성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素자는 사물의 가장 원초적인 속성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素자는 糸(실 사)자와 垂(드리울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에 나온 素자는 실타래를 뜻하는 糸자 위로 양손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누에고치에서 갓 뽑은 실타래를 묶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素자는 뽑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실을 표현한 것으로 가장 순수하고도 원초적인 것을 뜻하고 있다. 그래서 素(소)는 (1)음식에 고기나 생선 따위 고기붙이를 쓰지 아니함 (2)기중(忌中)에 고기나 생선 따위 비린 음식을 먹지 않는 일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본디 ②바탕 ③성질(性質) ④정성(精誠) ⑤평소(平素) ⑥처음 ⑦흰깁 ⑧희다 ⑨질박하다(質樸: 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 ⑩넓다 ⑪부질없다 ⑫옳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탕 질(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검을 현(玄)이다. 용례로는 예술 작품의 바탕이 되는 재료를 소재(素材),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순수하고 자연스러움을 소박(素朴), 구체적인 어떤 종류의 양의 최소 단위를 소량(素量), 흰 옷이나 상복을 소복(素服), 개인의 개성을 특징 짓는 경향과 태도를 소질(素質), 평소에 닦아 쌓은 교양을 소양(素養), 본래부터 품은 뜻을 소지(素志), 평소의 행실을 소행(素行), 칠 따위를 입히지 아니한 흰 널판을 소판(素板), 평소에 늘 원하는 마음을 소원(素願), 본래부터의 희망을 소망(素望), 평소의 마음을 소심(素心), 평상시나 생시 또는 지나간 적의 날을 평소(平素), 공기의 주 성분인 원소의 이름을 산소(酸素), 해롭거나 나쁜 요소를 독소(毒素), 치레하지 않고 수수함을 검소(儉素), 간단하고 수수함을 간소(簡素), 담담하고 소박함을 담소(淡素), 수수하고 검소함을 박소(朴素), 가난하나 깨끗함을 한소(寒素), 검은 것과 흰 것을 현소(玄素), 채식만 하던 사람이 고기를 먹기 시작함을 개소(開素), 바탕이 되는 자료를 물소(物素), 차분하고 꾸밈새가 없음을 한소(閑素), 가난하여 아무것도 없음을 빈소(貧素), 아래 위를 하얗게 입고 곱게 꾸민 차림을 일컫는 말을 소복단장(素服丹粧), 결백하고 허례허식이 없는 선비를 일컫는 말을 청소지사(淸素之士),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을 손질한 이후에 채색을 한다는 뜻으로 그림을 그릴 때 흰색을 제일 나중에 칠하여 딴 색을 한층 더 선명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회사후소(繪事後素), 재덕이나 공적도 없이 높은 자리에 앉아 녹만 받는다는 뜻으로 자기 직책을 다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시위소찬(尸位素餐) 등에 쓰인다.
▶️ 著(나타날 저, 붙을 착)은 ❶형성문자로 着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者(자, 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者(자, 저)는 많은 사항(事項)을 한뭉텅이로 함을 나타낸다. 음(音)이 닮았으므로 睹(도), 曙(서; 환히 밝다, 새벽)와 결부되어 저명(著名)하다의 뜻이 되고, 書(서), 暑(서; 써 놓다)와 결부되어 저술(著述)이라는 뜻이 된다. ❷형성문자로 著자는 ‘분명하다’나 ‘나타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著자는 사전에 언급된 뜻만 해도 20개가 넘는다. 왜냐하면, 고대에는 著(나타날 저)자나 箸(젓가락 저)자, 着(붙을 착)자가 서로 의미를 혼용했었기 때문이다. 후대에는 글자에 따라 뜻을 분리했지만, 사전상으로는 여전히 여러 의미가 남아있다. 하지만 지금 著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뜻은 ‘나타나다’와 ‘분명하다’, ‘저술하다’이다. 著자는 단순히 여러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기에 글자 조합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래서 著(저, 착)은 저자(著者)의 이름 다음에 쓰이어 저술(著述)이나 저작(著作)의 뜻을 나타냄. 지음의 뜻으로 ①나타나다, 나타내다 ②분명하다 ③드러나다, 분명해지다 ④두드러지다 ⑤그리다 ⑥짓다, 저술하다 ⑦쌓다 ⑧두다, 비축하다 ⑨세우다, 확립하다 ⑩이루다, 이루어지다 ⑪생각하다 ⑫정하다 ⑬알다, 알리다 ⑭보충하다 ⑮좋다, 마땅하다 ⑯오래되다 ⑰정성(精誠) ⑱지위(地位), 계급(階級) ⑲분명함, 뚜렷함 ⑳뜰(집 안의 앞뒤나 좌우로 가까이 딸려 있는 빈터) ㉑자리 ㉒오미자(五味子) 그리고 ⓐ붙다(착) ⓑ옷을 입다(착) ⓒ머리에 쓰다(착) ⓓ신을 신다(착) ⓔ다다르다(착) ⓕ시작하다(착)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타날 현(現), 나타날 현(顯)이다. 용례로는 현저하게 큼 또는 뚜렷하게 큼을 저대(著大), 이름이 세상에 높이 드러남을 저명(著名), 뚜렷이 밝음을 저명(著明), 책을 지음을 저서(著書), 책을 지은 사람을 저자(著者), 책을 지어냄을 저작(著作), 뚜렷하게 불어남을 저증(著增), 뚜렷하게 보임을 저견(著見), 물가 따위가 눈에 뜨일 정도로 현저하게 떨어짐 저락(著落), 이름 따위를 장부에 적음을 저록(著錄), 세상에 이름이 널리 들림을 저문(著聞), 논문이나 책 등 글을 써서 책을 만듦을 저술(著述), 저술하고 번역하는 일을 저역(著譯), 뚜렷이 심하게 드러남을 현저(顯著), 이름난 저술을 명저(名著), 편집하여 저술함을 편저(編著), 힘써서 지은 책을 역저(力著), 어떤 사실을 논하여 책을 지음을 논저(論著), 책 하나를 가지고 몇 사람이 함께 지음을 공저(共著), 죄인의 목에 칼을 씌워 옥에 가둠을 착금(著禁), 죄인의 목에 칼을 씌움을 착가(著枷), 소금을 침을 착염(著鹽), 살가죽에 붙어 있는 살을 착육(著肉), 도장을 찍음을 착인(著印), 마음을 쏟아 잊지 아니함을 계착(係著), 편벽되게 집착함을 편착(偏著), 일정한 곳에 당연히 다달아야 함을 응착(應著), 때리거나 침을 타착(打著), 다른 곳으로 옮아 붙음을 이착(移著), 옷을 입음을 천착(穿著), 이름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저명인사(著名人士), 귀로 들어온 것을 마음속에 붙인다는 뜻으로 들은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여 잊지 않는다는 말을 입이저심(入耳著心)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