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음향 기기 제품들을 리뷰하다 보면 쓸 때는 좋지만 막상 글을 쓰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주관적인 느낌이 강한 소리를 말로 풀어놓아야 한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물론 저마다의 제원이 있기는 하지만 단순히 숫자가 모든 걸 표현할 수는 없다.
![IMG_1840.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danawa.com%2Fcms%2Fimg%2F2008%2F03%2F28%2FIMG_1840.jpg)
10만원대 이어폰, 필요할까?
이어폰은 가격대가 매우 다양하다. 길거리에서 파는 오천 원짜리부터 몇 십 만 원짜리까지 판다. 저마다 디자인부터 음질, 음색 등이 다른 이유에 비싸게 판다고 해도 그야 말로 ‘살 사람’은 사는 것이 이어폰이다. 요즘은 예전보다 사람들이 음질에 꽤나 예민해진 덕에 이어폰을 따로 구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MP3 플레이어를 살 때 끼워주는 이어폰들은 대부분 약 1만원대의 제품으로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좀 더 좋은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이들은 2~5만원대의 제품을 많이 구입한다. 이 정도면 음질에 대해서는 썩 나무랄 데 없지만 좀 더 특색 있고 즐겨 듣는 음악과 잘 어울리는 이어폰을 찾게 마련이다. 10만원을 넘기는 제품들은 이때 손이 가게 된다.
![DSC00550.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danawa.com%2Fcms%2Fimg%2F2008%2F03%2F28%2FDSC00550.jpg)
보스의 ‘인 이어 헤드폰’은 바로 이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제품이다. 12만원 선으로 다소 높은 가격대의 제품이지만 그만큼 특색 있어 보이는 이 이어폰을 만나보자.
오래 들어도 귀에 부담 없어
이어폰 자체가 다소 유행을 타는 아이템이다 보니 전문 커뮤니티를 통해 몇몇 인기 있는 제품 위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큭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힘 있는 저음을 좋아한다. 하지만 자그마한 이어폰의 구조는 고음보다 저음을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저음을 맡는 스피커를 따로 마련하기도 하고 진동판의 한 가운데를 두 겹으로 만드는 방법도 쓴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다소 흔하게 쓰이던 방법으로 커널형이 있다. 귀에 쏙 꽂는 커널 이어폰은 소리를 모아 귀 안쪽 고막 가까이에서 바로 들려주기 때문에 저음이 잘 살아 있다. 하지만 귓구멍에 꽉 끼어 오래 음악을 들으면 귀가 아프고 주변에서 나는 소리를 막아 길에서 듣기에 위험하다.
![DSC00562.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danawa.com%2Fcms%2Fimg%2F2008%2F03%2F28%2FDSC00562.jpg)
보스 인 이어 헤드폰은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할 만한 제품이다. 개인적으로 앞서 설명한 리유 때문에 커널형 이어폰을 썩 좋아하지 않는데 이 제품에는 꽤 큰 만족을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귀가 굉장히 편하다. 보스 인 이어 헤드폰의 타입을 설명하자면 오픈형도 아니고 커널형도 아니다. 아마 딱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런 게 어딨냐고? 이름부터 인 이어 헤드폰인데? 귀 안쪽에 소리를 넣어주는 인 이어 타입인 것은 사실이지만 귓구멍에 꼭 끼어져서 고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귓 볼에 맞는다는 쪽이 가까울 것 같다. 이어폰을 귓구멍으로 지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종일 끼고 있어도 귀가 아프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과장되게 붕붕거리는 커널 이어폰의 불쾌감도 없다. 운동하면서도 쓸 수 있도록 목 뒤에 걸 수 있는 스트랩도 있다. 귀가 아프지 않으면서 잘 빠지지 않고 소리까지 듣기 좋으니 두루 만족스럽다.
![DSC00565.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danawa.com%2Fcms%2Fimg%2F2008%2F03%2F28%2FDSC00565.jpg)
저음 탄탄, 아이팟과 찰떡 궁함
소리는 보스 스피커의 느낌을 잘 옮겨 담은 느낌이다. 인 이어 타입인 만큼 저음이 강조되어 있다. 그렇다고 너무 세서 귀가 불편하지는 않다.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아 듣기 좋은 소리가 금세 귀에 익숙해진다. 사람마다 취향의 차이가 있겠지만 작은 유닛으로 좋은 소리를 내는 데에 많은 기술을 갖고 있는 보스인 만큼 소리에 대해서는 아쉬울 것이 없을 듯하다.
특히 아이팟과 궁합이 잘 맞는다. 아이팟이 다소 저음이 약한 느낌이 있는데 이를 적절히 보완해 균형 잡히고 듣기에 좋은 소리를 만들어낸다. 비결은 이퀄라이저에 있다. 보스 인 이어 이어폰의 연결잭 근처에는 작고 동그란 무엇인가가 달려 있다. 이것이 소리를 만져 주는 이퀄라이저다. 입력되는 소리에 따라서 듣기 좋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맡는다. 그래서 보스는 음악을 들을 때 MP3 플레이어의 음장 효과를 끄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것 덕분인지 PC에 연결해도 화이트 노이즈 등 다른 이어폰에서 듣기 싫게 나던 소리가 사라진 느낌이다.
![IMG_1834.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danawa.com%2Fcms%2Fimg%2F2008%2F03%2F28%2FIMG_1834.jpg)
‘이걸 언제 어떻게 쓰면 가장 잘 어울릴까?’ 라는 생각을 해보니 어디서든 잘 어울리는 전천후 제품이 아닐까 싶다. 이어폰 중에는 갖고 다니면서 듣기 보다는 실내에서, 방에서 듣기에 좋은 것이 많다. 특히 비싼 제품일수록 그런데 이 제품은 소리도 좋을 뿐더러 다른 인 이어 이어폰처럼 귀를 꽉 막아 주변 소리를 차단해 길에서 듣기에 위험하지도 않다. 또한 잘 빠지지도 않으니 운동하면서도 쓰기에도 괜찮다. 전체적으로 내구성도 좋고 잘 상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학교에서, 지하철에서, 헬스클럽에서도 잘 어울린다. 12만원대의 가격이 이어폰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긴 하지만 그만한 값어치와 즐거움을 주는 제품이다. 리뷰를 끝내기 아쉬운 제품이 또 하나 늘었다.
![DSC00594.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danawa.com%2Fcms%2Fimg%2F2008%2F03%2F28%2FDSC0059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