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있는 아침을 먹고는 이라 말하는 것에 정말 자신을 질책해야 했다.
평소에 먹던 루틴을 벗어나 과부하 걸리도록 아침을 먹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맛있는 아침을 챙겨먹는다는 것이 그저 즐거워서 온갖 호사를 부린다.
그렇게 든든한 아침을 챙긴 후 다시 "시드니 시티팜"으로 길을 나선다.
역시 호주의 날씨는 변덕쟁이라더니 다시금 비가 슬슬 내리기 시작한다.
하여 계획했던 복장이 달라지고 다시금 청바지를 꺼내 입었다.
나름 스케줄표에 맞춰 여행복을 준비해갔건만 철퍽거릴 도로를 생각해 너른 바지나 원피스 입기를 포기하고
나흘 내내 청바지로 견디는 것, 예전 배낭여행 때나 가능했던 여행 복장을 패키지 에서도 써먹다니 싶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날씨가 받혀주지 않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겨진 날에는 또다른 복장을 입을 수 있기를 고대하였다....
도시 한 가운데 고즈넉하게 자리한 시티팜이라니....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른 초목과 양때와 양치기 개의 공존방식이
어쩌면 사람들보다 나은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양털까기에 돌입한 목동의 퍼포먼스는 장인 수준이다.
1등급 양털은 겨우 20퍼센트 미만이지만 호주 사람들을 위해 사용되어지고 나머지 질 떨어지는 양털은
죄다 중국에서 수입하여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한다고 하니 양모라고 사들고 오는 것들이 거의 중국산이라고 봐도 될 듯.
이후로는 곳곳에 산재한 동물들을 탐닉하면서 동심을 즐겼으며 '유칼립투스'에 취해 웬만해서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코알라는 무슨 기분이 들었는지 나뭇가지를 타고 내려오며 여행 일행들에게 얼굴을 보여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지난 번 호주 산불시에도 소방관들이 제일 먼저 유칼립투스에 취해 3시까지는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코알라를 탈출시키기에
고심했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으며 어쩌다 잠에서 깨어나 우리에게 얼굴을 보여준 코알라를 만난 행운이 꽤나 기분좋게 하였다.
이후 이어진 일정으로 찾아든 쇼핑, 이미 목록을 챙겨으므로 기대만발이었으니 이후 일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여하튼 호주는 양모 자체 소비를 위해 오로지 질좋은 양털만으로 자국민을 위해 사용하고 수출은 하지 않는다고 하니
좋은 양모 제품은 호주에서 사올 수밖에 없고 특히 "어그"는 인기 제품.
'어그' 라는 말이 못생겼다 라는 말이 어원이고 보면 호주산 어그는 그야말로 가공하지 않은 양털 자체 형태로 만들어졌고
아랫질로 수출되어진 양털로 완전치 않은 가공을 한 중국산은 디자인만 예쁘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아도 그렇긴 하다.
그리하였어도 이미 호주에서 살다온 딸이 어그를 사와 기꺼이 잘 신고 다니므로 패스.
암튼 호주산 어그를 사려고 하면 잘 보고 사야한다고 하며 호주산 '어그' 역시 외부 유츨은 없다고 보면 된다...목동을 위한 신발이란다.
하여 탐심에 불을 지피고 다들 혈안이 되어 침구류를 비롯한 양모 제품류를 사들이기 시작한다.
그랬어도 개인적으로는 딸이 엄마 것은 사왔으되 제 것은 사오지 못했으므로 이번 기회에 양모 목도리를 선물로 해줬다.
당연히 선물을 받아든 딸이 감동과 감격을 하고 그 모습을 바라보자니 뿌듯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시티팜"에 들러 기본적인 구경을 하고 이후에는 양모제품 판매장으로 이동하여 쇼핑을 하였다는 말이 되겠다.
사실 선택관광이니 호불호와 상관 없이 일정을 공유해야 하는 법이니 어쩔 수 없고 이어 잡화점에 들러
손주들에게 줄 '코알라와 캥거루' 인형 사기에 골몰하느라 다른 것은 소비 욕구를 충족하지 못했다...
진짜 호주산 인형은 이곳에서만 구입가능하니 당연하다.
어쨋든 다들 만족할만한 쇼핑을 하였으므로 갑자기 보따리가 늘어난 차량은 여기저기 내던져진 쇼핑 상품으로 난장판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루마운틴"으로 향하는 마음은 즐겁기만 한데 와중에 비님은 더욱 세차게 내려주신다.
도중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바베큐" 장에서 어제 제대로 즐기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한국식 스테이크'를 제공받았는데
역시 한국인들의 요리 솜씨는 칭찬받을만 하다는 것이 국룰이요 장소도 아름다워 매우 흡족하였다는 뒷말들이고 보면
역시 한국인들의 입맛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지만 어딜가나 식사때 마다 등장하는 감자 칩이나 감자류를 보고는 기함하기도 했다.
안개 속에 잠겼어도 개인적으로는 흐릿한 전경이 쨍한 장면보다 좋았던 블루마운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완벽하게 보지 못하는 블루마운틴에 대한 기대감은 그래서 더욱 높아져만 갔다.
그렇게 식후경을 즐기고 도착한 "블루마운틴"은 안개에 젖어있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산정상은 전경을 볼 수 없어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개인적으로는 안개에 젖은 블루마운틴이 맘에 들기도 했고
흐릿함으로 보여지는 블루마운틴이 아주 굿굿굿이었다.
하지만 전망대를 상상하거나 그 무엇인가를 기념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볼멘소리 작렬이었어도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이상한 사람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촬영하는데 거부감도 없었으니 두말 할 필요는 없겠다.
웅장한 산자락을 상상하는 것도 좋았고 전 세계에서도 '양치류의 보고'라는 말은 실제로 식물들을 보면서 이해가 되었다.
생태계 천국의 블루마운틴의 나무들을 보고 있기만 해도 좋았으며 웅장한 산의 자태가 펼쳐진 산을 향해 고함을 지르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올 것같은 '에코포인트'나 블루마운틴의 명물 '세자매봉'은 흐릿하게 보았어도 좋았다.
잘 들여다 보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이드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전혀 발견할 수 없었을 철광석 나무 뿌리.
호주가 1인당 국민소득 6만 5천 달러의 경제대국이 되는데 일조를 한 철광석이 무궁무진하게 매장되어 있어도
후손의 천년대국을 위해 아주 조금만 사용하고 있다니 참으로 절제가 뛰어난 민족이기도 하더라는.
더구나 250M의 수직 절벽을 오르는 놀이기구 '시닉레일웨이'는 흥미진진 그 자체였으며 내려서 즐기는 산책은 비오는 날의 운치 그 자체였다.
싱그러운 숲속길을 걸으며 호주 특유의 식물군단을 볼 수 있는 '시크웨이'에서는 뿌리 밑에 철광석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나무들을 만날 수 있어서 호기심 천국을 발동하게 으므로 그 무엇보다도 흥미로웠다.
150센티도 되지 않는 초창기 호주인들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을지를 보여주는 철광석 군락지....를 보며
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비교 차원에서 그 곁자락에 서보니 더더욱 저 작은 체구로? 경이롭기까지 했더라는.
이어서 케이블카를 타고 블루마운틴 전경을 감상하는 '시닉 케이블 웨이'와 밑면이 유리로 이루어진 케이블카를 타고
협곡을 감상하는 '시닉스카이 웨이'등등 정말이지 마구마구 소리를 질러도 엄청난 희열이 전해져와 매우 해피해피.
다만 전망대를 가보지 못한 아쉬움은 여전히 미련이 남아도 날씨 요정이 비껴가는 것을 어쩌시겠나.
서운함을 뒤로 하고 블루마운틴을 내려가는 중에 블루마운틴 마을 중 가장 예쁘다는 "로라빌리지"를 구경하러 들어갔으나
마을 구경만 하고 말았다....쇼핑가는 이미 세시가 넘어서자마자 문들 닫기 시작해 눈요기할만한 곳은 몇 남지 않았고
예술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기회는 없었다....그또한 미련을 남겨두었지만 그들의 선택이니 별 수 없는 일.
비님은 여전히 추적추적 내리니 우산쓰고 잠깐의 눈팅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저녁 뷔페식을 찾아드는 발걸음이 가볍다....날이 궂으니 절로 따듯한 곳으로 찾아드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
호주의 뷔페, 과연 어떨까 싶었고 나름 이민자들이나 호주 서민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보니 웅성웅성.
그 너른 곳이 여기저기 손님들로 그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에 먹은 스테이크 점심이 꺼지지 않아 그저 초록 조개만을 맛보고 가이드가 선물해준 와인만 즐기다가
남겨진 와인을 들고와 친구랑 또다시 수다삼매경을 들다보니 아뿔사 숙면의 시간을 놓쳤어도 역시나 꿀잠 모드.
그렇게 바쁘지 않은 여행 일정들이 흘러갔다.
첫댓글 ㅎㅎ 내가 갔던 여정들을 되뇌어 봤네요. 우리가 갔을때는 올때까지 비가 안와서 일정에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덕분에 블루마운틴 정경도 눈시원하게 보고 왔네요. 그때는 손주가 생기기
전이라놔서리 손주 장난감을 못사고 왔네요. 아숴워라~! ㅎ
ㅎㅎㅎㅎ
비가 왔어도 운치빨은 기가 막혔다는.
호주 여행 필수 품목이 있어서 이번엔 소비 자처.
특히나 코알라나 캥거루는 호주산이 아니면 노 땡큐라서.
@햇살편지 하모 하모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