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담양’ 촌캉스
MZ세대들은 왜 촌캉스를 가는가? 밀레니얼을 3년 앞두고 태어난 내게 촌캉스는 치열한 경쟁이 가득한 도시의 삶에서 잠시 벗어나 때 묻지 않은 날것의 자연을 즐기는 휴식으로 다가온다. 도시, 특히 서울 같은 대도시는 득시글거리는 사람들에 의해 소음과 밀집, 그리고 긴장이 가득한 곳이다. 한때는 그러한 소음과 분주한 경쟁마저 좋았지만, 이젠 그러한 것들이 피곤하게 다가온다. 아니 스트레스가 된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불멍, 물멍에 눈이 갔고 논멍과 밭멍을 꿈꾸게 되었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이주미(MZ세대 독자)
시골 할머니 집이 생각나는 디자인과 분위기를 풍긴 숙소의 토방과 방 내부
이제 촌캉스는 젊은 세대에게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도시의 소음과 끊임없는 경쟁에서 지쳐 자신에게 휴식을 주고, 아무런 소음 없이 조용한 곳에서 온전히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시간들을 갖고자 한다. MZ세대가 촌캉스를 택하는 이유일 것이다.
촌캉스의 가장 큰 목표는 힐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그저 가장 큰 목표는 힐링이다. 소음이 없는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풍경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촌캉스에서 우리가 하는 것이다.
시골 할머니 집이 생각나는 디자인과 분위기를 풍긴 숙소의 토방과 방 내부
이번 촌캉스로 담양을 다녀왔다. 읍내에서도 조금 더 안쪽으로 숙소를 잡아서인지 주변에는 그 흔한 편의점조차 찾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무언가가 너무 없어서 당황했던 것 같다. 밤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아 세상에 우리들만 남겨진 기분이었고, 심지어 우리가 말하는 목소리가 더욱 크게 느껴져서 다른 공간에 투숙한 분들이 다 우리 얘기에만 집중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래서 더 좋았다.
시골 할머니 집이 생각나는 디자인과 분위기를 풍긴 숙소의 토방과 방 내부
묵는 데 큰 불편은 없어
우리가 묵은 시골집은 큰 마루와 공동부엌 1개, 객실로 꾸민 방 2개 그리고 별채 공간 등으로 구분돼 있었다. 객실 안에는 바닥에 깔 수 있는 요와 덮고 잘 수 있는 이불, 베개가 2개씩 준비돼 있었다. 작동되지 않는 옛날 TV와 에어컨, 선풍기, 작은 거울과 헤어드라이기 등도 구비돼 있었다. 전원을 켜도 방송을 볼 수 없는 오래된 TV가 우리보다는 집의 나이가 훨씬 많다는 것을 짐작케 했다. 대신 에어컨은 기능을 제대로 해 다섯 여자들의 ‘엄지 척’을 받았다.
시골 할머니 집이 생각나는 디자인과 분위기를 풍긴 숙소의 토방과 방 내부
화장실은 실내에 한 개, 별채 쪽에 한 개가 분리돼 있어 밤에는 별채 쪽 화장실을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수건이나 세면용 도구는 모두 구비돼 있어서 큰 불편은 없었다. 전반적으로 시골 할머니 집이 생각나는 디자인과 분위기여서인지 숙소에서 묵는 동안 마음이 편안했던 것 같다.
대나무 냄새가 짙어 걸으면 힐링이 되는 죽녹원
덤으로 얻은 대나무 냄새
숙소 근처에 소쇄원과 죽녹원이 있어서 두 곳을 다녀왔다. 소쇄원과 죽녹원 모두 담양을 대표하는 대나무가 많아서 아름다운 풍경을 맘껏 볼 수 있었다. 특히 죽녹원은 ‘알포인트’라는 영화 촬영지이기도 해서인지 꽤 볼 것들이 많았다. 우리가 구경할 때는 비도 제법 왔었는데 비와 대나무 냄새가 합쳐져서인지 나무 냄새가 더 짙었다. 오히려 자연에서 힐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던 요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