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변두리의 한 고등학교가 조용한 교육혁명을 펼치고 있다. 공업단지가 인접해 있는 열악한 환경,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으로 인해 교육적 지원이 부족하지만, 교사·학생·학부모가 하나가 돼 이제는 대전의 신흥 명문고로 주목받고 있는 곳, 바로 대전 이문고등학교다. 이문고는 지난해 두 번의 커다란 경사를 맞았다. 제2회 전국 교과교실제 우수학교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2010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에도 선정된 것. 이문고 구성원들의 땀방울이 드디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신용 교장은 “2006년 평준화 지역 편입 후, 다양하게 펼치고 있는 이문고의 교육 활동에 대해 객관적인 외부 평가를 받아보고 싶었다”며 “지금의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미진한 부분을 계속 수정하고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2회 전국 교과교실 우수학교’ 대상 수상 관혼상제 체험 등 창의·인성 프로그램 다양
이문고가 시행중인 교과교실제 C형은 학생들의 학력을 향상시킨 결정적 원동력이었다. 국어(1실), 영어(4실), 수학(3실) 등 3개 교과의 교과교실은 북스캐너, 실물화상기 등 최첨단 교육 시설로 꾸며져 있다. 학생들은 수업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쾌적하고 안락한 교과교실에서 오로지 학업에만 매진할 수 있었다. 여기에 수준별 맞춤형 교재와 교사들의 열정이 더해져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지난해 대전지역 일반계고 중 4년제 대학 진학률 1위를 달성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와 같은 교과교실제의 성공적 운영 사례는 전국으로 소문이 나, 여러 학교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다. 신 교장은 “성적이 조금 뒤처지는 학생들에게 먼저 교과교실을 제공하고,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교사를 배정하면서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문고는 앞으로도 교수·학습 모형 개발, 창의성 계발을 위한 평가 기반 조성, 교과협의회 활성화를 통해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에는 교과교실제 A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문고의 또 다른 강점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이다. 대표적인 것이 관혼상제 체험으로, 우리의 예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통해 인성을 함양하고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하고 있다. 최근 대전교육연수원 예절관에서 제사의 유래와 의미, 제사의 종류, 진설방법 등 제례 체험을 한 학생들은 성인례, 전통 혼례 등을 체험하기도 했다. 또 전 학생이 1개 이상씩 참여하는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운영중이고 유명인사 초청 특강, 북아트 대회, 찾아가는 독서논술교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표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