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의 영혼이 안식을 얻을 것이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태 11,28-30)
내가 작년까지 10여 년간 선교사로 일해 왔던 칠레에는 현재 시성되기를 기도하고 있는
복자 두 분과 성인 한 분이 있다.
그래서 가끔씩은 103이라는 우리나라 성인의 숫자를 가지고 어쭙잖은 자랑을 할 때도 있다.
이 세 분은 20세기를 살았기에 칠레인의 이분들에 대한 사랑 역시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다.
칠레의 유일한 성인이 바로 ‘안데스 산맥의 성녀 데레사’다.
소화 데레사처럼 안데스의 데레사도 어린 나이에 수녀원에 입회했고,
기도로 주님 사랑을 실천하다가 병을 얻어 20대의 아까운 나이에 하늘나라로 가신 분이다.
이 성인의 축일에는 성인이 살았던 수녀원이기도 하고, 그분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안데스 산맥 한 자락에서 성지순례 행렬이 거행된다.
안데스의 따가운 햇빛을 맞으며 9,`10시간을 걸어야 하는 힘든 순례다.
그런데도 축제의 순례행렬에 참가하는 이들의 숫자나 열정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내가 일하던 수도 외곽 빈민지역의 청소년들도 예외가 아니다.
전세 버스를 빌리는 등 경비를 마련하려고 모두가 힘을 합친다.
수공예품을 만들어 팔기도 하고, 시내 버스에서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이웃 동네와 내기 축구를 해서 딴 돈도 보탠다.
모두가 가난하고 빠듯한 시간이지만 각자의 처지에서 정성을 모아 이날을 준비한다.
막노동을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몸도 피곤하고 짬을 내기도 힘든 처지지만
모두가 스스로 나서서 기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이런 자발적인 참여 속에 피곤은 사라지고, 기쁨은 배가 된다.
멍에를 메는 방법을 나에게서 배우라고 오늘도 예수님은 초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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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방에 좋은 복음 말씀으로 매일 가득 채워주시니 감사드려요. 한사랑님 덕분에 주님의 향기 듬뿍 느끼고 갑니다. 오늘도 고운하루 되세요. ^^*