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 살금살금
비가 오려는지 늪지에서 개구리가 개굴개굴 울더라.
개구리는 물에 알을 낳고 정사를 하며 정액을 얹는지라
비가 오려면 그 일을 하려고 울어댄다.
그 장면을 들여다보려는 듯
두 아낙이 살금살금 접근하던데..
그것 참!!
중학교 2학년 때였다.
12킬로의 시골길을 걸어야 했는데
길갓집의 어느 아낙이 내일 시집을 간다고 했다.
시집을 가려면 오늘 밤엔 목욕을 하리라고 하면서
그 은밀한 모습을 보자는 거였다.
덩치 큰 3학년 선배들의 제의였는데~
‘삐이익~’
부엌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였다.
살금 살금~
기웃 기웃~
울타리는 측백나무로 둘러쳐있는데
그 사이 부엌 문 틈으로 무엇이 보이는 것일까...?
그것 참!!
허나 완력이 적은 나는 뒤로 밀려나서
그 은밀한 모습을 구경도 못하고 침만 흘렸으니..ㅠㅠ
개굴 개굴 개구르르~
비가 오려면 출출하기 마련이다.
그러면 빈대떡이나 부쳐놓고
막걸리 타령을 하기 마련이기도 한데..
조선의 세조도 그랬던 모양인데
어느 축축한 밤에
한명회, 신숙주 등을 불러 술타령을 하다가
세조가 신숙주에게 팔씨름을 하자고 했단다.
“전하, 어찌 신이 전하와 팔씨름을 하겠사옵니까?”
“이런허구, 노는 데에 무슨 군신유의가 있겠느냐?”
그래서 한판 붙었는데
세조가 이겨서 흥이 났는지 술 한 잔 하고
신숙주 한명회에게도 술 한 잔씩 권했다 한다.
세조 왈,
“한판 더 하겠느냐?”
“전하,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
이번엔 신숙주가 술기운에
냅다 세조의 손목을 꺾어 이겼다한다.
그것 참!! 그러면 신숙주가 온전했을까...?
그날 밤 신숙주와 한명회가 유유히 집에 돌아갔는데
한명회가 꾀돌이인 고로
사람을 신숙주 집에 보내어 이르기를
전하가 지금 노하고 계실게 분명하니
오늘은 일찍 불을 끄고
코를 골며 자는 척 하라고 했다.
그러면 신숙주가 술에 취해
세조를 이겼다고 생각할 거라는 거였다.
아니나 다를까..
세조는 그날 밤 신하를 신숙주 집에 보내어
신숙주의 근황을 살피라는 어명을 내렸다는데
신하가 살금살금 다가가 살피니
불을 다 끄고 코를 골며 자고 있더란다.
“전하, 신숙주는 불을 끄고 코를 골며 잠에 빠져있사옵니다.”
이 말을 들은 세조가 속으로 뇌기를
“그러면 그렇지, 맑은 정신에야 감히 나의 팔목을...?
산숙주는 집현전 학사로서
낮에는 물론 밥에도 이슥토록 글 읽는 일만 했다는데
꾀돌이 한명회의 지헤로 살아남았던 거다.
톡톡 수다방 진객들이시여!
가끔은 보았어도 못 본 척~
알아도 모르는 척~
이겨도 지는 척 하시라.
그게 제일 쉬운 사는 길이니~
첫댓글 ㅍㅎㅎㅎ 몰유..ㅎ 늘건강요
ㅎㅎ
군주와 신하 사이에 필히 지켜야할 예의
따위도 물럿거라~~~~~!!!
놀고 즐기는데는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마시라
에 헴 ㅡㅡㅡㅡ
이상 석촌 님의 오늘의 어록 이였습니다 ㅎ
♡♡♡
어록정리가 깔끔하니
본문 못지않은
절창이여라~ㅎ
@모렌도 헤헤
고뤠유?
모렌도 님
최고지라~~~👍
ㅎㅎ
그런데 그게 후환이 있지요.
그래요~
놀고 즐기는데
묻지도 따지지도 마시라!
하모예 ㅎ
@리즈향 🤭
모렌도 공이야 배포가 남산만하니 뭐.ㅎ
ㅎㅎ
명심하겠나이다
지는 게 이기는 것이고
모르쇠 처세도 이기는 것이라고
그래도 가끔은 까발려야
묘미가 있다네요.ㅎ
중2때부터 장래가 촉망받는
학생이었군요 ㅋㅋ
ㅎㅎ
그것도 중2 일학기때.ㅋㅋ
@석촌 푸하하하하하하하
@석촌 옴뫄~~~ㅋㅋㅋㅋㅋ
@골드훅 ㅎㅎ
@리즈향 ㅋㅋ
제가 좋은걸 싫은척
아는걸 모르는척 하는걸 잘 못하고
맞으면 맞고 틀리면 틀리다 하는 편인데
위 글을 읽고 부끄럽고 반성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좋은 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셔서 지금 그자리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그거야 뭐 정도 문제겠지요.
그래도 산애님은 균형을 잘 맞추어 나가리라고 봐요.ㅎ
기통하고 기똥찬
선현의 지혜의 글~
고맙습니다
노년일수록
경청하고 숙여야겠습니다~^^
한명회가 살아가는 지혜였지요.
역쉬이~~
크게 될 인물은
싹수부터 다르군용~.^♡
그렇지만 역사의 질책을 남기기도 했으니.ㅎ
@석촌
삶의 역사에서..
질책 남기지 않는 사람도 있을까용?
힛~~^^♡
불평불만 분자들은
어딜가나 마찬가지..
피하게 됩니다
너무나
영악한 사람들도 무쎠워용~
ㄷㄷ~ㄷㄷ~~
그저~
즐거운 기운 팍팍~
꽁아 옆에는
항상~그렇답니당!
지혜롭지 못하여
탈~이지만..
훗~.^♡
불평분자는 사절.^^
재미있습니다.
구수하게 잘 풀어주시는 이야기. ㅎ
ㅎㅎ ~
못본척
모르는척
지는척..
삶의 지혜를
담고 갑니다.~^^*
ㅎㅎ ~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해피데이^^
ㅎㅎ ~
살금 살금의 훈시 명심 하겠습니다 ㅎ
들키지만 않으면 뭐.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