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서>
4. 이상지질혈증을 위한 바람직한 식이
최근 국제적으로 이상지질혈증의 관리 및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한 식사지침은 단일 영양소가 아닌 전체적인 식사의 질을 강조하는 식사계획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식사계획으로 지중해식 식사와 DASH 식사계획이 있다.
지중해식 식사는 지중해 인근 지역 국가들에서 발견되는 전통적인 식사계획으로, 주요한 식품 구성은 통곡류, 콩류, 견과류, 과일류, 채소류, 올리브유이다. 가장 큰 특징은 지방 섭취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단일불포화지방산 섭취가 포화지방산 섭취의 2배 이상이라는 점이며, 대부분 단일불포화지방산 섭취는 올리브유로부터 얻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지중해식 식사계획은 정해진 계획이 있지는 않지만, 주요한 식품 구성을 지킬 경우 많은 역학 연구들에서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감소시킨다는 비교적 일치된 결과들을 보고하고 있다.
미국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균형 잡힌 식사계획인 DASH 식사계획을 고안하였다. DASH 식사계획은 주요 식품군과 섭취 분량으로 제시되며, 1일 열량 섭취량 2000kcal 기준으로 과일류 4~5 servings/day, 채소류 4~5 servings/day, 곡류 6~8 servings/day, 저지방 유제품류 2~3 servings/day, 콩류 및 견과류 4~5 servings/week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식품 구성은 과일과 채소만 풍부한 식사계획에 비해서도 혈압 강하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보고됐으며, 혈액내 총콜레스테롤, LDL 및 HDL 콜레스테롤 수준도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2018 AHA/ACC 진료지침에서는 채소류, 과일류, 통곡류, 콩류, 견과류, 생선류가 풍부하고, 단 음식이나 붉은 육류의 섭취를 제한하는 식사계획을 권고하고 있으며 2019 ESC/EAS 진료지침도 전체적인 혈액내 지질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주요 식품군(곡류, 채소류, 콩류, 과일류, 육류 및 생선류, 유제품류, 견과류등)의 권장식품과 주의식품들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식생활은 밥을 주식으로 하며 다양한 부식으로 구성되어, 서구와 다르게 지방 섭취 비율은 높지 않으나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높은 식사 구성을 보인다. 보건복지부의 2020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섭취 비율은 60%:16%:24%이지만, 미국 성인은 47%:16%:36%로 탄수화물과 지방의 섭취 비율이 매우 다르다.
우리나라 성인의 이상지질혈증 관리를 위해서는 지방 섭취뿐 아니라 탄수화물 섭취의 양과 질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적절한 식사계획을 권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식사계획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인 유전체역학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주식인 쌀 섭취를 4가지 식사패턴으로 정의(흰쌀밥, 밥과 콩, 밥과 잡곡, 혼합)한 연구에서는 여성의 경우 흰쌀밥 식사에 비해 밥과 콩 식사가 복부비만과 혈당이상 위험도가 낮았고, 특히 폐경 후 여성의 경우 잡곡 계획에서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낮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균형식, 쌀밥 위주의 식사계획을 추출한 연구에서는 쌀밥 위주의 계획에서 저HDL 콜레스테롤혈증 유병 위험이 남자와 여자 모두에서 증가했다. 서울시의 대사증후군 사업 자료를 이용하여 전통식, 알코올 및 육류, 당류 및 패스트푸드, 과일 및 유제품의 식사계획을 추출한 연구에서는 과일 및 유제품 식사계획에서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54% 감소했다.
한국인 유전체역학조사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 건강식, 즉 콩류, 채소류, 버섯류, 생선류, 해조류의 섭취가 많은 식사계획이 남녀 모두에서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위험도를 낮추었다. 따라서 약사는 이상지질혈증 관리에 바람직한 식사를 위해 쌀밥을 주식으로 하더라도 잡곡, 통밀 등 통곡류 식품의 섭취 비중을 높이고, 전체적인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높지 않도록 안내한다.
부식으로는 다양한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생채소류, 콩류, 생선류가 풍부하도록 식사를 구성하고, 적색육이나 가공육의 섭취는 줄이되, 생과일과 흰 우유의 적정한 섭취는 권장되지만, 가급적 단 음료나 디저트의 섭취는 자제하도록 교육한다.
환자 교육 시, 질병관리청의 우리나라 식생활에 맞는 주요 식품군의 권장식품과 주의식품을 정리한 <표2>와, 식품군별 하루 식사권고안 예시인 <표3>, 열량 및 영양소, 식품 섭취를 모두 고려한 이상지질혈증 관리를 위한 식사가이드인 <그림3>을 이용할 수 있다.
결론
건강한 식습관은 이상지질혈증의 치료와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상지질혈증으로 인한 ASCVD의 위험요인을 개선할 수 있다.
약사는 최신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환자의 임상상황을 반영한 개별화된 영양 중재를 시행하여 LDL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치료를 향상시키는 효과를 증대할 수 있다.
특히 약물치료 복약상담과 함께 근거중심의 영양중재를 시행하여 혈액 내 지질관리에 큰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