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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사 / 혜거(탄허기념박물관장) - 5
ㆍ서언(序言) : 몽견탄허기(夢見呑虛記) - 7
제1장 연구의 연기(緣起) 17
1. 연구의 연기와 연구 목적 - 17
2. 연구사와 연구 방법 - 23
제2장 회통 사상의 형성 : 학통과 법맥 39
1. 출가 전의 학통과 사상 형성 - 39
2. 출가 후의 법맥과 수행 과정 - 48
제3장 회통(會通)의 원리 : 선사상과 화엄 사상 55
1. 회통의 의미와 전통 - 56
2. 선사상(禪思想) - 62
1) 선 중심적 사유와 선사로서의 정체성 - 62
(1) 선승(禪僧)의 면모와 수선(修禪)의 일상 - 62
(2) 선관(禪觀)의 특징과 선수행의 강조 - 68
2) 보조(普照)와 한암(漢巖)의 계승 - 73
(1) 돈오점수(頓悟漸修) 선양과 돈오점수(頓悟頓修) 비판 - 73
(2) 보조종조론(普照宗祖論) 계승과 태고종조론(太古宗祖論) 비판 - 91
3) 사교 회통(四敎會通)의 근본 원리로서의 선(禪) : 성(性)자리 - 94
3. 화엄 사상(華嚴思想) - 103
1) 일승 화엄(一乘思想) - 104
(1) 화엄은 대승(大乘) 아닌 일승(一乘) - 104
(2) 화엄만이 유일한 요의경(了義經) - 111
2) 성기 사상(性起思想) - 116
(1) 『통현론(通玄論)』과 『청량소(淸凉疏)』의 재해석 - 116
(2) 현대 한국 화엄 성기 사상(華嚴性起思想)의 초석 - 129
3) 무애 사상(無碍思想) - 134
4. 선교 회통(禪敎會通)과 향상일로(向上一路) - 145
1) 선교 회통 : 사교입선(捨敎入禪)에서 선체교용(禪體敎用)으로 - 145
2) 향상일로 : 제일구(第一句)와 말후일구(末後一句)의 제시 - 150
제4장 유(儒)·불(佛)·선(仙)·기(基, 기독교)
사교 회통 사상(四敎 會通 思想) 158
1. 역학(易學)과 선(禪)의 통철(洞徹) - 158
1) 『주역(周易)』의 종지에 대한 선해(禪解) - 159
2) 역학의 확장과 선역 회통(禪易會通) - 166
3) 「주자태극도(周子太極圖)와 조동오위도(曹洞五位圖) 비교」 - 172
4) 역학을 통한 서양철학 비판 - 181
2. 유학과 불교의 회석(會釋) - 188
1) 공자(孔子)의 계승 : 호학(好學)과 불세사업(不世事業) - 188
2) 유교의 돈법(頓法)과 대기설법(對機說法) - 192
3) 유교 경전에 대한 유불회석(儒佛會釋) - 201
(1) 『논어(論語)』의 극기(克己)와 문도(聞道) - 201
(2) 『맹자(孟子)』의 성선(性善)과 구방심(求放心) - 209
(3) 『대학(大學)』의 명덕(明德)과 치지(致知) - 217
(4) 『중용(中庸)』의 중(中)과 성(誠) - 221
(5) 『시경(詩經)』의 사무사(思無邪) - 226
(6) 『서경(書經)』의 정일집중(精一執中) - 228
3. 노장과 불교의 융회(融會) - 232
1) 『노자 도덕경(老子 道德經)』의 선주(選注) - 232
(1) 선주의 중점 : 주석의 선별 - 233
(2) 박서계(朴西溪) 주석의 활용 - 239
(3) 천선(天仙)과 일승(一乘)의 화회(和會) - 243
(4) 「관묘장(觀妙章)」과 삼교융회(三敎融會) - 249
2) 『장자 남화경(莊子 南華經)』의 역해(譯解) - 259
(1) 『장자』와의 인연 - 259
(2) 역해의 특징 : 적극적 주해 - 264
(3) 「내편(內篇)」에 대한 불선통석(佛仙通釋) - 274
가) 「소요유(逍遙遊)」의 무기(無己) - 274
나) 「제물론(齊物論)」의 물화(物化) - 278
다) 「양생주(養生主)」의 연독(緣督) - 281
라) 「인간세(人間世)」의 심재(心齋) - 285
마) 「덕충부(德充符)」의 망형(忘形) - 287
바) 「대종사(大宗師)」의 좌망(坐忘) - 291
사) 「응제왕(應帝王)」의 혼돈(渾沌) - 295
4. 기독교와 불교의 화쟁(和諍) - 299
1) 기독교에 대한 광대한 포용 - 299
2) 학리(學理) 개척과 해석의 새 지평 - 306
3) 선적(禪的) 기독교관과 불기회통(佛基會通) - 310
(1) 성부(聖父, 하나님)와 법신(法身, 佛)의 회통 - 310
(2) 천국은 진리의 대명사 - 320
(3) 예수는 도통(道通)한 각자(覺者) - 323
(4) 예수의 근본 사상 - 326
가) 허심(虛心) - 326
나) 동자(童子) - 333
다) 좁은 문 - 337
(5) 정신(正信)은 무소득(無所得)의 믿음 - 339
4) 자각(自覺)의 종교(宗敎)와 종교의 자각 - 343
5. 사교 회통 사상의 종합적 정리 - 349
1) 유·불·선·기 사교 회통 사상 요약 - 349
2) 사교 회통 사상의 결실 : 역경결사와 교육불사 - 350
제5장 사교 회통의 미래학 : 간산 사상(艮山思想) 362
1. 말세론(末世論) : 삼교(三敎)의 말법시대 해석 - 363
1) 불교의 투쟁뇌고(鬪爭牢固) - 363
2) 유교의 금수운(禽獸運) - 368
3) 기독교의 종말론 - 374
2. 미래학 : 간방(艮方)의 미래상 제시 - 381
1) 세계 변화의 조짐 - 381
2) 미래 예지의 성격 - 384
3) 지진 발생에 대한 예견 - 390
3. 『정역(正易)』의 해석 : 민족적 역학 - 396
1) 김일부(金一夫)와 『정역』에 대한 평가 - 396
2) 복희역(伏犧易)·문왕역(文王易)·정역(正易)의 비교 - 400
3) 「일세주천율려도수(一歲周天律呂度數)」의 독자적 해석 - 406
4) 세계 변화의 원인 : 이천칠지(二天七地) - 413
4. 말세의 용심(用心) : 발진귀원(發眞歸源)과 불생허망(不生虛妄) - 422
ㆍ맺음말 : 탄허의 사교 회통 사상 - 427
ㆍ참고 문헌 - 438
ㆍ표·그림 차례 - 452
ㆍ찾아보기 - 453책 속으로
pp.52~53
탄허의 출가 이후의 회통 사상의 형성 과정을 다시 한 번 요약해 보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 보자. 탄허는 ‘문자 밖의 소식’을 깨닫고자 한암과의 3년간의 편지 왕래 끝에 상원사로 입산했다. 그는 구도의 열정으로 불문에 입문하였고 스승 한암은 수계 직후 곧바로 묵언 참선을 명했다. 1936년 삼본사 연합수련소의 개설로 인해 7년간의 이력 과정을 마치면서 선교를 겸수하고 정혜를 쌍수하여 불법의 대지(大旨)를 관통했다. 출가 이후 경허-한암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선가의 법맥을 이어받아 교학의 내전을 선원에서 선사에게 배우게 되는데 이는 그의 불교 해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모든 경전을 종지 중심으로 보게 되고 번역을 위한 주석서를 선택할 때도 간략하면서도 명징하게 근본 뜻이 드러나는 판본을 중시하는 성향을 나타내게 되었다. 선과 교의 관계 설정에서도 스승 한암의 영향으로 보조의 선교겸수와 정혜쌍수를 주창하게 되고 『화엄경』을 보는 안목 역시 『청량소』보다 선적인 안목이 두드러지는 『통현론』을 중시하게 되었다.
p.58
탄허의 회통 사상의 선하(先河)가 되는 것은 당연히 원효의 ‘화회(和會, 和諍 會通)’일 것이다. 원효가 ‘화쟁’이라는 용례를 직접 사용한 주요 텍스트는 『십문화쟁론』, 『금강삼매경론』, 『열반경종요』가 있으며 『대승기신론소·별기』, 『미륵상생경종요』, 『영락경소』 등에서도 화쟁 사상의 단초와 관련된 내용들이 발견된다. 일반적으로 원효의 사상을 대표하는 것으로 일심, 화회(화쟁 회통), 무애의 세 가지를 언급하는데 ‘화회’는 ‘회통’을 통해서 ‘화쟁’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원효는 “먼저 권교를 모으고[先會權敎] 뒤에 실리를 통하게 함[後通實理]”과 “먼저 글이 다른 것을 통하게 하고[初通文異] 뒤에 뜻이 같은 것을 모음(後會義同)”과 같은 방식으로 ‘회통’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탄허는 ‘회통’에 대해서 원효와 같은 방식의 개념 정립을 하고 있지 않다. 다만 그가 『대승기신론소』 등에 나타난 원효의 일심과 회통의 정신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p.61
탄허는 한국 불교의 전통 가운데 면면히 내려오는 회통의 정신을 발전시켜 선과 화엄을 중심으로 선교(禪敎)를 회통하고, 동양의 삼교를 자재하게 융회시킨 다음 이를 확장하여 기독교와 서양 사상까지 확충해 나갔다. 탄허의 ‘천하무이도, 성인무양심’의 회통 정신은 유·불·선·기의 사교에 두 도가 없으며, 석가·공자·노자·예수가 두 마음이 없다는 깨달음의 표출이기도 했다. 성인에게 두 마음이 없다고 했던 이유는 일체 성인들이 공통적으로 무심삼매(無心三昧)를 자재하게 수용하여 인간 본유의 심성(心性)을 잃지 않고 잘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종교나 사상을 비교함에 있어 다름을 주장하기는 쉽고 유사성을 발견하기도 어렵지 않으나 근본이 같다는 것을 철저히 깨닫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탄허의 회통 사상의 본령은 근본이 본래 하나였음을 철저히 깨닫는 데에 있다고 할 것이다.
p.158
탄허는 불교를 제외하고서 최고의 학설은 단연코 『주역』이라고 하면서 유교의 경전들 가운데 『주역』을 가장 중시했다. 그는 명말청초의 우익 지욱(藕益 智旭, 1599~1655)의 『주역선해(周易禪解)』를 현토 역주(懸吐譯註)하였는데 이 번역은 『주역선해』에 대한한국 최초의 번역본이자 탄허의 마지막 출판물이 되었다.
p.165
탄허는 『주역』의 종지 또한 ‘심성’ 두 글자에 수렴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주역선해서(周易禪解序)」의 결론에서 ‘유석(儒釋)의 심요(心要)는 말이 끊어져 묵묵히 계합함에 있는지라 ‘일(一)’을 통하면 만사(萬事)가 필(畢)한다’15)고 역설했다. 유교와 불교가 공통적으로 ‘일’의 진리에서 계합한다는 것인데 그가 말하는 ‘일’을 역학에서는 ‘태극’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탄허는 모든 학문의 요체를 회통할 때마다 『주역』의 ‘태극’을 적극 활용했다.
p.170
탄허는 불교의 선수행과 관련된 술어인 성적, 지관, 정혜, 영지에 대한 보조와 규봉의 이론을 활용하여 유교 역학의 ‘음양’에 대해 회통하여 선해(禪解)하고 있다. 즉 ‘음양’22)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에 머물지 않고 이를 불교의 핵심인 체용(體用)의 문제로 확장하여 본체와 수행의 문제로 회통하고 있는 것이다. 탄허의 입장에서는 불교계에서 ‘음양’을 폄하하고 그 깊고 오묘한 이치를 모르고서 쉽게 얘기하는 것에 대한 깊은 불만이 있었다.
p.277
탄허는 공자 사상의 핵심인 ‘극기복례(克己復禮)’의 ‘극기(克己)’를 ‘무기’와 함께 설명했다. 『논어』의 ‘극기’가 ‘극공(極功)’의 경지에 도달할 때 비로소 『장자』에서 말하는 ‘무기’의 경지가 된다고 했다. 또 ‘무기’가 철저해진다면 불교의 인무아·법무아를 함께 충족시키는 ‘무아’라고 설파했다. 탄허는 유·불·선 삼교의 핵심 사상으로 극기와 무기와 무아를 들어 회통시키고 있는 것이다. 삼교의 종지는 결국 ‘내가 없음’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기존에 삼교 일치나 삼교 회통을 거론하는 학자들 가운데에서도 탄허와 같이 극기, 무기, 무아를 완전히 동등하게 설명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탄허의 회통론의 특징은 바로 이 대목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435
탄허의 사상체계는 간단하지 않다. 본 연구는 탄허를 연구한 최초의 연구서이지만 복잡하고 광활한 탄허 사상을 연구하는 조그마한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그의 사상을 보다 깊이 연구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문자화되지 않고 남아 있는 음성 녹음 자료들을 하루속히 문헌으로 정본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경전을 번역하는 것 이외의 저술에는 극히 소극적이었던 탄허의 풍격 탓에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자료들이 여전히 문자화되지 않고 강의 내용들 속에 파묻혀 있다. 이런 이유로 문자의 형태로 처음 소개되는 그의 강의 내용의 경우에는 되도록 중간에서 생략하지 않고 긴 인용문 그대로 실어 두었다. 향후의 연구와 미래의 자료적 가치를 위해서였다. 닫기
출판사 서평
한국불교의 대선지식 탄허 스님 사상에 관한
국내 최초 연구서!
문광 스님의 『탄허 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 출간!
약 35년의 역사를 이어온 민족사학술총서 시리즈 제 73번째 책, 『탄허 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이 나왔다. 이 책은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고승, 대석학 탄허 스님의 사상을 국내 최초로 연구한 책이다. 탄허 스님 전공 국내 1호 박사 문광 스님이 탄허 스님의 사상을 연구하여 쓴 최초의 박사 학위 논문(한국학 중앙 연구원)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 문광 스님은 19년 동안 탄허 스님을 사상을 연구했다. 탄허 사상의 정수가 이 책에 담겨있다고 할 수 있는데, 탄허 스님 입적 36년 만에 비로소 탄허 사상의 전모를 개관하여 볼 수 있는 탄허 사상의 개론서이자 탄허 연구의 지침서가 출판된 것이다.
탄허의 사상은 선사상, 화엄 사상, 역학 사상, 유학사상, 노장 사상, 기독교관, 미래학(간산 사상) 등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탄허의 광활한 학술을 유교(儒敎)·불교(佛敎)·도교(仙)·기(基, 기독교)를 융합하여 일이관지한 사교 회통 사상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여 총합적으로 고찰한 것이다.
이 책은 본격적인 탄허 사상 연구의 출발을 알리는 저작이며, 동시에 앞으로의 탄허학 연구의 길잡이가 될 중요한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탄허 스님의 생애 연구가 아닌
사상에 관한 최초 연구서!
탄허 택성(呑虛 宅成, 1913~1983)은 현대 한국을 대표하는 대선사이자 대강백으로 역경과 교육 방면에서 크나큰 족적을 남긴 대석학이자 사상가였다. 총 20종 80권의 역저서(譯著書)를 남겼는데 그 대표적인 경전이 『신화엄경 합론(新華嚴經合論)』이다. 또 탄허 스님은 직접 오대산 수도원을 설립하여 인재를 양성하는 등 교육불사에도 헌신하신 분이다.
이런 탄허 스님의 ‘생애’에 대한 연구는 탄허 스님 탄생 100주년인 2013년도부터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탄허 스님의 ‘사상’을 연구한 단편적인 논문은 있어도 연구서나 박사 논문은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탄허 스님의 사상에 관한 연구서는 이 책이 처음인데, 지금까지 20세기 한국불교의 최고의 업적을 남긴 탄허 스님의 사상을 전문적으로 분석한 연구서가 나오지 않았던 것은, 탄허 스님의 사상이 너무나 넓고도 방대했기 때문이다.
『탄허 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의 저자 문광 스님은 그동안 미진했던 탄허 스님의 사상에 초점을 맞추어 깊이 있는 천착과 철저한 분석을 통해 그의 회통 사상이 가지는 의미를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이로써 탄허 스님의 학문체계가 종교와 사상을 초월하여 하나의 종지로 관통되는 총합적 특질에 대해 밝히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문광 스님의 저서 『탄허 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은 본격적인 탄허 사상 연구의 출발을 알리는 저작이며, 동시에 앞으로의 탄허학 연구의 길잡이가 될 중요한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유·불·선·기 사교 회통 사상
불교를 중심으로 일이관지한
융·복합적 학술 경향의 선구!
탄허의 사상체계는 간단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저자는 탄허의 사상을 단편적으로 파악하는 것에서 탈피하여 전체를 하나의 얼개와 일관된 사상체계로 보고자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 그의 대표적인 사상 가운데 하나인 회통 사상을 동양의 삼교가 아닌 서양의 기독교를 포함한 사교에까지 확대하여 고찰하였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다시 말해 저자는 각기 독자성과 나름의 자기완결성을 가지고 별도로 존립할 수도 있는 선사상, 화엄 사상, 역학 사상, 유학 사상, 노장 사상, 기독교 사상, 간산 사상 등을 ‘사교 회통’이라는 하나의 얼개와 ‘심성(心性)’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수렴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허의 학술과 사상이 전체적으로 거대한 하나의 유기적인 체계 속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밝힌다.
이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저자는 탄허 스님이 먼저 불교의 선교(禪敎)를 회통한 뒤, 불교의 선(禪)과 화엄을 중심으로 역학(易學) 사상과 유학 사상, 『노자』와 『장자』를 회통하여 동양 삼교를 회석(會釋)한 세부적인 양상을 모두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를 선적(禪的)으로 회통하고 있는 부분까지 다루어서 명실상부한 사교(四敎, 불교, 유교, 도교, 기독교) 회통의 전모를 보여주고 있다.
탄허 스님은 불교를 중심으로 하여 동서 문명의 회통에까지 나아갔는데 이는 현재 각광받고 있는 융·복합적 학술 경향의 선구였다고 볼 수 있다.
탄허 스님의 사상은 이 모든 것을 선(禪)과 화엄이라는 불교의 핵심사상을 중심으로 방대하게 회통하였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여기에다가 탄허 스님이 동양학과 역학을 바탕으로 하여 전개한 미래학인 간산 사상(艮山 思想)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탄허의 미래 예견 사상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해놓았다.
저자는 그 상세한 내용들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고찰했다. 그것이 『탄허 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의 장점이고 특징이며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광활하고 방대한 탄허 사상 연구의 시작점!
『탄허 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
탄허 스님은 유·불·선 삼교의 동양의 전통 사상을 하나로 일이관지(一以貫之)했다. 여기에 기독교와 서양 사상까지 겸하여 융회(融會)하고 이어 관통(貫通)하였다. 뿐만 아니라 탄허 스님은 정신보다 물질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동서양의 모든 종교들은 종교의 본질인 ‘자각의 종교’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종교의 자각’에 직면했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게다가 인간의 영원한 과제인 심성(心性)의 수행을 선교(禪敎)의 겸수(兼修)라는 방법으로 제시하였으며, 인재양성을 위한 역경불사와 교육사업의 보살행까지 하였다.
탄허 스님은 번역과 해설을 곁들인 방대한 학술저작을 남기기도 했는데, 이는 한국의 근현대 선사들과 비교할 때 가장 이목을 끄는 점이다. 탄허 스님은 조계종 승가 교육의 중심 교재인 치문(緇門)·사집(四集)·사교(四敎)·대교(大敎)의 모든 교재를 현토·완역하였는데, 특히 『화엄경』 전체를 해설한 이통현 장자의 『화엄론』을 함께 완역했다는 것은 유사 이래 전무후무한 일이다.
탄허 스님의 『화엄론』은 유교와 도교의 방대한 동양학 관련 지식을 포함한 주석들이 많아 불교학만의 식견으로는 번역에 어려움이 많은 저술이다.
탄허 스님은 불교의 경전에만 치우치지 않고 유교의 『주역』과 도교의 『노자』·『장자』까지 중요한 주석들을 총동원하여 현토·완역했다. 이는 기존의 강백들과 궤를 달리하는 행보로 번역의 내용만 보더라도 그의 회통지향적 사상 경향을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불교 독존에 치우친 기존 승가의 태도를 지양하고 유교와 도교까지 사유범주 안에 널리 통섭했다는 것은 한국불교 사상사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https://youtu.be/8a8FaTLmD1k
저자는 이런 방대한 탄허의 사교 회통 사상을 도표를 통해 정리 요약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탄허 스님의 사교 회통 사상의 최종적인 성과는 도의적인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불사와 역경결사로 결실을 맺은 것으로 파악하여 그의 역경의 실상을 분석해 보였다. 탄허 스님이 당대의 일은 하지 않고 천 년을 지속하는 불사를 짓겠다고 천명했던 번역의 ‘원칙’과 주석의 선별, 현토와 직역 위주의 번역의 이유를 살펴보기도 했다.
저자는 이렇게 탄허 사상의 종합적 고찰을 위해 현전하는 자료들을 최대한 수집하고 정리하였다. 저자는 탄허 스님의 80권에 달하는 역·저서들 가운데 탄허의 독자적인 사상이라고 할 만한 주석과 주해들을 추출하여 일차 자료로 삼고, 여기에 탄허 스님의 강의를 담은 테이프, 동영상, CD자료들을 입수하여 필요한 대목들을 문헌화하여 앞으로의 학술 자료로 남을 수 있도록 대거 인용하기도 했다. 여기에 한곳에 결집되지 못한 채 흩어져 있던 탄허 관련 자료들을 취합하고, 현존해 있는 제자들을 직접 만나 당시의 정황과 전수받은 가르침을 수렴하여 연구에 적극 반영하였다. 그렇게 저자는 탄허 스님 사상의 편린들이 담겨 있는 문헌화되지 않았던 자료들을 한 곳에 모아 문헌화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렇게 흩어져 있던 자료들을 모아 탄허 선사의 사상을 세밀하게 분석하며, 탄허 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이 한국불교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가치를 지닌 사상임을 입증하기 위해 집요하게 써나간다.
광범위한 사상체계와 깊이를 갖춘 탄허 선사야말로 한국불교계를 대표하는 고승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탄허의 사상을 연구한 최초의 연구서 『탄허 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이 탄허 사상을 연구하는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탄허 스님의 학술은 근본 종지가 막혀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학인들에게 막혔던 활로를 활짝 열어 줄 것이다.
[이 책의 구성]
제1장에서는 연구의 연기(緣起)와 연구 목적, 연구 방법 등을 밝힌다.
제2장에서는 탄허의 생애를 ‘회통 사상의 형성’이라는 측면에 집중하여 출가 전의 학통과 출가 후의 법맥을 중심으로 살피고 있다. 이를 통해 그의 회통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고 완성되어 갔는지 분석한다.
제3장에서는 탄허의 회통 사상의 근본 원리를 선사상과 화엄사상을 통해 추출한다. 먼저 ‘회통’의 일반적인 의미와 탄허가 말하는 회통의 기본정신이 어떠한 것인지 살펴본다. 한국불교사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회통 사상의 역사를 간략히 검토하고 그가 영향 받은 원효(元曉), 최치원(崔致遠), 함허(涵虛) 등의 회통론을 고찰했다. 원효의 화쟁 회통의 정신과 최치원의 포함삼교(包含三敎)의 학술은 그의 회통론의 근거가 되었고, 함허의 “천하에 두 도가 없고 성인에게 두 마음이 없다[天下無二道, 聖人無兩心]”는 언명은 그의 회통 사상의 상징이었음을 확인한다.
제4장에서는 불교를 중심으로 역학, 유학, 노장학, 기독교를 회통한 사교 회통 사상의 실질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제5장에서는 탄허의 삼교의 말세론에 대한 해석과 앞으로 다가올 지구의 미래에 대한 예견인 미래학, 그리고 한국의 민족적 역학인 김일부의 『정역』에 대한 그의 독자적 해석을 분석한다.
[탄허 선사 소개]
탄허 선사(呑虛禪師, 1913~1983)는 한암 선사(漢岩禪師, 1876~1951)의 법을 이은 수제자로 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고승이다. 법명은 택성(宅成), 속명은 김금택(金金澤), 1913년 음력 1월 15일 전북 김제군 만경에서 태어났다. 기호학파의 면암 최익현(崔益鉉) 계통에서 유학을 공부했으며, 노장(老莊) 등 도학(道學)에도 심취했다.10대 후반부터 ‘도(道)란 무엇인가’에 몰두했으나 해답을 얻지 못하다가 당시 대표적 선승인 한암 선사와 3년간의 서신 문답 끝에 드디어 1934년 9월 5일 22세의 나이로 오대산 상원사로 입산, 출가했다.
1956년부터 월정사 조실로서 오대산 수도원과 영은사 수도원을 개설하여 인재 양성에 매진하셨다. 또 54~58세(1966~1970)에는 동국대학교 대학선원 원장을 맡아 학생들에게 불교철학과 참선을 지도하셨다. 이후 『신화엄경합론』(47권)과 『능엄경』, 『대승기신론』, 『금강경』, 『원각경』, 그리고 『서장』 등 사집(四集)과 『육조단경』, 『보조법어』, 『영가집』 등을 우리말로 완역 간행하여 승가 교육과 인재 양성에 크게 이바지하셨다. 또 동양학의 중요한 고전인 『주역선해』, 『노자』, 『장자』 등을 완역 간행하셨는데, 그 공로로 동아일보사 주최 제3회 인촌문화상을 수상하셨으며, 국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1983년 6월 5일(음력 4월 24일) 오대산 월정사 방산굴(方山窟)에서 세수 71세, 법랍 49세로 입적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