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7월 1일 지중해 최대 휴양지 니스의 한 카페에 선그라스와 모자로얼굴을 가린 건장
한 사내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지난달 폐막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일찌감치 보따리를 싸들고집으로 향해야만
했던 비운의 주인공들- 프랑스의 ‘지단’, 포르투칼의‘피구’, 폴란드의 ‘올리사데베’,
스페인의 ‘모리엔테스’, 이탈리아의 ‘비에리’와 ‘토티’.
분노한 자국팬들의 달걀세례와 엄청난 비난을 피해 이 곳 니스로 몸을 숨긴 이들은 한국에
서 공수해온 소주를 마시면서 응어리진 그들의 속내를 비로소 털어놓았다.
이들의 번개팅 소식을 사전에 알아차린 본 기자, 웨이러로 위장취업하여이넘들의 방담을 첨
부터 싸그리 다 녹취해 버리고 말았으니 이를 전문용어로 특종이라고 한다.
본지최초로 공개하는 이 스페셜탑시크리트알코올픽션토크에 니덜을 초대하나니… 사알짝 엿
들어 보시길.
피구: 야야 어여 찌끄리자. 기분도 꿀꿀한데… 근데 지단이 너, 다친 다리는 좀 어떠냐?
지단: 그럭저럭 견딜만하다. 우루과이하고 할 때 넘어져서 더 악화됐다.근데 오늘 여기 모인
넘들은 어째 다 한국한테 깨진 넘들이냐?
토티: 씨바 코리아!!
피구: 야 비에리! 넌 조냐? 눈은 시뻘게 가지고…
비에리: 내가 요즘 통 잠을 못 잔다. 힘들 게 잠들면 곧 그 넘의 환청 땜에…
피구: 무순?
비에리: 대~한민국!!
모리엔테스: 와… 진짜 대단한 응원이었다. 어느 정도였는지 아나? 형들…라울있자너?
지단: 아참 라울… 걘 부상이 좀 나았냐? 한국전도 못 뛰고…
모리엔테스: 지단형, 피구형. 형들은 같은 팀에서 뛰니까 잘 알자너? 그쉐이 얼마나 소심하
고 기집애같은지? 그넘 순 꾀병이야. 한국전 전날에도훈련 잘 해놓고선 호텔에서 한국 테레
비에 나오는 붉은 악마 보더니, 지는무서워서 경기 못하겠다고… 그래서 멀쩡한 넘이 벤치
지킨 거야. 솔직히나는 머 뛰고 싶어서 뛰었나? 경기 내내 그놈의 응원단들 구호랑 함성 땜
에 낭중엔 내가 어느 쪽으로 공을 모는지도 모르겠더라니까. 비에리 형이이해가 돼. 암 되고
말고.
지단: 근데 이태리 니네덜… 솔직히 우리끼리 이야긴데, 니네 나라 좀치사하더라. 우린 1회
전 탈락하고도 뒷끝 깨끗했자너. 야 경기 한두 번 해보냐, 애새끼들처럼 왜 그래? 쪽팔리게.
토티: 형… 그럼 어떻게 하겠수? 자존심이 있지. 세계 6위가 42위한테 깨졌으니 먼가 깨깽
이라도 해야 속이 풀릴 거 아냐? 그리구 이게 말이나 되냐구? 대이탈리아가… 아… 생각하
기도 싫어. 근데, 한국넘들 진짜 징한넘들입디다. 원래 동양애덜은 우리랑 게임한다고 그러
면 그 자체로 쫄아버렸었자나. 우린 그런 애덜하고 월드컵에서 뛰는 것 자체로 쪽팔려 했구
말야. 근데 이 한국넘들은 도대체가 겁대가리가 없는 거야. 고개 빳빳히 들고 두 눈 똑바로
뜨고..
비에리: 야, 내가 경기시작 전에 그랬자너. 10분 동안 애덜 졸라 패면 기가 죽을 거라구. 우
리가 또 누구냐? 심판 안볼 때 애덜 조져놓는 데는 일가견이 있자너. 근데.. 김태영이니 최
진철이니 하는 넘들 졸라 어퍼컷에팔굽으로 죽으라고 찍어도… 우메 독종들. 뭘 쳐먹어서
그런지 때리는 우리가 질리더라니까.
토티: 나중엔 홍명보가 나한테 “너 경고한다” 이러는데 나 그 자리에서오줌 싸 버렸자너.
우 그 카리스마~ 개막전에 오노한테 한달 동안 헐리웃액션 특강 받은 것도 다 꽝나버리고…
근데 이게 다 올리사데베 니네가 초반에 한국에 깨져서 그런 거야 임마.
올리사데베: (소주 한 잔을 원샷하며) 누가 한국이 그렇게 셀 줄 알았나?공동개최국 들러리
라고 생각했지 머. 띠바.
지단: 야… 우리가 평가전 할 때.. 난 그때부터 불길하더라. 김남일인가하는 넘, 그 넘이 옆
에서 달겨드는데, 웬만한 유럽넘들하고 거친 몸 싸움은 다 해봤지만 그렇게 무식하게 달겨
드는 넘은 첨이다. (지 장딴지를 가르키며) 이것도 걔 작품이자너. 하긴 차두리랑 안 부디친
게 천운이지. 근데 모리엔테스. 니네까지 왜 심판 판정가지고 난리치냐?
모리엔테스: 이태리가 졸라 떠드는데 우리는 가만 있을 수 없자너. 그리고말이야 바른 말이
지, 우리가 말하는 편파판정이라는 건 그거자너. 왜 그전처럼 유럽편 안드냐? 왜 동양넘들하
고 하는데 심판이 유럽편을 들지 않냐 그거자나? 그게 편파판정이지 머.
피구: 근데, 정환이 그 누마 잘 하긴 잘 하대? 그 애가 왜 페루자에서 벤치만 지키고 있었
을까?
토티: 나참, 거 선수끼리 다 알면서 멀 그런걸 물어봐 형? 우리가 이번 판정시비에서도 뽀
롱났듯이 졸라 우월의식에 사로잡힌 민족이자너. 근데 공도 졸라 잘차고 얼굴도 환상인 넘
이 나타났으니, 박힌 돌들이 가만히 있겠냐구? 이태리 선수들 밥줄 다 끊길 판인데… 우리
가 가우치 구단주 만날때마다 이렇게 주문을 외웠다니까… 그 넘 나오면 우린 끝이다. 우리
여자팬들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피구: 에이 쪼존한 넘들.
지단: 근데 피구 넌 왜 갑자기 은퇴를 한다고 그러냐?
피구: 은퇴라기 보다는… 한국으로 축구 유학 좀 다녀올라구 구런다. 거기가서 한국 축구에
대해 공부 좀 하고 기초부터 다시 배워볼려구. 이미 차범근 축구교실에 예약해놨다.
모리엔테스: 하긴, 피구형이 잘 생각했는지도 몰라. 월드컵 끝나고 한국선수들 이쪽으로 대
거 스카웃 되오면 우린 설 땅도 좁아지고… 형, 알아보는 김에 내 것까지 알아봐줘요. 근데
지단형도 은퇴 이야기 나오던데…
지단: 난 좀 다른 일을 하려구 한다.
올리사데베: 무슨 일요?
지단: 사실 이번에 프랑스가 예선 탈락한 것은 개고기의 저주였자너. 남의나라 음식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한 것에 대한 저주를 받은 거지 머. 그래서이번에 대오각성한 브르지뜨 누나
랑 같이 <딴나라 음식문화 존중하기위원회>를 창설해따. 동양 음식을 세계에 소개하는 곳
이지. 토디 넌?
토티: 나 이번에 레드카드 받고,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카드회사 세일즈맨이나 되야겠어요.
그게 빠를 것 같아.
비에리: 에이 씨바… 난 권투나 계속해야겠다. 올리사데베 넌?
올리사데베: 나 어제 붉은악마에 가입했는데…? 붉은악마 폴란드 지부장이나 하지 머. 오오
필승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