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소설 삼국지로 더 많이 알려진 삼국연의는 소설 문학에서 영원한 고전으로
자리매김하리라. 그 삼국지 소설을 다시 자신의 가락으로 쓴 사람도 워낙 많아
그것만 모아도 작은 도서관 하나는 이룰 것이다.
얼마전엔 개그맨 전유성이 쓴 [전유성 삼국지]가 나와서 그걸 사다 본 적이 있다.
그걸 보고 난 뒤 만나는 사람마다 친구마다 그 삼국지 이야기를 한 통에
아마도 내 덕분에 그 삼국지가 많이 더 팔렸으리라. 전공이여, 이점 알고 계시라.
내가 어려서부터 만화 삼국지 정비석 삼국지 등 온갖 삼국지를 다 봤지만 전유성 삼국지
만큼 독창적인 삼국지는 못 봤다고. 그러면서 거기 나오는 이야기들을 하면
배를 안고 웃는다.
어느 삼국지나 다 그러하지만 그 [전유성 삼국지]도 맨 앞에 도원결의 이야기가 나온다.
거기서 그랬다. 도원결의 장소가 어떤 책에는 장비의 집 후원이라고도
유비의 집이라고도 하고 또 어떤 책에는 다른 장소로 나오는 데, 그게 왜 그런가?
전유성 삼국지에서는 그 점을 명쾌하게 해결한다. 그처럼 뜻깊은 술자리를 단 한번으로
어찌 끝냈겠느냐, 어떤 사람이 보니 장비의 후원에서 하였고, 또 어떤 사람이 보니 유비의 집에서
했다는 것이지. 본 사람이 자기가 본대로 쓰다보니 달라져 있는 것이라고.
이 카페에 한문을 좋아하는 사람이 드나드는 것이 확실하고, 그 중에는 동양문화 혹은 유가문화, 혹은 전통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도원결의라도 할만한 분이 나올 성한데......아직 시기가 아닌가.
도원결의.
참으로 그 세 사람이 각자 妬賢嫉能이나
했다면 거리에서 만나 한판 싸움이나 하였지 어찌 도원결의를 하였겠는가.
예전에 대구 경북대 부근에 오장원이라는 술집이 있었다.
제갈량이 삼국통일을 하려다가 이루지 못하고 죽은 곳이 오장원이 아니던가.
아마도 그 술집 사장은 삼국지를 애독하는 사람이었으리라.
삼국지를 읽다가 제갈량이 죽은 오장원에 대해 깊은 슬픔을 가졌던 사람이리라.
내가 막걸리 집을 연다면 나는 아마도 오장원이 아니라 도원결의를 상호로 하리라.
그리고 벽에는 동키호테가 죽으면서은 한 말을 적어두리라.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싸워서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며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고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으려 했다.
비록 코구멍 만한 나라에 살지만 한 때는 고구려 발해가 세상의 패자가 되기도 하였지
우리는 그 웅혼하고 빛나는 역사의 후예들이 아닌가. 동키호테가 풍차와 싸웠지 쥐들과 싸우지는 않았듯이
우리도 풍차와 싸워 나가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호연지기를 잃어서는 안될 것이야.
이 글을 또 오만하다고 할 사람이 있을까.
하기야 오만과 호연지기는 얼핏보면 닮아 있을 테니 그럴 수도
있겠지.
첫댓글 신화에서 시지프스가 정상을 향해, 추천사에서 춘향이가 하늘을 향해 불가능인 줄 알면서도 끝없이 갈망하는 것 인간이 지닌 유한성을 인식하면서도 리처드바크의 조나단처럼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보기 위해 오늘도 돈키호테처럼 달려가야지
답답해서 삼국연의 운운하는 한 마디를 해봤습니다. 남의 흠을 찾아내는 그 노력으로 남의 長處를 찾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참으로 日就月將할 텐데,
그러게 말입니다 조금만 마음을 넓게 하면 좋을텐데 왜 그리 옹졸한지 모르겠네요
요즘 저는 열심히 공부하는 편입니다
내일 많이 춥답니다 선생님께서도 감기 조심하시고 후학들에게 많은 도움 주시기 바랍니다
참 노는 꼴이 가관이구나
딱 장소팔 고춘자네 .
참 인간들이란 여러종류 여러가지 방식으로 살아가는 구나.
둘이 딱 이다. 주고 받고. ㅋㅋㅋㅋ
서로 의지하고 기대며 환상에서 오래 머물기를ㅋㅋㅋㅋ
<일각월퇴 보시오> 妬賢嫉能하지 마시오. 이런 태도라면 일취월장은 커녕 日却月退한다.
<조약돌33님 귀하> 고맙습니다. 참으로 일취월장 까렌다쉬 이런 치들만 득실댄다면 당장 이 카페 탈퇴해버리겠는데, 조약돌33님이나 선의의 여러분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아직 여기 드나들고 있소이다. 참으로 참소주도 있고 개소주도 있는 세상이지만 한동안 잠잠하더니 다시 등장했군요. 이 바이러스는 아주 악성으로 쉬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 님도 조심하세요.
@복청자 저도 선생님 글 아니면 크게 미련 없습니다 저 사람들 땜에 속상할 일도 없구요
올리신글도, 댓글까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무한 감사드립니다. 한문은 사람들에게 무한한 공통분모를 제공하는 것 같아요. 자주 들리시기 앙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