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제19편 영별그날>④영별하던 그날-20
그걸 본 옥희가 점룡의 무릎에 올라앉아 엉덩이를 뭉그적거리고 있었다.
“사모님, 선생님께서 저를 수제자라고 하시는데, 여기서 선생님과 똑같이 행동하면, 안 됩니다. 더구나 사모님과?”
“요기 사그리 선상님끼서 갈친 건디, 뭔 상관여? 내 초마(치마) 속으러 문이나 따놈 된디?”
점룡이 기가 막혀 주위를 둘러보니, 코보는 인순을 끌안고, 덕배는 아기를 업은 채 홍윤자를 끌안고, 두영은 유희를 끌안고, 있었다. 그러니, 남녀가 따로 앉은 사람은 장옥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혜영이 지치었는지, 물러나 앉던 순간, 선생님이 얼른 동대문을 닫는데, 기진맥진한 혜영은 남자의 무릎을 베고, 숫제 몸을 눕히는 거였다. 그러자 또 장옥순이 어물쩍 치마폭을 펴면서 선생님의 무릎위에 마주보고 앉는 거였다. 선생님은 반기듯, 그녀를 끌안고, 또 치마폭 속으로 손을 넣더니, 동대문을 열어놓자, 저절로 교접이 되었나보았다.
선생님은 그렇거나, 강설을 이어가고 있었다.
“남녀가 자리를 함께하면, 반드시 하나가 됩니다. 그 원리가 왜냐면, 본래 낮과 밤이 하나였는데, 서로 다른 점을 둘로 쪼개놨지요. 남자의 몸과 여자의 몸이 어떻게 다른가요? 미순이 말해 봐요?”
“야! 즈근 월메 즌이 냄편이 츠녀막얼 뚫어서나 아글 뱄넌디오. 남제 긋이 서툴거 약혀서나 음막이 다 안 뚫려서나, 울 슨상님이 맨날 아츰이 한 분쓱 길들여주먼, 냄편이 좋아란디, 남제넌 논두렁이 말뚝 같거, 으자넌 아궁이속 고래구멍 같어라오! 즈그가 말로 다 못 현기러 그림 그려드려유. 깔깔깔.”
미순의 말에 방안의 남녀들이 손뼉을 치면서 잠시 야단법석을 피웠다.
‘짝짝짝, 짝짝짝....’
“야, 그림 멋지기 그려라야! 짝짝짝, 짝짝짝... 깔깔깔.”
미순이 떠들썩한데, 발딱 일어서다가 치마말기가 풀어져 치맛자락이 발등을 덮으면서 끌리는 거였다. 그러나 그녀는 치맛자락을 아무렇게나 한 손에 쥐고, 불두덩만 가린 둥, 만 둥 칠판 앞으로 가더니만, 백목 하나를 손에 쥐고, 상상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백목을 쥔 손에 힘을 주더니만, 삐죽삐죽 부숭부숭 일어선 불두덩의 터럭을 그리는데, 다들 알아차리고, 입을 열면서 손뼉을 치는 거였다.
“야, 인쟈본기러, 느근 환쟁이구나! 짝짝짝, 짝짝짝... 잘 그린다!”
또 한바탕 요란한데, 그녀는 묵연한 표정으로, 거침없이 장대한 홍두깨모양을 그리더니, 투구모양의 용머리를 둥글뭉수레하게 그려놓는 거였다. 그리고는 돌아서 정색하더니, 좌중을 향하여 말하였다.
“요것언 울 슨상님 거여유. 깔깔깔.”
“야, 짝짝짝, 짝짝짝... 잘한다. 느그 냄편 것더 그려라! 짝짝짝, 짝짝짝...”
그녀는 한번 싱끗 웃어 보이더니, 돌아서 또 삐죽삐죽 거웃을 한참 그려놓고는 가느단 막댓가지를 지렁이마냥 그리더니, 머리에다 새우눈깔만한 대가리를 그리다 그녀는 스스로 쓴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오메, 느그 냄편 긋이 고로코롬 지랭이 같냐? 히히히.”
방안의 남녀들도 실소하는데, 선생님이 빙긋 웃으면서 말하였다.
“우리 천인호 아내, 그림솜씨가 대단하군! 그런데 남편을 사그리 무시하네! 남편그림 다시 그릴 수 없을까? 아하하.”
천복이 미순의 그림을 칭찬하는데, 손뼉소리가 터지었다. 그림을 찬양하는지, 다시 그리기를 부추기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짝짝짝, 짝짝짝, 짝짝짝, 짝짝짝...,’
천복을 비롯한 남녀들이 손뼉을 치면서 죄다 넋을 잃고 바라보는데, 그녀가 선생님 말씀대로 남편의 것을 다시 스케치하는 것 같았다. 그려놓은 남편 그림은 지우지 않고, 그 아래에 그리었다. 또 삐죽삐죽 거웃을 신나게 그리더니만, 이미 그린 지렁이그림보다 더 가느다란 모기다리를 그렸다.
그러자 방안이 조용해졌다. 그녀는 그 끝에다 여자를 그리려는지 또 삐죽삐죽 거웃을 그리더니, 살아서 살짝 벌어진 조가비모양에 어두컴컴한 깊은 동굴 속에다 음막도 그려놓는 거였다.
“요건 즈그 건디유. 요 음막얼 냄편이 못 뚫어갖거 맥혀서나, 울 슨상님끼서 팍팍 파거들가 뚫었넌디, 아츰마다 슨상님끼서나 뚫어줘야 냄편이 한 분 즐긴디, 날마다 슨상님이 안 뚫먼, 냄편언 왼죙일 꼼짝 못혀서나, 즈근 슬퍼라오! 깔깔깔.”
‘짝짝짝, 짝짝짝, 짝짝짝, 짝짝짝...,’
“느근 핑생 두 남제랑 살으얀디... 고것더 인연이 틀림없제! 깔깔깔.”
미순은 불두덩을 가린 둥, 만 둥 치마를 한 손에 쥔 채, 얼른 천인호 품에 안기자, 남편이 귀엽게 그녀의 엉덩이를 토닥거리고 있었다.
그런 동안, 장옥순은 선생님의 것이 꿈틀거리자, 의식이 몽롱한지, 눈을 가느닿게 뜬 채, 남자의 가슴팍에 얼굴을 박고, 마냥 즐기고 있었다.
첫댓글 매우 자유분방한 교실분위기입니다 *^^*
점룡이 풍수학을 배운다더니 봉숭아학원을
만들었네요. 천복은당장 방향이뒤틀리기는
했으나, 점룡의 취향에 맞게 따라줄 필요가
있기에 그의 입맛에 맞게 따라줍니다. 여기
참여하는구성원은다 피를섞은 인연들이니
이렇듯 화목하게지내다보면 시간이갈수록
깨닫게 되는 거지요. 천복은 분방하게 놓아
주면서 거기서 핵심을 찾는 성격자이죠. 그
래서 그의 곁은 항상 풍요하죠. 교실분위기
도매우 낭만적이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