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한 놀이 시설을 운영하는 키즈카페가 안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2일 2살 여자아이가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난 인천 서구 무인 키즈풀 카페(이하 A키즈카페)는 '공간대여업'으로 신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종은 사업자 등록만 하면 놀이 기구·시설 관련 안전 설비를 갖추지 않아도 영업할 수 있다.
놀이 기구·시설을 운영하는 키즈카페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기타유원시설업'으로 신고하게 돼 있다. 이 법에선 아이들이 타고 노는 '미니 자동차'나 '목마', '붕붕뜀틀'(트램펄린) 등을 놀이 기구·시설로 규정하고 있다. '기타유원시설업' 사업자 또는 종사자는 매일 1차례 이상 자체 시설 안전점검을 해야 하며, 종사자는 정기적으로 안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2년마다 안전성 검사 기관으로부터 놀이 기구·시설의 정기 확인검사도 받아야 한다.
하지만 A키즈카페는 '기타유원시설업' 신고 대상이 아니었다. 카페에 설치된 수조(키즈풀)는 관광진흥법에서 정한 놀이 기구·시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A키즈카페는 무인 키즈풀이라서 안전요원이 있을 리 없었다. 체육시설법에 따라 영리 목적의 물놀이형 어린이 놀이기구를 설치한 곳은 안전 요원을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주업종이 '공간대여업'이고 비영리 목적으로 키즈풀을 뒀다면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
대부분 키즈카페는 A키즈카페처럼 '공간대여업'이나 '식품접객업'(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으로 등록하고 영업 중이다.
24일 기준 인천시에 '기타유원시설업'으로 등록한 업소는 총 137곳으로, 이 가운데 키즈카페는 20곳뿐이다. 하지만 포털 검색을 하면 인천에서 운영 중인 무인 키즈카페만 해도 40여 곳에 달한다. 무인이 아닌 키즈카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그 수가 더 많다.
지난해 8월 경기 안산시 한 키즈카페에서 놀이 기구에 발이 끼어 아동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뒤 문화체육관광부는 키즈카페를 대상으로 지자체와 합동 안전점검을 벌였지만, '공간대여업'이나 '식품접객업'으로 등록된 키즈카페들은 제외됐다.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공간임대업인데 실제로는 풀장(놀이기구)이 있는 키즈카페로 운영된 것"이라며 "지자체 신고 내용과 실제 영업 형태에서 차이가 있는 경우엔 안전 점검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는 실태 조사를 벌이고, 어린이 놀이 공간에 대한 공통의 안전지침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