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최우성은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과 포항을 오가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막 개통된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고속버스에서 안내양 누나가 나누어주던 사탕의 단맛, 한적한 어촌이 육중한 용광로를 품은 산업도시로 탈바꿈하며 내뿜던 퀴퀴한 냄새, 전통과 개발이 충돌하던 서울 변두리 동네의 역동성을 기억하고 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같은 전공으로 대학원을 마쳤다. 독일로 유학을 떠나 경제사상사와 사회경제사 분야를 중심으로 공부했다. 유럽 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혔다. 다큐멘터리 프로덕션에서 잠깐 일한 것을 빼면, 계속 기자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경제부 기자로 일하면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을 비롯한 정책 및 금융부문을 주로 취재했다. 『한겨레21』 편집장과 『한겨레』 논설위원(경제 담당)을 지냈고, 지금은 『한겨레』 토요판 에디터를 맡고 있다. 닫기목차
여는 말
제1장 세상은 더 가까워지고, 위기는 더 빨리 퍼진다
리폼 클럽에서의 2만 파운드 내기
공상과학소설의 선구자, 쥘 베른
시계는 저녁 8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프랑스와 영국의 자존심 경쟁
프리먼토리서밋에 박힌 순금 대못
과잉 투자가 부른 최초의 글로벌 불황
제2장 성냥을 팔던 고사리손, 성냥으로 떼돈 번 큰손
산업혁명기의 동화작가, 안데르센
감자마름병, 유럽 중북부를 집어삼키다
질병을 앓던 성냥공장 여공들
‘성냥왕’ 크뤼게르
‘천재’와 ‘사기꾼’의 묘한 조합
‘소녀’의 유일한 무기
제3장 넬로와 파트라슈가 걸었던 길, 돈과 욕망이 넘쳤던 길
넬로와 파트라슈, 그리고 플랜더스 농부들
‘루벤스의 도시’ 안트베르펜
14~16세기 유럽 대륙의 기간망
크게 낮춘 넬로와 알루아즈의 나이
제4장 파시즘은 피노키오를 어떻게 이용했는가?
독자들의 항의로 시작된 속편 연재
자유분방함과 사회비판의 코드
무솔리니 정권에서 출간된 4편의 아류작
‘착한 노동자’ 담론
중산층 신화로 확대 포장된 디즈니판 〈피노키오〉
제5장 억눌린 자들의 연대가 만들어낸 유토피아
독일 문화의 원형을 탐구하다
토마스 뮌처의 ‘천년왕국’과 독일농민전쟁
‘목소리’, 브레멘 음악대의 상징적 열쇠
패배의 상흔을 달래려는 진혼곡
제6장 월스트리트를 놀라게 한 도로시의 은구두
브라이언의 ‘황금십자가 연설’
노란 벽돌길을 따라 에메랄드시티로
“화폐 발행과 유통에 관한 우화”
‘은화가 정답이다!’
도로시 일행과 닮은 ‘콕시의 군대’
〈오버 더 레인보우〉
제7장 아기 노루 밤비는 정말 유대인이었을까?
생명에 대한 찬가, 폭력에 대한 고발
『밤비』를 금서로 지정하고 불태운 나치 정권
반유대인적?반자본주의적 화폐관
밝고 평화로운 디즈니판 〈밤비〉
제8장 삼만리 뱃길에 흐르는 이주노동자의 꿈과 눈물
닮은 듯 다른 얼굴,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이탈리아 디아스포라’
탱고, 이주민의 음악
제9장 영국을 조롱한 아일랜드 소설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16년 7개월에 걸친 항해
인간 본성에 대한 냉소와 조롱
출세 야심이 영국에 대한 적대감으로
금융혁명과 ‘아일랜드 정체성’
제10장 나치의 전사로 다시 태어난 꿀벌 마야
마야, 꿀벌 왕국을 도망치다
전쟁터의 베스트셀러
꿀벌 왕국 vs. 독일 제국
낭만주의와 전체주의의 잘못된 만남
『꿀벌의 우화』가 그리는 사회
제11장 앤 셜리가 두 바퀴로 굴러가는 세상을 만들기까지
에이번리 마을에 도착한 열한 살 소녀
『빨간 머리 앤』의 고향, 프린스에드워드섬
‘상상’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
숨지기 전날 출판사에 보낸 최종 원고
자전거가 페미니즘을 만났을 때
제12장 달콤한 초콜릿에 숨은 불편한 진실
전투기 조종사에서 동화작가로 변신하다
‘움파룸파’는 어떻게 탄생했나?
퀘이커교 기업들이 주도한 영국 초콜릿산업
캐드베리월드가 보여주지 않는 것
제13장 왕자는 왜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를 했을까?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
후기 빅토리아시대 영국의 끔찍한 현실
나눔과 베풂의 고귀한 가치 설파?
‘동화 속 동화’
‘사회주의 유토피아’의 색채
평탄하지 않은 삶
제14장 무인도에 열광한 사람들은 왜 증권거래소로 몰려갔을까?
노예무역을 위해 기니로 떠나다
대니얼 디포와 로빈슨 크루소의 닮은 꼴 인생
“내가 이 땅의 주인이자 왕이다”
디포의 ‘주가 띄우기’ 프로젝트
아이작 뉴턴을 울린 ‘남해버블’
제15장 자본주의는 자유와 낭만을 먹고 자란다
“미국 현대문학은 이 소설에서 비롯했다”
노예해방운동과 자유토지론
흑인 노예, 북부 금융자본의 대출 담보물
도금시대의 쓴맛
참고문헌
책 속으로
백린 성냥에는 단점이 있었다. 제조 과정에서 독가스를 내뿜는데다 피부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히는 등 인체에 치명적 위험을 지닌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10대 여성이었던 성냥공장 노동자들이 건강을 해치는 산업재해가 비일비재했다. 1840~1850년대 영국 내 성냥공장의 안전 실태를 다룬 근로감독 보고서가 잇달아 나온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19세기 후반까지 백린 성냥이 유럽에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아마도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 때문이리라. [41~42쪽]
층계 아래로 빛이 들어오는 작은 지하방, 낡은 의자 하나, 허름한 침대, 거의 부서진 탁자……. 작품의 들머리에서 제페토를 묘사하는 대목이다. 가진 것 없이 가난에 찌들었을 뿐더러 동네 아이들한테 놀림을 당하는 불쌍한 제페토의 존재는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질서 앞에 무릎을 꿇은 수공업과 장인적 생산방식에 대한 조롱으로 읽힐 만하다. 산업사회와 자본주의의 작동원리가 강조된 건 물론이다. 막 뿌리내리기 시작한 산업사회의 노동규율은 자연(전통사회)의 생활리듬을 기계의 생활리듬에 맞추도록 강제했다. 『피노키오의 모험』의 주된 구성 요소인 ‘학교’와 ‘시간’은 그 핵심이다. 빈둥대는 어린이가 교육을 통해 소년이 되는 과정은 이리저리 떠도는 부랑아가 노동훈련소를 거쳐 노동자로 재탄생하는 전형적인 산업화시대의 비유로 읽히기도 했다. [81~82쪽]
미국 땅 한복판에 자리 잡은 캔자스주를 덮친 회오리바람은 경제위기로 커다란 혼란에 빠진 미국 사회를 연상시킨다. 온통 잿빛인 도로시네 마을 풍경은 불황에 허덕이는 미국 경제의 현주소다. 노란 벽돌길(금본위제)을 따라 동쪽 끝 에메랄드시티(금권정치에 놀아나는 워싱턴 D.C)를 찾아간 도로시 일행에게 가짜 마법사로 밝혀진 오즈(무능한 클리블랜드 대통령)는 먼저 서쪽의 못된 마녀를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은구두를 빼앗으려는 서쪽의 못된 마녀를 도로시가 무찌르는 장면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로시가 옆에 있던 물통을 들어 마녀에게 쏟아붓자 마녀는 점점 오그라들었다. 완전히 녹아서 형체가 사라지기 직전 마녀가 내뱉은 말. “내 몸에 물이 닿으면 끝장이란 걸 몰랐니?” 돈 가뭄을 해소하는 화폐공급의 지혜를 은유적으로 일깨우는 대목이다. [113~114쪽]
“영국의 조세수입이 연간 500만 파운드에서 600만 파운드 정도 된다고 하더니 지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그 배가 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이냐? 당신 말이 사실이라면 영국은 개인과 마찬가지로 파산할 수도 있다는 결론인데, 영국이란 나라의 채권자는 누구이며, 그들에게 갚을 돈은 도대체 어떻게 마련하는가?” 현대사회 국가채무의 본질을 꿰뚫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바로 금융혁명이란 말 속에 담겨 있다. 명예혁명으로 권좌에 오른 오렌지 공(윌리엄 3세)은 프랑스와의 전쟁비용을 마련하고자 묘안을 짜냈다. 돈 많은 런던의 금융업자들한테서 금 120만 파운드를 빌리면서 특별한 조건을 제시한 것. 정부가 이자만 물고 원금은 영원히 갚지 않는 대신, 그들에게 은행(주식회사)을 설립할 권한을 주고 앞으로는 이 은행이 인쇄한 ‘종이(은행권)’만 국가화폐(법정화폐)로 쓰겠다는 내용이다. 독점적 발권력을 지닌 민간은행(영란은행)은 이렇게 탄생했다. 국가(정부)가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시장(민간)에 빚을 지는 국채시장의 탄생도 금융혁명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쳐야 했다. [169쪽]
부자들이 으리으리한 집에서 즐겁게 먹고 마시는 사이, 문 앞은 구걸하는 거지들로 들끓었다. 음침한 골목을 따라가니 창백한 얼굴로 그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굶주린 아이들이 보였다. 다리 밑에서 어린아이 둘이 서로 부둥켜안고 몸을 비비며 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왕자가 칼자루에 박힌 루비와 두 눈에 박힌 사파이어를 기꺼이 베풀었음에도, 세상은 그대로였다. 결국 제비는 왕자의 마지막 간청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왕자의 몸을 두른 금박을 한 장 한 장, 부리로 조심스레 떼어냈다. 화려했던 왕자의 몸은 차츰 잿빛으로 변해갔다. 제비는 굶주림과 가난에 신음하던 사람들에게 왕자의 몸에서 떼어낸 황금 조각을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왕자의 뜻이자 소원이었다. 그러자 핏기 없던 아이들의 얼굴에 갑자기 생기가 돌았다. 음침하던 골목마다 웃고 뛰노는 아이들로 가득 찼다. “이제 우리도 빵을 살 수 있어!” 아이들은 기뻐 내달리며 소리쳤다. [239쪽]
가슴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모험심에 불을 지핀 『로빈슨 크루소』에 심취하며 너도나도 투자 대열에 뛰어들던 그 시절, 영국 사회는 마구 요동쳤다. 시쳇말로 ‘졸부’의 탄생은 견고했던 전통사회의 신분 장벽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졌음을 뜻한다.……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의 사례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1720년 2? 닫기
출판사 서평
남해버블부터 금본위제까지
금권에 놀아나는 인간 세상을 비추다
https://youtu.be/3zFV7HHi8bQ
넬로는 왜 은화 한 닢이 필요했을까?
마르코네 엄마는 왜 외국으로 떠났을까?
왕자는 왜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를 했을까?
앤 셜리는 자전거를 마음껏 탈 수 있었을까?
움파룸파 사람들은 왜 초콜릿 공장에서 일할까?
무인도에 열광한 사람들은 왜 증권거래소로 몰려갔을까?
어린 시절의 단편적인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만화영화가 있다. 제목은 〈엄마 찾아 삼만리〉. 주인공 마르코가 ‘산 넘고 물 건너’ 엄마를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대체 마르코네 엄마는 왜 저렇게 멀리 일하러 간 거야? 저기가 대체 어디야?’ 지금이야 해외에서 취업하는 사람도 많다지만, 어릴 때에는 머나먼 외국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것이 신기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살고 있는 고장에서 일하고, 멀리 다른 지방으로 가더라도 결국 대한민국 내였으니까. 마르코 엄마가 일하러 간 나라가 아르헨티나라는 것도 나중에서야 알았다. 대체 마르코네 엄마는 왜 외국으로 떠나야만 했을까? 마르코는 왜 엄마를 만나기 위해 그토록 험난한 여정을 겪은 걸까?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이탈리아에서는 약 900만 명이 고향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자발적 이민’ 사례다. 그중 많은 이가 문화와 언어가 친근한 아르헨티나로 향했다. 당시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노동력이 많이 부족했던 아르헨티나는 마르코네 엄마 같은 이주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처럼 동화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와 사회의 중요한 기록이자 증거물이다. 작가들은 사회를 보는 자신의 관점을 동화에 투영했다. 텍스트(text) 뒤에 가려진 컨텍스트(context)를 보면 이제껏 알지 못했던 사회현실에 눈뜨게 된다.
자본주의의 어두운 그림자를 들추다
필리어스 포그와 파스파르투가 80일 만에 세계일주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보다 몇 년 앞서 건설된 수에즈운하와 대륙횡단철도 덕분이다. 빨간 머리 앤은 투표를 할 수 있었을까? 당대에는 여성참정권 운동이 활발했다. 어른이 된 앤이 자주 타고 다니는 자전거는 이동의 자유를 의미했다. 도로시네 집을 덮친 회오리바람은 경제위기로 혼란에 빠진 미국 사회를 연상시키고, 도로시가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찾아 걸어간 노란 벽돌길은 금본위제를 상징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초콜릿 뒤에는 착취와 눈물이 숨어 있다. 서구 초콜릿기업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으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공급자들의 수익은 형편없으며, 카카오농장의 참혹한 노동 실태는 아동노예 논란을 낳았다. 성냥팔이 소녀는 당시 유럽 빈민가정 어린이의 삶의 궤적을, 피노키오를 만든 제페토는 산업화와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질서 앞에 수공업의 쇠락을 보여준다.
행복한 왕자는 칼자루에 박힌 루비와 두 눈에 박힌 사파이어를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지만 세상은 그대로였다. 이는 산업혁명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을 들춘다. 가난과 질병, 빈부 격차, 열악한 노동환경, 불평등은 몇몇의 착한 마음씨에 기댄 자선활동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문제 해결이 국가의 책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그림 형제가 수집한 전래동화에도 날것 그대로인 민초들의 정서가 담겨 있다. 음악대가 되기 위해 브레멘으로 향하던 당나귀, 사냥개, 고양이, 수탉은 한꺼번에 소리를 내질러 도둑들을 쫓아낸다. 이들의 합창은 억눌린 자들의 목소리, ‘말’을 빼앗긴 농민들의 연대와 저항을 의미한다.
한편 걸리버가 여행 중 만난 브로브딩낙의 왕은 어떻게 영국 정부가 조세수입보다 많은 지출을 할 수 있는지 묻는다. “영국이란 나라의 채권자는 누구인가?” 현대사회 국가채무의 본질을 꿰뚫는 질문이다. 로빈슨 크루소는 고향을 떠나 35년간 외지를 떠돌고 그중 28년은 무인도에 고립되어 지냈지만, 그가 경영했던 브라질의 농장 덕에 큰 부를 일굴 수 있었다. 졸부(벼락부자)의 탄생은 견고했던 신분 장벽이 와르르 무너졌음을 뜻했다. 크루소의 모험기에 심취한 사람들은 일확천금을 꿈꾸며 너도나도 증권거래소로 몰려들었다. 아이작 뉴턴은 ‘남해버블’의 실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큰 손해를 입었다. 이외에 은화 한 닢이 없어 원하던 그림을 보지 못한 넬로와 ‘루벤스의 도시’ 안트베르펜 이야기, 아기 노루 밤비와 반유대주의, 제1차 세계대전 시기 전쟁터의 베스트셀러로 거듭난 꿀벌 마야 이야기, 허클베리 핀과 도망노예 짐의 우정, 마크 트웨인이 도금시대의 쓴맛을 본 이야기도 알 수 있다.
동화의 이면에 가려진 경제사 여행!
『동화경제사』는 15편의 동화를 통해 당대 사회현실을 들여다보고,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경제의 흐름을 좇는다. 특히 돈과 욕망에 휘둘리는 인간의 모습을 동화에서 어떻게 풍자했는지 보여주며 자본주의의 민낯을 드러낸다.
어린 시절 동화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저자는 오히려 어른이 된 이후 동화의 오묘한 세계에 새롭게 눈떴다고 말한다. 근대 이후 세계 경제와 사회경제사에 관심을 두면서, 동화 형식을 빌려 당대 논쟁의 최전선에 뛰어든 사례가 적지 않음을 알게 된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는 거대 월스트리트 패권과의 대결에 대한 은유이자 화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정치적 우화’이고, 『행복한 왕자』는 가난과 질병, 빈부 격차 등의 사회문제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상기시켰다. 저자는 동화가 탄생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살펴보고 당대의 주요 사건을 곁들여 동화를 새롭게 읽어보려 했다. 그 결과, 예쁘고 아름다울 것만 같은 동화의 이면에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그림자가 숨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