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조식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호텔 조식 창밖의 뷰,
이름하여 햇살 여명이 기가 막혔기 때문이다.
이런 멋진 아침 햇살의 에너지와 기운이 차고 넘치다니 여정이 매우 기분좋게 흘러갈 것 같은 예감.
그 예감은 현실이 되어 저녁에 만난 오페라 하우스의 야경과 뜻하지 않게 얻어걸린 "성 패트릭 데이"를 기념하는
불꽃쇼를 보며 환호하면서 서울 어디에서나볼수 있는 불꽃놀이 일지라도 시드니 "달링하버"에서 만나는 행운은 보너스 같았다.
그렇게 출발의 에너지는 좋았으나 기를 쓰고 시간 맞춰 달려간 "돌핀 크루즈"에서 가이드가 선물 꾸러미를 걸고 일행들에게
멋진 돌고래 사진을 촬영하도록 유도를 하였으나 언감생심....많은 사람들이 서로 돌고래를 찍겠다고 난리 북새통인 모습을 보자니
절로 한숨이 나와 개인적으로는 그냥 포기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해보겠노라 애쓰는 사람들을 보면서 쓴 웃음이 나왔다.
사실 크루즈 배가 엄청 흔들려 많은 사람들이 서로 어깨를 부딪혀 가며 우좡좌왕 하는 모습이 더욱 더 가관이어서
촬영은커녕 넘어지지 않기만 해도 다행이겠다 싶었다.
와중에 그런대로 자신은 돌고래 사진을 건졌다고 우겨보지만 가이드 눈에 찰리는 없는 법.
쓸데 없이 휩쓸려다닌 사람들만 볼품 없는 면모를 보였다 싶었는데 개중에 잘 찍었다고 막무가내인 사람들도 있더라고.
암튼 그러거나 말거나 바다를 보면서 시간대에 맞춰 등장하는 돌고래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잠시 아들 생각을 했다.
바닷속 심해와 돌고래를 보겠다고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하며 그 비싼 장비들과 수중카메라까지 사서 촬영하며
미친듯이 바닷속을 헤집고 다녔을 아들을 생각하자니 울컥...그래도 "저 좋아서 하는 일이었다" 라고 위로도 해보면서 말이다.
어쨋거나 돌고래 사진 촬영은 포기하고 나이 어린 선원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었다.
그러니까 그들은 고1까지 정규 공부를 하고 2학년 부터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실습도 하면서
자신의 적성을 시험하는 중이었는데 어린 소녀가 아닌 당당한 선원으로 자존하는 여성이라기에는 앳띤 여선원과
그 여릿한 선원을 이끄는 사수의 모습이 엄청 보기 좋아 한 컷 요구를 했구만 그 이후로는 갑자기 스타가 되어버렸다.
너도 나도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대며 같이 사진을 찍자고 난리굿이었으니 괜히 미안하기도 하더라는.
그렇게 한시간 여를 바다를 누비며 이런저런 상념에 빠지기도 하고 밤새 이야기를 하면서도 못다한 이야기를 마저 하느라
다른 팀들과는 어울리지 아니하고 우린 우리끼리만의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가 흔들리는 중이었다.
하였어도 바닷바람, 뜨거운 태양이 온 몸으로 스며드는 기분좋은 유람이기는 했다.
물론 배를 탈 것이라고, 변덕스런 날씨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가이드가 후회하지 않게 옷을 챙겨오라는 말에
다들 두꺼운 옷들을 챙겨가거나 입었다가 짐꾸러미만 만들었다 싶은 후회도 있었다.
워낙 호주 자체가 날씨 변덕이 죽 끓을 듯하다는 정보가 차고 넘쳐서도 그랬을 것이다.
여하튼 그렇게 남태평양의 야생 돌고래와 잠시 해후를 하고 그 유명하다는 사우스 코스트에서 가장 오래된,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쿨랑가타 에스테이트 와이러니"로 향했다.
쿠랑가타 산기슭에 자리한 와이너리인 만큼 광활한 포도밭은 물론이요 유수한 와인대회에서 150여개의 상을 거머쥔
그야말로 장인정신으로 무장된 와이러니 라고 하여 기대감이 뿜뿜.
흥미로운 눈빛을 장착하고 그들이 권하는 순서대로 와인을 마시다 보니 왜 그리 유명해야 했는지 알 것 같았다.
하여 와이너리에서의 맛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사람들은 직접 소비욕구를 뿌리치지 못하고 공수함은 물론
우리 역시 예외는 아니었고 그로인해 한밤을 와인에 취해 끝없는 수다발을 날리며 숙면을 휘리릭.... 실수 아닌 실수를.
그러나 와이너리의 와인은 최상급이었으나 함께 동행하였던 일행들 중에는 점심으로 제공된 스테이크에 불만 토로.
개인적으로는 살짝만 익힌 스테이크를 좋아하는지라 별 불만이 없었지만 다들 다시 구워달라고 아우성...맛있더라고.
뿐만 아니라 그 너른 들판에 온갖 꽃들이, 초목이 여행객들의 눈을 홀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것 분위기 삼매경에 취하보지만 아뿔사 시간 제한이 있는고로 발길을 서둘러야 했다는 말씀이지만
그 와인 맛은 돌아와서도 잊혀지지 않아 엊그제 수요일에 강남하고도 신사동 사거리 "텝샾바"에서
때 아니게 와인 파티를 하면서 다시 한 번 시드니에서의 여행을 음미하였더라는.
암튼 그렇게 살짝 와인에 취한 채 흔들리는 몸과 마음을 부여잡으며 "미나무라 레인포스트"로 가는 길자락.
진짜 호주의 자연을 느낄 수 있다던 호언장담이 무리도 아닌 것이 눈만 돌리만 아름다운 자연과
전 세계에서 유일한 생존감을 호주에서 뽐내는 "유칼립투스" 나무가 시선몰이를 하는데다
광활한 땅덩어리는 얼마나 부러움과 시새움을 불러일으키는지 그저 절로 자연의 혜택 속에 있는 듯하더라.
그렇게 도착한 삼림 속에서의 여정은 기본적으로 초록이 주는 힐링 그 자체도 매력적이었지만
산 속길을 걸으며 만나는 공터에서 잠시 명상의 시간을 갖고 복식호흡으로 자신을 어루만지는 시간도 좋았다.
아무래도 가이드를 잘 만나는 것도 복이라더니 꽤나 유능하기도 하고 세심함은 물론 자신의 가족사를 풀어내며
여행객들에게 인생의 참맛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고지해 주기도 해서 이래저래 마음이 맞았다.
어쨋거나 가슴이 뻥 뚫리는 광활하게 펼쳐진 목초지 속에 위치한 열대우림의 면모는 참으로 다양한다.
게다가 걸어가는 내내 시원한 바람을 선사하는 자연산림의 본맛과 계곡을 끼고 걷는 워킹의 참맛을 누릴 수 있어 좋았으나
개인적으로는 늘 대하는 집앞의 일상이기도 해서 산자락에 위치한 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했다.
하였어도 워낙 광범위한 열대우림을 대표하는 다양한 종류의 희귀한 열대 우림을 만날 수 있었어도
아쉽게도 슬슬 내리던 비님 덕분에 다양한 조류와 호주만의 동물들을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그런대로 반겨주는 새들이 있어 산책길이 무미건조하지는 않았고 와중에 다양한 생태계를 만나는 놀라운 체험도 있었다.
그렇게 몸도 마음도 힐링이 된채로 미리 예약해둔 "오페라 하우스 야경"을 향해 고고고....이미 마음은 들떴다.
기본적으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야경에 대한 매력치를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들었으니 더더욱 그러하였다.
토요일 저녁 늦은 오후 여섯시...웬일이라니 거리마다 드레스와 정장을 입을 사람들로 인산인해.
내려서 걸어가는 동안에 서로 밀려가며 드레스를 감상하고 멋진 남자들에 홀려서 웃음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거기까지, 우리는 오페라 하우스 야경을 위해 발빠른 걸음으로 저들을 지나쳐 가는데
웬일? 또 오페라 하우스 근처 여기저기서 공연들이 열리고 실내 공연을 위해 이동하는 사람들로 길을 걷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오페라 하우스 지하 맥주집과 노천레스토랑은 그야말로 사람들의 물결, 잠시 빈공간을 찾기 위해 두리번 거리다 포기할 즈음
혼자 앉아있는 현지인을 발견하고 양해를 구한 채 하버브릿지와 오페라 하우스를 위해 열심히 셔텨를 눌렀다.
그래, 이 한 장면을 위해 여기를 달려왔을지도 모를 일이니 열심히 눈팅하며 즐감하자...사진 촬영을 잠시 잊고 망중한.
1923년에 착공하여 1932년에 완공되었다는 "하버브릿지"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 비쁜 발걸음으로 다리를 건너며 한 컷 날리고
와중에 성패트릭데이 기념일이 그 다음날이라 더욱 파티도 많고 드레스와 정장을 챙겨입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과
달링 하버에서 불꽃놀이가 정확하게 7분간 벌어진다는 정보를 듣고 이동을 한다.
발빠르고 정확한 시간을 지키는 한국인들의 저력은 야경전문 가이드를 만나면서 더더욱 원활하게 진행되었고
그 7분간의 불꽃놀이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는 온마음으로 주차장을 선점하길 바랐지만
와우, 여행객들로 차고 넘치는 지라 잠시 임시주차를 한 후 내려서 가이드 안내로 좋은 장소를 물색 후 불꽃놀이를 마구 즐겼다.
와중에 야식 배달의 자전거가 눈에 들어온다....호주는 이미 오후 세시반이 지나기 시작하면 눈을 닫을 생각을 하고
다섯시경이면 웬만한 곳은 마감이지만 그나마 배달 음식은 즐길 수 있다고 하며 웬만해서는 전동자전거 배달이 최고랍신다.
또한 워낙 엄격한 주차제도가 웬만한 사람들에게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위력적이어서 주차 위반시 벌금이 장난 아니라고 하니
누군들 아무 공간에나 주차를 하겠으며 횡단보도 위반도 무지막지한 벌금 고지서를 납부하는 입장이고 보면
저절로 호주 사람들은 그게 무엇이든 위방할 생각을 하지 않을 것 같다.
더불어 그들의 신호체계를 보자면 그야말로 운전자 중심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어서 그들의 그런 교통 표지판 문화와
벌금에 관한한 절대 뵈주는 법 없는 벌금제도는 들여와도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그 뿐만 아니라 담배 한갑이 얼마나 비싼지 간 큰 사람들이나 담배를 피울 정도고 무슨 일이던 감히 법규를 위반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
호주라서 가능한 것인가 생각을 하면서도 우리나라도 시급히 들여와야 할 법규가 많다는 사실도 부러웠다.
암튼 장관이었던 불꽃놀이를 코 앞에서 바라보던 것이 언제 였던가 싶도록 너무나 흥겨워서 절로 몸이 흔들흔들.
좌우를 둘러보니 아뿔사, 웬 코리아나들의 잔치인지 시드니 맞아? 싶더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아는 체 하며 친화력을 발휘하는 대한민국인들의 저력, 자리 양보와 나눔은 기본이었다.
그렇게 마구 웃고 환호성과 탄성을 지르며 불꽃놀이를 즐기다가 아쉽게 끝나버린 7분간의 불꽃쇼를 뒤로하고
약속장소를 이동을 하여 다시금 멋지고 근사한 에너지 넘치던 가이드를 만나 호텔로 돌아오는 길.
새삼스럽게 여행의 진면목을 느끼고 누리며 아직은 여행의 매력을 놓지는 못하겠다 싶었다.
여하튼 조식이던 점심이던 저녁식사던 어느 것 하나 불만족 할 일이 없었던지라 이 여행은 쾌적함 그 자체다.
숙소는 물론 다양한 군단의 일행이던 불편함이 별로 없었을 뿐만 아니라 차츰 서로를 알게 되는 순간 즈음에는
이별이 준비되는 법....그랬어도 끼리끼리 그 하루가 지나간다.
첫댓글 상상이 가능하네요.
거이 실물적으로 아마도 가본곳들이라 그런듯해요.
돌고래 크루즈만 경험 못해본 코스입니다요. 즐겁게 동행했네요. 대신 나는 동물원에 가서 그곳 특유의 동물들에게 먹이주기와 만져보기가 가능했네요.
코알라 캥거루, 에뮤등등~!
ㅎㅎ 그럴 듯
다음날 시티팜에서 양떼를 모는 개몰이와
캥거루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을 만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