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중_조재도(1957 ~ )
텃밭 울 밑
까마중이 다닥다닥 열렸다
그 까마중 용의 눈알맹일 닮았다
배 아플 때 먹고 자던 환약을 닮았다
그러니까 그 시절
책보 메고 다닐 때 보았다
꺼먹 고무신에 알박대가리였을 때 보았다
그때 제비는 빨랫줄에서 지지고리고ㅡ배 울었다
그때 매미는 쓰름쌔름, 저녁해가 길었다
가난과 젊은 어머니가 있었다
등잔불과 고구맛동 산토끼 고기가 있었다
맑고 따스한 햇볕 아래 나는
나와 동무와 산과 들이 하나였다
어느새 나는 아내도 있고
어느새 나는 직장도 여러 번 옮겼고
세상을 한 바퀴 돌아본 것 같은데
이제 아무에게 아무 소리도 물을 게 없는 것 같은 데
이따금 나는
염소똥보다 작은 까마중으로, 있다
[1999년 발표 시집 「그 나라」에 수록]
까마중
《옛날은 가고 없어도》, 손승교 詩/ 이호섭(1918-1991) 1962년 작곡,
바리톤 최현수(1958 ~ ) 노래입니다.
https://youtu.be/aNFX7pwLOV0?si=53N3mZB5Rz9fl6Qf
첫댓글 ㅎㅎ
안녕하세요
'까마중' 시와
'옛날은 가고 없어도'
잘 감상했습니다
오랜만에 잘 듣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요 詩와 曲이 모두 사십 초반에 쓰여졌을 텐데요...
당시 그들도 지나간 시절이 애틋했나 봅니다.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